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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youvely Sep 23. 2021

그거 누구나 되는 거 아냐?

고집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

'파이프라인이 아니라 삽질 아냐?'


투잡러, N 잡러 신조어가 생기면서 나와는 무관한 영역이라 생각했던 어느 날 코 시국의 장기화로 은행에서조차 인원 감축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내가 하는 일도 자동화되지 않을까 불안감이 엄습했다. 퇴근하고 유튜버로 활동 중인 지인에게 연락을 했다.  "너도 하게?" "아니요. 영상 제작, 편집은 그렇고 한다 해도 주제를 못정하겠는걸요.." "그래 잘 생각해 봐. 익숙해지면 너도 할만하다고 느낄 거야."

초반에는 무슨 일이든 적응기가 필요하단 조언이었다. 통화가 끝나고 며칠 고민 끝에 번뜩이는 주제를 찾지 못해 다른 방향을 모색하기로 했다.


이만하면 되었는가


시간이 지날수록 지인의 빠른 성장이 자극 점이 되어 고심 끝에 '네이버 블로그' 시작했다. 얼굴 공개에 대한 부담감, 핸드폰으로 수정, 업로드 가능, 양식이나 주제에 대한 규제가 없음 블로그를 시작한 계기다. 2020년 1월 5일 첫 게시글은 '꿈꿔라 영원히 살 사람처럼. 살아가라 오늘 죽을 사람처럼' 명언으로 시작했다.


이웃, 방문자 수를 언제 늘려갈지 막막헀지만 다른 사람이 볼 가능성이 있는 일기쯤이었기에 될대로 되겠지라며  의식 흐름대로 이어갔다. 뭐라도 채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자 1일 1포스팅(하루에 한 개의 글을 발행)을 시작했다. 특별할 것 없는 직장인이라 업무적인 걸 적을 수도 없고 음식점, 카페 포스팅을 주로 채웠다. 초기 블로거들의 수순처럼. 말재주가 없으니 글을 쓰면 낫겠지 했던 게 오산임을 느끼게 된다. 글을 본 친구가 " 무슨 보고서 써? 노잼이야. 파워블로거 그거 옛날이나 인정받았지 신청하면 다 해주는 거 아니야?" "조언은 고마운데 파워블로거 되는 거 어렵데 꿈도 안 꾼다 뭐.. 구어체로 변경해볼게! 피드백 고맙다" 급하게 전화를 끊었다. 파워블로거는 타고나야 하는 걸까 꿈이라도 꾸면 안 되는 걸까 끝없이 펼쳐지는 부정적인 생각에 주변에 알리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그렇게 6개월을 하다 보니 블태기*가 왔다. 수익이 창출되지도 않는계속해야 하는지 멈춰야 하는지 기로가 갈등을 불러왔다.


블태기*  블로그+권태기의 합성어로 흔히 부르는 용어


인플루언서 기준이 명시되어있지 않아 6개월 꾸준히 했으면 된 거 아닌가 싶은 마음에 신청을 했다. 되돌아오는 대답은 예상한 대로 안타깝게도 이번에는 함께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였다.


copyright  _ Alif Caesar Rizqi Pratama



일 년에 한 권 있던 사람이 
일주일에 한 권 읽는 사람으로 


물러설 곳이 없었기에 그동안 작성한 블로그를 분석했다. 첫 번째, '나는 어떤 분야의 인플루언서가 되고 싶은가' 여행, 스타일, 푸드, 테크, 게임, 동물,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컬처, 경제/비즈니스, 어학/교육 중 한 가지의 나만의 색이 필요했다. 그동안 일상 포스팅이라는 주제로 중구난방으로 올리다 보니 정작 어느 분야에도 포함되지 않는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두 번째, 이웃 수가 귀엽다. 인플루언서라 함은 영향력을 끼치는 것인데 천명도 되지 않는 상태로는 부족하다는 판단이었다. 광고 블로그 이외 열심히 활동하시는 분들 기준으로 일일이 이웃 신청을 요청드렸다. 세 번째, 네이버 메인을 노린다. 인플루언서가 된 것에 영향을 끼친다고 말하긴 어렵다. 그럼에도 언급하는 이유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 사막에서 낙타에게 물을 주는 것처럼 우리에게 작은 포상(즐거움)이 필요하다.  네이버 상위 노출되는 짜릿함을 맛본다면 힘낼 수 있기에 작은 목표로 삼았다. 네 번째, 실제로 통하는 이웃 수를 늘렸다.  같이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엄청난 힘이 된다. 도서라는 분야를 목표로 삼고 온라인 독서모임을 같이 하고 있는 분들이 잘 될 것이라며 격려해주신 덕분에 되었다고 생각한다. 해보지도 않고 안될 것이라며 기를 꺾지 않는다. 이제 시작하는 블로거 분들이라면 아무리 외로워도 주변에는 비밀로 하는 걸 추천한다.  다섯 번째, 그림을 제외하고 1,500 -2,000자 이상을 채우려고 했다. 글 하나하나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담고 있다면 유입수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나만의 색을 잡고 1년 1개월 여정을 끝으로 도서 인플루언서가 되었다. 무엇보다 공개적으로 인정받은 느낌이라 기쁨을 감추기 어려웠다. 현실적으로 인플루언서가 된다고 해서 드라마틱한 변화를 기대했기에 허무함도 맛봤다.


다만, '그게 뭐 대단한 거라고' '돈도 안되는데 그거 해서 뭐해' 툭 던지는 비수에도 휘둘리지 않고 굳건히 포기하지 않고 한 걸음씩 넘어져도 일어나서 결국 해냈다는 사실로 더 이상 도전이 두렵지 않게 해 주었다는 것의 큰 깨달음을 얻었다는 건 인생에서 잘한일 중 하나로 꼽는다.

  


공부, 이직, 취업 등 도전을 하는데 해보지 않은 사람 걱정 99% 조언이라면 본인을 믿고 끝까지 가보기를 권하고 싶다. 외롭다면 같은 목표를 가진 동행자를 구해보는 것은 어떨까.

 


성공이 찾아오기 전에 잠시의 실패가 찾아온다. 패배가 우리를 잡아먹을 때 가장 쉽고 논리적인 반응은 그만두는 것이다.  나폴레옹 힐, '생각하라 그리고 부자가 되어라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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