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 관한 짧은 단상

226. 故 김수남 사진가의 사진인생-‘굿’

by 노용헌

다큐멘터리는 기록에서 출발하여 주제로 확장한다. 김수남 사진가의 주제는 ‘굿’이었다. 2016년 4월6일부터 6월6일까지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 김수남 작가의 특별전 ‘김수남을 말하다’전시회이다. 김수남(1949~2006) 작가의 유족이 기증한 17만630점 중 대표작 100점을 엄선했다. 그가 30여년간 ‘굿’ 현장을 기록한 사진들이다. ‘김수남’ 하면 굿 사진가로 대부분 알고 있다. 그래서인지 그는 ‘방울’대신 ‘카메라를 든 박수무당’으로 불렸다.


김수남 1.jpg

“이 수난의 시대를 맞은 굿판에서 굿은 사회로부터 미신이라는 비난을, 행정기관으로부터 박해와 탄압을, 다른 종교로부터 멸시를 받았다. 굿이 곧 사라질 분위기였다. 나는 마치 이 굿들을 기록해야 할 사명을 갖고 태어난 사람처럼 전국의 굿판을 헤매 다녔다.”

김수남 2.jpg

그가 말하듯이 그의 사진은 기록에서 시작되었다. 오랜 기간 그가 굿에 천착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그의 작업은 사진으로 남아 있다. 다큐멘터리의 기본이자, 사진은 기록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이야기(narrative)를 전달한다. 사진을 보는 이들에게 끊임없이 말을 걸어온다.


김수남 3.jpg

전시는 '삶의 시작', '삶을 위한 기원', '삶의 경계에 있는 사람들' 등 3부로 구성됐다. 세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여기서 우리는 삶에 대해서 마주보게 된다. 삶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슬픔과 기쁨, 그 모든 희노애락, 우리의 삶은 사진속에 고스란히 담겨졌다. 그것은 그의 상호신뢰의 접근방식에서 가능했다. 그는 사진작업을 하면서 민속학에서 라포(rapport)라고 부르는 피사체와의 친밀감 형성을 매우 중시했다고 한다.


김수남 4.jpg

[1부: 삶의 시작]

“죽음이 곧 삶의 시작이고 삶의 끝이 죽음인 것” -1999년 KCTV제주방송 김수남 인터뷰 중에서

‘죽음-슬픔-위로-작별-치유’의 과정들을 거치며 산자와 망자가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과정을 접할 수 있다.

[2부: 삶을 위한 기원]

“당굿이 있는 날이면 이들은 어김없이 굿판에 모여들어 굿을 하며 한해의 안녕과 행복을 기원한다.” -1989년 『서울 당굿』 김수남의 사진작가 메모 중에서

출산, 풍농풍어, 무사안녕, 무병장수 등 각자가 원하는 바를 이루고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고, 풍성한 제물이 차려지는 한바탕 기원의 장을 만끽할 수 있다.

[3부: 삶의 경계에 있는 사람들]

“죽음과 삶 사이 그 선을 긋는 선상에 무당들이 있음으로 해서 살아 있는 사람들을 달래고 가는 이들을 잘 보내는 것” -1999년 KCTV제주방송 김수남 인터뷰 중에서

굿을 청하는 사람들과 함께 웃고, 즐기며, 슬퍼하면서 그들의 심정을 헤아려 주는 무당들의 인간적인 표정과 신명난 행위들을 마주할 수 있다.

김수남 5.jpg

“사진이나 글이나 나는 하나로 봐요. 왜냐면 자기를 표현하는 매체로써의 사진이자 글이기 때문에 의례히 글도 사진도 잘 할 수 있으면 좋죠... 부지런히 그 사진을 찍으면서도 그 사람에 대한 메모, 기록을 해두죠. 10년 후 20년 후 계속되는 관계들을 메모해 두면 훗날 좋은 기록이 되고... 읽는 이들이 또 즐거워하죠.” -1999년 KCTV제주방송 <살아가는 이야기>중에서

김수남 6.jpg

더 많은 사진들:

https://terms.naver.com/list.naver?cid=47113&categoryId=58330

이전 13화사진에 관한 짧은 단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