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gracious man Nov 23. 2024

백 원을 아끼려다 천 원을, 백 원을 잘 써서 천 원을

비용절감의 함정과 비용 효율화의 이야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은 프랑스에 본사를 둔 다국적 IT 서비스 및 컨설팅 기업인 캡제미니(Capgemini)의 연구원들이 처음 용어를 사용하면서 공식화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뿌리는 1990년대 인터넷의 상용화와 함께 시작되었으며, 초기에는 단순히 아날로그 방식을 디지털로 전환하는 수준이었습니다.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스마트폰의 대중화, 클라우드 컴퓨팅의 발전, 소셜 미디어의 영향력 증가, 빅데이터 분석 기술의 발전과 함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본격적으로 확산되었습니다. 특히 2020년 COVID-19 팬데믹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획기적으로 가속화하는 계기가 되었죠. 비대면 서비스 수요의 폭발적 증가, 재택근무와 원격 협업의 도입, 디지털 기술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 확산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이는 단순한 기술 변화를 넘어, 기업의 운영 방식, 비즈니스 모델, 조직 문화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비즈니스 현장에서 이러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기업이나 조직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기존의 비즈니스 프로세스, 문화, 고객 경험 등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키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이는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것을 넘어, 조직의 전반적인 구조와 운영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하고 더 큰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아웃소싱, BPO의 필요성과 변화


이러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흐름 속에서 아웃소싱, 특히 비즈니스 프로세스 아웃소싱(BPO)의 필요성과 니즈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하는 기업들은 급격히 변화하는 기술 환경과 시장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자신들의 핵심 역량에 집중하고, 비핵심 업무는 외부 전문기관에 맡김으로써 보다 전략적이고 효율적인 운영을 추구하고자 노력하고 있고 이러한 방향은 점차적으로 필수적 경영 선택 사항으로 비즈니스 환경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비용절감의 한계와 부작용


일반적으로 기업들이 아웃소싱을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비용절감(cost reduction 또는 cost-saving)이며 실제로 비용절감은 아웃소싱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라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웃소싱을 비용절감만을 목표로 할 경우, 단기간에 급격한 다이어트를 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나치게 낮은 단가를 제안한 업체를 선택함으로써 서비스 품질이 하락하고, 비용에만 집중하여 새로운 기술이나 프로세스 도입이 지연되며, 단기적인 비용 절감으로 핵심 역량을 상실함으로써 장기적인 경쟁력이 약화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비용절감과 비용 효율화의 차이

   

비용절감만을 고려할 경우 마치 급하게 체중을 줄이기 위해 무작정 굶는 것과 같습니다. 단기간에 체중은 줄어들 수 있지만, 영양 불균형으로 건강이 악화되고 에너지 수준이 낮아져 장기적으로 더 큰 문제가 발생하게 되죠. 반면, 비용 효율화는 건강한 식습관과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체중을 관리하는 것과 같습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체지방을 줄이고 근육량을 늘려 전반적인 건강과 체력을 향상하는 데 집중합니다.


정리하면, 비용절감 (Cost Reduction)은 단순히 지출을 줄이기 위해 무엇을 '덜' 하는지에 초점을 맞춥니다. 이는 일시적인 해결책일 수 있으며, 품질 저하나 장기적인 성장 저해와 같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비용 효율화 (Cost Efficiency)는 어떻게 '더 잘' 할 수 있는지에 중점을 둡니다. 프로세스 개선, 기술 도입, 인력 교육 등을 통해 동일한 자원으로 더 나은 결과를 얻거나, 적은 자원으로 동일한 결과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비용 효율화의 최고의 Best Practice 아마존 웹 서비스(AWS) 사례



Amazon사업의 이해©️2024 나무늘보 All rights reserved.


지금은 글로벌 No1. 인 아마존 웹 서비스(AWS)는 아마존의 본업인 전자상거래(E-commerce) 사업의  내부 시스템을 최적화하기 위해 개발한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로 시작했습니다.


2000년대 초반, 아마존은 중요한 갈림길에 서게 됩니다.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운영하면서 구축한 방대한 IT 인프라는 연말 쇼핑 시즌의 엄청난 트래픽을 처리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대부분의 기간 동안 활용도가 낮아 비용 부담의 가장 큰 원인이 되었습니다. 이때 아마존은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습니다.


첫째, 비용절감 관점이었다면 아마존은 이런 선택을 했을 것입니다


a. 성수기가 아닌 기간의 서버 규모를 대폭 축소

b. 사용하지 않는 유휴 장비들을 매각

c. IT 인프라 투자를 최소화

d. IT 운영과 관리 인력을 감축


하지만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조스는 다른 길을 선택했습니다. 2002년 그가 발표한 유명한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명령'에서 모든 팀이 서비스를 API로 제공해야 한다고 지시한 것입니다. 이는 새로운 혁신의 시작이었습니다.


API란 서로 다른 프로그램이나 시스템들이 소통하는 약속된 방법인데, 쉽게 말해 식당에서 손님과 주방을 연결하는 웨이터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손님은 주방의 복잡한 조리 과정을 알 필요 없이 메뉴판을 보고 주문하면 되고, 주방도 손님과 직접 대면할 필요 없이 웨이터를 통해 전달받은 주문만 처리하면 되죠.


