연재 중 꾸준히 07화

007 불안과 통화

by 이안


"오늘 과제 촬영을 했는데, 실수해서 다 엎어야 돼."



예상과 다르게 끝난 과정과 노력들의 증발. 이 사실을 친구에게 털어놓았고, 불안은 1g 덜어졌다.

'세상은 나에게 친절할까?'

'내가 먼저 세상에 친절해야 하는가?'

'지금의 고민은 감정이라는 포장지에 싸여 뜯기 어려워 보이는 가?'

요즘따라 의욕에 앞서 시작한 일들이 잘 되지 않는다. 불탔던 의욕에 소나기가 내리거나, 잘 지어가던 조각이 부서지거나. 무언가 하려고 하면 자꾸 나자빠지는 내 모습에 자신감은 바닥만 친다. 어린 날의 패기 어린 꿈과 목표들은 패기만 있었음을 자각하게 된다.


요즘 유행이라는 TV프로그램이 네모난 화면 속에서 흘러간다.

전원을 끄면, 삐-. 머리가 텅 빈다.

그리고 슬며시 현실이라는 문제가 '너는 뭐해먹고살래?' 채근한다.

잘하는 거? 좋아하는 거? 예전에는 있었으나 지금은 아닌 듯해,

다른 길을 찾아 문을 두드리려고 했으나, 그 문이 문인지 조차 모르겠다.


친구와 고민을 털면 될까?

뾰족한 답이 있으면 좋을까?

만약 그 답이 내키지 않는 것이어도 나는 받아들이고 기꺼이 버틸 수 있을까?

그렇다고 답이 없는 모호한 방황을 가진 꿈에 매달릴 수 있는가?


고민은 혼란 속에 정신을 뒤흔들고 불안에 푹 적셔버린다.

그러므로 현실을 잊게 해 줄 자극적인 무언가를 갈구한다.

조여 오는 숨통을 트이게.

그리고 지난 시간들은 휴지 조각으로 내 앞에 떨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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