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고, 차근차근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한다.
'쌀로 밥 짓는 이야기하고 있네.'
뻔하다 못해 당연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을 조롱하는 말이다.
난 늘 이것이 궁금했다.
당연한 질문에 답을 못하는 사람이 절대다수라는 현실이 와닿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은 무엇에 쓰는 것인가?"라는 질문은 '어떻게 쓰일 테니 이만저만 만들어져야 한다 혹은 이 정도는 되어야 할 거야.'라는 생각에 자연스레 이어진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갑작스레 불안한 듯 눈알이 마구 돌아가고 가급적 눈을 마주치지 못하며) 글쎄요."라는 허무하기 짝이 없는 대답이 돌아올 뿐이다.
소위 가방끈 박사님들에 대한 이야기다.
(참고로 나 역시 크게 다르지 않지만 조금은 다르다 주장하는 샌님 박사님이시다.)
어떤 밥을 먹고 싶은지,
건강상의 특이사항이 있는지,
찰져야 하는지,
어떤 맛을 원하는지,
물양은 어떠해야 하는지,
도구는 뭘로 하는지,
쌀은 언제 수확해, 어디서 얼마나 묵혀뒀는지,
어느 정도의 질을 원하는지...
쌀로 밥 짓는 것은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다.
우리 인생은 물론 연구개발 역시 그러하다.
자유를 누리며, 가고 싶은 길을 가려면
쌀로 밥 짓는 이야기를
즐겁게 할 수 있어야 할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