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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는 요구(要求)가 아니라 오고 가는 거래(去來)

 누구도 잘못한 것이 없는 계약 불이행 트러블(trouble)

by gracious man Jan 26.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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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의 과도한 요구를 거절해야 하는 이유


아웃소싱 계약 관계에서 고객기업으로부터 과도한 요구를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비즈니스 환경이 예전보다 많이 개선되었지만 여전히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앞서 다룬, "큰 나무로만 숲을 이룰 수 없다"에서 갑을 관계에서 파트너 관계가 되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설명하였습니다만 한국 사회의 갑을 관계 문화가 여전히 존재하는 현실에서 고객기업의 과도하거나 무리한 요구는 많은 갈등을 낳게 되는 원인이 됩니다.


과도한 요구는 갈등을 낳는다 © 2024. 나무늘보 All rights reserved.과도한 요구는 갈등을 낳는다 © 2024. 나무늘보 All rights reserved.


그러나 이러한 갈등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과도한 요구라는 해석이 관점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고객기업의 과도한 요구라는 표현은 감정적인 반응을 유발하여, 무조건 고객기업이 잘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비즈니스는 비즈니스(Business is business)라는 널리 알려진 관용어구가 있습니다. 사업 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은 무엇보다 상황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이해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뜻입니다.


먼저 이러한 갈등들은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대부분의 원인이 서로가 인지하고 있는 계약 내용들이 상이하거나 잘못 알고 있는 경우에 많이 발생합니다. 우리는 종종 가족이기 때문에 자세히 이야기하지 않아도 내 마음과 형편을 알아줄 것이라고 생각하다 가족으로부터 상처(?)를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사업 현장에서는 매일 같이 변화와 문제가 발생하는데도 계약을 체결했으니 서로가 계약 내용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계약 체결 후에 소통을 하지 않고 있는 사업 관계가 의외로 많습니다. 계약으로 성립된 관계와 각 자의 역할, 그리고 상호 간에 익숙함이란, 종종 비즈니스 현장에서 당사자들 간의 관계를 곤경에 빠트리곤 합니다. 가족이기 때문에 서로를 잘 알고, 이해한다고 단정 지을 수 없듯이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서로가 계약 내용을 동일하게 해석하고 인지하고 있다고 쉽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고객기업이 과도한 요구를 하는 데는 일반적으로 그 이유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에 대해서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1. 제안 내용과 계약 내용의 불일치


아웃소싱 계약 체결 후 비즈니스 현장에서 고객기업이 아웃소싱 기업으로부터 제공되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과도한 기대나 오해를 가지는 경우가 발생하곤 합니다. 이러한 이유는 주로 아웃소싱 기업의 제안 내용과 실제 계약 내용 사이의 불일치와 해석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A'라는 IT 설루션 회사가 특정 기업의 전산시스템 관리에 대한 아웃소싱 제안을 하면서 일정 기간 동안 자신들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Cloud computing service)를 무료로 제공할 수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그 결과 'A' 사는 컴퓨터 시스템 관리 업무를 수주하게 되었으나, 계약 이후 고객기업의 직원들은 계약 기간 동안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고 인식하고 서비스 제공을 A사에게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A' 회사는 일정 기간(약 3개월)이 경과한 후 유료 서비스로 전환해야 하고 해당 클라우스 서비스 시스템을 연결하는 비용은 고객기업 부담으로 별도 비용 청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갈등이 시작되었습니다. 일정 기간이라는 제안 내용에 대한 세부 사항을 확인하여 계약서에 명확히 반영되지 않아 발생한 갈등입니다. 이로 인해 고객기업은 계약 해지 등을 주장하며, 아웃소싱 기업인 'A' 사에게 계약 기간 동안 무료 서비스를 무조건적으로 이행하도록 요구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누구도 잘못한 것이 없는 계약 불이행 트러블(trouble)이 발생된 것입니다.


계약서의 명시는 구체적으로 © 2024. 나무늘보 All rights reserved.계약서의 명시는 구체적으로 © 2024. 나무늘보 All rights reserved.


2. 비용과 품질 간의 불일치


고객기업의 과도한 요구는 또한 종종 비용과 품질 간의 불일치에서 발생하는데, 이는 아웃소싱 기업이 제공한 서비스의 품질이 고객이 지불한 비용과 부합하지 않다고 판단될 때 발생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고객기업이 아웃소싱 기업에게 불만을 제기하는 것은 정당한 것으로 개선을 요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아웃소싱 계약에서 서비스 개선에 대한 주책임은 아웃소싱 기업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정당한 불만이 에스컬레이션 되어서 과도한 요구로 번질 때 주의해야 합니다. 또한, 자신들의 실수나 약속한 품질의 결과를 달성하지 못한 자책감에 고객기업의 과도한 요구를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는데 더 큰 문제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비용이 추가적으로 발생하더라도 책임을 지고 다시 이행 기간을 협의하여 시행하고 재발 방지 계획을 세우는 선에서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합니다. 사업 관계에서 발생한 문제는 원인을 명확히 발견하고 개선 및 해결하는 유한책임 관계입니다. 다소 냉정하게 해석될 수 있지만 사업 관계는 무한책임 관계가 아닙니다.


