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リッター分の愛をこめて - Vaundy
요즘 제대로 오타쿠 생활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리디에서 만화책을 많이 봤다. 가라오케 가자, 반딧불이의 혼례 1~7권, 패밀리 레스토랑 가자(가라오케 가자의 속편)를 봤는데 너무 재미있었다. 특히 가라오케 가자, 패밀리 레스토랑 가자는 읽고 또다시 읽기를 반복했다.
만화라는 장르는 독특하다. 제한된 페이지 안에 컷을 나눠 스토리를 연출한다. 건축과도 닮은 부분이다. 건축도 제한된 대지에 경제적으로 구조물을 짓는 행위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기면서 한 컷 한 컷 포커스 된 사물이라던지 풍경을 꼼꼼히 살펴보며 다음 페이지를 넘길 때의 두근거림이 있다.
만화가 와야마 야마의 만화는 세련되고 특유한 미지근한 온도가 있다. 등장인물의 감정에 대해 직설적으로 서술하는 건 드물고, 시선이나 구도, 클로즈업, 장면 전환 등 연출로 독자 나름 상상할 수 있는 부분을 열어둔다는 점에서 굉장히 세련된 방법을 쓴다고 느꼈다.
그림체에서 느껴지는 서늘한 느낌에 은은한 개그, 문학스러운 데가 있는 담백한 문체가 마음에 들었다. 만일 이 글을 읽고 와야마 야마 만화가의 만화를 보게 된다면 우선 가라오케 가자를 볼 것을 추천한다. 가라오케 가자는 브로맨스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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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은 만화를 고를 때 가장 먼저 그림체가 눈에 들어오고, 미리 보기를 통해 특유의 문체나 전개 속도 정도를 보는 것 같다. 살지, 말지는 후기를 보고 고른다. 후기에 미쳐버린 사람들이 있으면 산다. 그렇게 미쳐버리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가라오케 가자가 그랬다.
은유와 상징으로 관계를 짐작하게 만드는 솜씨가 정말 좋은 것 같다. 그리고 한 컷 한 컷 느리게 관찰하듯 읽으면 캐릭터의 습관이 보인다. 빨대를 씹는 습관이 있다던지, 거짓말할 때 코를 만진다던지 그런 것들을 발견하다 보면 ‘와, 이 만화가는 정말 변태(좋은 의미로) 구나!’ 싶었다. 만화계에서는 당연한 능력일 수도 있겠지만 나는 와야마 야마의 만화로 처음 느낀 충격(!)이라서 엄청 대단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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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 레스토랑 가자를 추천하면서도 조금은 망설이게 되는 점이 BL물이라서. 내게 어떤 이미지?(이를 테면 BL물에 푹 빠진 여성)가 씌워질까, 이 말을 할까, 말까 고민되긴 한다. 하지만 내가 얼마나 명예로운(?) 삶을 살고 있다고 굳이 이 재미있는 만화에 대해서 입을 다물고 있어야 하는지 싶다.
참고로 BL은 Boys Love의 약자로, 남성 간의 동성애를 소재로 한 여성향 창작 장르다.
이제까지 본 퀴어 영화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불한당, 대니쉬 걸, 캐롤, 아가씨 정도가 떠오른다. 웹툰에서는 ‘어서 오세요 305호에!(와난)’가 떠오르는데, 내가 처음 ‘동성애’가 있구나, 알게 된 작품이다. 위에 적은 영화, 웹툰 모두 다 좋았다.
써놓고 보니 BL물에 대해 언급하는 게 조심스러운 이유를 알았다. 현실에서건, 만화나 영화, 혹은 특정 매체에서건 누군가를 대상화하여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는 방식 자체가 음습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 대상이 어떤 판타지-여자와 여자의 사랑, 남자와 남자의 사랑, 혹은 배덕감을 느끼게 하는 그 모든 취향?-를 담고 있든 간에 그렇다. 이를테면 내 마음대로 상대방을 색안경 끼고 보고 싶은 대로 편집해서 보는 것, 그리고 그 모습을 제삼자가 지켜보게 되는 상황. 대상화 한 사람은 대상화된 사람, 그걸 지켜보는 사람 모두에게 꽤 징그럽게 느껴진다.
또 그것을 향유하는 사람도 징그러울 때가 있다. 어떻게 저런 취향을?? 이렇게.
어떻게 보면 시선 자체가 폭력이고, 상황에 따라서 범죄일 때도 있다. 아마 BL물을 보는 사람을 불쾌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이런 점에서 징그러움을 느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만화는 어쨌거나 작가의 상상력으로 만들어지고 작가의 시선으로 따라가는 이야기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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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 레스토랑 가자의 상편을 끝까지 읽어보면 이건 99% BL물임을 확신하게 된다. 나는 거부감을 느끼지 않았다. 등장인물을 대상화했단 느낌을 받지 않아서 그랬던 것 같다. 다시 말하면 작가는 인물에게 상황과 사건만을 던져두고 시간이 흘러 어떻게 변화하는지 거리의 행인으로써 지켜보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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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말이 길어진다는 점이 변명같이 느껴진다. 그냥 재미있으니 보려면 보고 취향에 맞으면 아주 즐거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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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도 J-pop을 듣는다. J-pop은 낭만이 있는 것 같다. 약간은 투박하고 직설적인 데가 있는 것 같기도 하다(안 그런 음악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배운 적 없는 외국어라서 가사를 모르고 듣는 경우가 허다하다. 가끔 정말 좋게 느껴지는 음악이 있으면 가사도 찾아본다.
Vaundy의 앨범을 쭉 들어보고 있는데 레플리카 앨범의 1リッター分の愛をこめて(1리터분의 사랑을 담아)라는 곡이 가장 좋은 것 같다. Odoriko라는 곡은 익숙할지도 모르겠다. 뉴진스 민지 양이 커버한 곡으로 10대들이 많이 아는 노래다. 깔려있는 베이스 소리가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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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iiKiii 소녀들의 Dancing Alone 이라는 곡을 듣는데 비팅 하츠라고 질 를르슈 감독의 영화가 떠올랐다.
영화에서 쓰인 악기, 리듬이 유사한 것 같다. 그 영화에서 두 커플이 추던 춤도 떠오른다. 어떤 장르인지는 모르겠는데 강렬하고 둥둥둥,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을 하는 두 사람이 오토바이 타고 질주하는 이미지가 떠오르는 그런 음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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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러닝을 시작한지 세 달이 되어간다.
변화한 점 -
몸무게가 3kg 줄었다, 살이 많이 갈색으로 그을렸다, 뼈가 튼튼해지고 피부가 좋아졌다, 아침에 일어날 때 가뿐함이 생겼다, 땀샘이 열렸는지 땀이 잘 난다, 적당한 속도로 15분을 쉬지 않고 달릴 수 있게 되었다, 잘 때 꿀잠 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