2000년대 초반 아마존은 이러한 API를 전자상거래에 적용했습니다. 외부 개발자들이 아마존의 상품 정보나 리뷰를 자신들의 웹사이트에서 보여주고 싶어 할 때, 아마존은 자신들만의 API라는 창구를 만들어 정해진 방식으로 요청하면 필요한 정보를 자동으로 받을 수 있게 서비스를 제공 했습니다. 마치 웨이터에게 주문하듯 "이 상품의 가격 정보를 보여줘", "이 상품의 리뷰를 가져와"라고 요청하면 자동으로 제공되는 방식이었죠.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2002년 제프 베조스는 "앞으로 아마존의 모든 팀은 자신들의 데이터와 기능을 반드시 API로 제공해야 한다"는 'API 명령'을 내립니다. 결제 팀은 "이 상품을 이 카드로 결제해 줘"라는 요청을 처리하는 결제 API를, 물류 팀은 "이 주문의 현재 배송 위치를 알려줘"라는 요청을 처리하는 배송 추적 API를, 상품 팀은 "이 상품의 재고가 얼마나 남았어?"라는 요청을 처리하는 상품 정보 API 기능을 만들어 외부에 제공하는 식으로 모든 기능을 API로 표준화했습니다.


이러한 전사적인 API 표준화는 놀라운 혁신의 씨앗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컴퓨터 자원도 API로 제공하면 어떨까?


다른 회사들도 '서버 컴퓨터 100대를 1시간만 빌려줘'라고
API로 요청할 수 있게 하면 어떨까?



이런 아이디어가 바로 AWS(아마존 웹서비스)의 시작이었죠. 


그 결과 아마존은 단순히 상품 정보를 제공하는 API에서 시작해, 모든 내부 시스템을 API로 표준화하고, 현재는 전 세계 기업들에게 컴퓨팅 자원을 API로 제공하는 클라우드 산업의 선도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AWS는 현재 아마존 전체 영업이익의 74%를 차지하는 핵심 사업으로 자리 잡았는데, 이는 단순한 기술을 넘어 API를 비즈니스 혁신의 핵심 전략으로 승화시킨 아마존의 혜안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아마존이 선택한 것은 비용절감(cost reduction)을 위한 비용효율화(Cost Reduction)로 실제로 선택한 효율화 전략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a. 유휴 자원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전환

b. 내부 역량을 외부 서비스로 확장

c.  API 기반의 표준화된 시스템을 구축

d. 모듈화를 통한 재사용성을 향상

f. 확장 가능한 아키텍처를 설계


2006년, 이러한 노력은 AWS(Amazon Web Services)의 탄생과 확장으로 이어졌습니다. S3(스토리지)와 EC2(컴퓨팅)라는 두 가지 핵심 서비스로 시작한 AWS는 현재 클라우드 컴퓨팅의 기본 모델이 되게 되었죠.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AWS는 현재 아마존 전체 매출의 17%에 불과하지만 영업이익의 약 74%를 차지하는 핵심 사업으로 성장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클라우드 컴퓨팅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기술 혁신을 주도했다는 점입니다.


총매출: 2015년 1,070억 달러 → 2023년 5,138억 달러 (약 4.8배 성장)
AWS 매출: 2015년 78억 달러 → 2023년 858억 달러 (약 11배 성장)
AWS 비중: 매출 7.3% → 17% (2.3배 증가) / 전체 영업이익의 약 74%


아마존의 이 사례는 비용절감과 효율화의 차이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비용절감이 단기적이고 소극적인 대응이었다면, 효율화는 장기적이고 적극적인 혁신이었습니다. 아마존은 후자를 선택함으로써 단순한 전자상거래 기업에서 글로벌 IT 공룡으로 진화할 수 있었습니다. 


기업경영에 있어서 진정한 효율화란 단순히 비용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기존 자원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비욜절감의 함정©️2024 나무늘보 All rights reserved.


전략적 아웃소싱의 필요성


이러한 디지털 혁신은 아웃소싱 전략에도 반영되어야 하며, 단순히 비용 절감을 위한 아웃소싱이 아니라 기술을 활용한 가치 창출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재정립될 필요가 있습니다.


아웃소싱을 통해 비용 효율화를 달성하기 위해 기업이 확인해야 할 주요 사항은 다음과 같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전략적 접근: 기업의 장기 목표와 연계한 아웃소싱 계획 수립
자원 배분: 핵심 업무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조성
품질 향상: 아웃소싱 업무 영역의 지속적인 품질 개선
유연성 확보: 시장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 가능한 탄력적 조직 및 자원 관리


결국,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는 아웃소싱이 단순히 비용을 줄이는 수단이 아니라, 기업의 장기적 경쟁력 강화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핵심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야 합니다. 따라서 기업들은 비용 절감이라는 단기적 목표에서 벗어나, 비용 효율화를 통한 가치 창출이라는 보다 폭넓은 관점에서 아웃소싱, 즉 BPO(Business Process Outsourcing) 전략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비용효율화보다 중요한 전략적 사고(?!)©2024 나무늘보 All rights reserved.

다음 장에서는 이러한 전략적 아웃소싱을 실제로 구현하는 방법과 성공 사례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이를 통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 맞는 효과적인 아웃소싱 전략 수립에 참고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전 10화 모든 것을 할 수 없다, 많은 것을 할 순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