이런 문제를 피하기 위해서는 고객기업과 아웃소싱 기업 모두가 계약 체결 단계에서부터 서비스의 품질과 비용에 대해 명확히 이해하고 상세하게 합의해야 합니다. 특히 아웃소싱 기업은 고객기업의 기대치와 실제 제공 가능한 서비스의 품질 사이에 불일치가 없도록 계약 단계에서 커뮤니케이션을 불분명하게 하는 일이 없도록 제반 사항들을 재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서비스 품질이 예상 및 약속된 수준을 만족시키지 못할 경우 즉시 대응하고 개선할 수 있는 방안(contingency plan)을 미리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파인애플은 애플이 아니다 © 2024. 나무늘보 All rights reserved.파인애플은 애플이 아니다 © 2024. 나무늘보 All rights reserved.


3. 사업 환경 변화


고객기업의 사업 환경 변화가 갑작스럽게 발생한 경우 그 변화에 일단 무조건 맞추어 주기를 고객기업이 바라는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는 예를 들어 누구나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어려운 상황이거나 혹은 주문 폭주 등의 긍정적인 상황일 수도 있습니다. 의외로 이런 경우 인지상정(人之常情)의 마음으로 아웃소싱 기업에게 과도한 요구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능한 한 아웃소싱 기업도 이러한 고객기업의 긍정적 혹은 부정적 사업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발맞추어 협조해야 하지만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예산 범위를 크게 넘어서는 요구에 응할 경우에는 시간이 다소 소요되더라도 언제 초과된 비용을 어떻게 지불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협의가 필요합니다. 역시, 인지상정(人之常情)의 마음으로 고객기업이 나중에 알아서 소요된 비용을 지불해 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자체 비용으로 협조를 한 후 상황이 안정화된 이후에 상호 간에 인식 차이로 문제가 발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4. 사전에 합의되지 않은 업무의 요구


프로젝트나 서비스의 범위가 정의되어 있지만, 경계선이 모호한 업무를 반복적으로 요구하는 경우입니다.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 인 E 회사와 클라이언트 F 회사가 새로운 브랜딩 캠페인을 위해 계약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계약서에는 'E 회사는 F 회사를 위해 전체적인 브랜딩 전략과 함께 브랜드 로고, 패키지 디자인, 웹사이트 디자인을 개발한다'라고 명시되어 있었습니다. 브랜딩 캠페인이 진행되던 중, F 회사는 E 회사에 소셜 미디어 포스트의 디자인에 대한 요구를 추가하였습니다. F 회사는 소셜 미디어 포스트 디자인이 '웹사이트 디자인'에 포함되어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소셜 미디어 포스트도 결국은 디지털 플랫폼에 게시되는 디자인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E 회사는 웹사이트 디자인과 소셜 미디어 포스트 디자인은 각 각 별도의 영역이며 추가적인 업무임을 강조하면서, 명확히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갈등이 발생하였습니다. 이 사례에서 '웹사이트 디자인'이라는 표현이 모호한 경계선을 형성하였고, E 회사와 F 회사 간에 서로 다른 해석이 이루어져 합의되지 않은 업무 요구가 발생하게 된 것입니다.


이상, 아웃소싱 계약 관계에서 고객기업이 과도한 요구를 하는 대표적인 사례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아웃소싱 기업을 경영하면서 현장의 직원들로부터 고객기업과의 트러블(trouble) 보고를 많은 경우가 있었습니다. 트러블 보고의 주된 내용과 원인은 바로 고객기업의 과도한 요구로 인한 것들입니다. 직원들로부터의 보고이다 보니 이야말로 인지상정(人之常情)으로 그 보고 내용 속에 있는 내용만 믿고 고객기업의 부당함에 대한 회사로서의 판단과 조치를 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경우 보고 내용만으로 판단하면 더 큰 트러블로 이어지곤 합니다. 고객기업의 과도한 요구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팩트(fact)이나, “왜 고객기업이 그런 과도한 요구를 하는지”에 대한 내부 논의, 즉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당연한 프로세스 같지만 의외로 조직에서 이러한 소통은 쉽지 않습니다. 고객기업으로부터의 과도하고 혹은 부당한 요구로 인해 직원들은 이미 스트레스와 상처를 받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경영자라고 해도 냉정하고 객관적인 태도를 취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중에 하나로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면 대부분의 문제는 명료하게 파악됩니다.


