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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youvely Sep 09. 2021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불러온 결말

언제부턴가 동행했던 너 

 

호기심에 시작해본 일이 있나요?

도전을 망설였던 일이 있으셨나요?

시간 또는 돈이 없다는 이유로 포기한 일이 있었을까요? 


경제적인 이유가 아닌 가슴이 뛰는 일을 하며 살고 싶어 제게 던졌던 질문입니다. 


@COPY RIGHT _ MAGNET ME 


홍대에 위치한 수제 딸기 케이크로 유명한 PEONY에서 2년간의 경험이 커피에 대한 호기심의 꽃을 피운 시작점입니다. 테이블 4개가 마련되어있는 작은 카페였기에 아르바이트생은 저뿐이었습니다. 사장님께서 커피를 추출하는 방법, 스팀우유 하는 법, 음료 제조를 위한 시럽의 양을 알려주신 날 신세계를 맛보았습니다. 금방 할 수 있겠는 걸이라는 착각은 원두 양을 맞추지 못했거나 잘못된 탬핑으로 커피 추출이 되지 않거나 우웩이라는 맛 표현이 적절한 경험의 쓴맛을 통해 쏙 들어가게 했습니다. 


*탬핑(tamping) 포터 필터에 담긴 분쇄된 커피를 다지는 행위를 말한다.




익숙함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커피에 대한 호기심도 줄어들어가던 어느 날  취업 전선에서 승리를 하게 되면서 카페 작별과 동시에 기억에서 점차 옅어졌습니다. 학생이었던 제게 커피는 공부를 하기 위한 수단이었다면 직장인으로서 커피는 하루의 시작을 위한 수단으로 발돋움했습니다. 여느 날의 평일 점심이 끝나기 전 오후를 버티기 위한 아이스 카페 모카를 주문하고 기다리고 있던 때.  바리스타분께서 탬핑을 하고 커피 추출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바라보는 모습에서 눈을 뗼 수 없음을 느꼈습니다. '나도 커피 잘 만들 수 있는데..'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말이죠. 바리스타라는 꿈은 나는 넘보면 안 되는 산일까 공부한다고 큰일 나는 것도 아닌데 라며 겁에 질려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못 먹어도 고' 이럴 때 쓰라고 있는 거 같은데?


바리스타의 꿈을 키우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주말 클래스가 있는 곳을 발견하고는 꿈을 위한 투자가 맞을까 고민이 되던 찰나에 학생 때 돈이 없다는 핑계로 해외여행의 경험이 없어 후회했던 기억이 떠올라 돈을 벌면 되지만 시간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거잖아 라며 수강신청 버튼을 눌렀습니다.



@copyright tabitha fumer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곳 중에 커피협회를 추천받아 시험 접수를 했습니다. 필기는 공부를 하면 붙을 수 있을 정도였지만, 실기는 제한 시간 이내에 에스프레소 2잔, 카푸치노 2잔을 만드는 작업을 통해 평가받는 시험으로 긴장감이 맴돌았습니다.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서 연습만이 살길이란 생각에 공간 대여를 통해 기계처럼 노력했습니다. 카푸치노가 라떼로 변신하거나 커피 추출이 되지 않아 원두를 버리기도 하는 웃지 못할 기억들이 있지만 완성도가 높아지는 라떼를 보는 행복, 원두향을 맡으며 느끼는 행복, 꿈에 한 걸을 다가갈 수 있다는 설렘이 주는 달콤함은 잊히지 않네요. 노력에 보답하듯 바리스타 2급 자격증을 취득함으로써 행복한 결론을 지었습니다.



가끔 200만 원의 비싼 경험이 될 수 있더라도 가슴이 뛰는 일을 도전해보는 건 언제나 옳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업무에 치여 더 이상 도전하지 못한 건 아쉽지만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하지 않았던 제 자신에게 칭찬합니다.  흔한 일개 직장인 중 한 명으로 머리카락에서 은은하게 퍼지는 커피 향이 좋아서, 실무경험도 있겠다 공적인 인정받고 싶은 욕구를 위한 자격증의 도전이었을 뿐이었기에. 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그치지 말고 행동으로 한 발 내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여전히 직장인이지만 또 다른 가슴 뛰는 일을 찾아 오늘도 달리고 있습니다.

 

성공이란 열정을 잃지 않고 실패를 거듭할 수 있는 능력이다. - 윈스턴 처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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