첫째, 고객기업의 과도한 요구 내용들을 한 문장씩 번호를 붙여 작성해 볼 것


둘째, 왜 그런 과도한 요구를 했는지 담당자로서 각 번호별로 이유를 작성해 볼 것


셋째, 고객기업이, 혹은 우리가 잘못 이해하거나 오해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 없는지 작성해 볼 것


넷째, 마지막으로 우리가 잘못한 부분, 오해한 부분이 있다면 그것부터 해결할 것


영화나 드라마를 보다 보면 주인공은 조금도 잘못하거나 오해를 살 만한 일이 없는데도 상대에게 부당하게 공격을 당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현실 세계에서도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실제 비즈니스 환경에서는 이런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서로에 대한 조건의 합을 이루어 계약까지 체결한 관계라면 대부분의 과도한 요구의 이유와 오해가 있습니다. 물론 그런 이유와 오해를 알게 되었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유와 오해를 알고 대응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아웃소싱 기업에게 책임이 있다고 해서 고객기업의 과도한 요구를 모두 수용해서는 안됩니다. 그 이유는 과도하고 무리한 요구를 수용하게 되면, 비용도 비용이지만 무엇보다 상호 지속 가능한 관계가 손상될 수 있습니다. 과도한 요구는 합리적이고 정당한 요구로 전환시켜야 합니다. 앞서 설명하였지만 사업 관계는 무한책임이 아닙니다. 합리적인 유한 책임으로 전환하여 문제를 해결해야 강화된 신뢰관계를 구축하고 지속 가능한 관계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과도한 요구에 대처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입니다. 고객기업의 요구사항, 기대치, 문제 해결 가능성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확인하고 공유해야 합니다. 또한 아웃소싱을 통한 고객기업의 기대치가 처음부터 과도한 것은 아닌지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고객이 현실적인 기대치를 설정하도록 돕는 것은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중요합니다. 계약 초기 단계에서부터 지속적인 기대치 관리를 실시하면, 고객의 무리한 요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기대치와 현실 간의 격차는 종종 아웃소싱이 모든 운영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는 오해에서도 나옵니다. 아웃소싱 기업은 아웃소싱 업무에 특화된 전문 기업이지만, 그들이 운영하다고 해서 고객기업의 모든 운영상의 문제들을 해결해 주지는 않습니다. 아웃소싱의 가장 바람직한 관계는 믿고 맡기되 그 결과 고개 기업의 핵심 업무에 집중하기 위해 협의와 논의를 지속해 나가는 동반자 관계입니다. 즉, 아웃소싱의 목적은 문제 해결의 비상구가 아니라, 기업이 자신의 핵심 비즈니스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으로 고객기업으로부터의 지속적인 협조와 도움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이런 문제와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계약 체결 전후에 고려해야 할 항목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계약체결 전후의 고려사항© 2024. 나무늘보 All rights reserved.계약체결 전후의 고려사항© 2024. 나무늘보 All rights reserved.


첫째, 아웃소싱 계약을 체결할 때에는 양사 간 협의체를 구성하여 제안 내용과 계약 내용의 차이를 명확히 인식하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상호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를 통해 고객기업과 아웃소싱 기업 모두 제안 내용과 계약서에 명시된 내용을 명확히 구분할 수 있게 되어 인식의 차이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둘째, 아웃소싱 기업은 수주를 위한 제안이 아니라 실제 운영에 초점을 맞춘 제안을 해야 합니다. 운영에 초점을 맞춘 제안이란, 실제 운영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목표 수치가 있다면 그것들을 달성하기 위한 제반 사항을 명확히 제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반대로 수주를 위한 제안에 중점을 두게 될 경우 높은 확률로 실제 운영을 할 때 양사의 인식의 차이로 인한 많은 갈등과 오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셋째, 아웃소싱 계약 체결 후에도 양사 간 정기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발생할 수 있는 오해와 갈등을 미리 예방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양사 간의 정기적인 회의체를 통해 상호 이해를 높이고, 업무 조건이나 양사의 사업 환경의 변화로 인해 계약 내용에 변동이 필요할 경우에는 상호 협의를 통해 공통의 이해를 다시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고객기업과 아웃소싱 기업은 변동 사항 및 변동을 요구하는 상호 제안을 심도 있게 검토하고 계약서에 반영하여 상호 준수를 요구할 수 있는 환경을 협의를 통해 만들어 가야 합니다.


과도하거나 무리한 요구를 거절하고 합리적인 요구로 전환시키는 것이 아웃소싱 기업에게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이는 장기적인 관계 구축과 서비스 품질 유지, 합리적인 기대치 설정, 효율적인 자원 배분, 그리고 기업의 가치와 정체성 보존을 위해 매우 중요합니다. 이 문제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커뮤니케이션, 기대치 관리, 그리고 공정한 협상과 같은 전략과 접근법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방법들을 통해 아웃소싱 기업은 고객기업의 무리한 요구를 합리적인 요구로 전환시키면서도 고객기업과의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성장과 발전을 추구해 나가야 합니다.


거래(去來)란 오고 가는 것입니다.

비즈니는 필요에 의해서 한쪽이 상대방에게 요구(要求)를 할 수 있지만 그에 합당한 오고 가는 것이 거래(去來)가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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