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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youvely Apr 10. 2022

예비신부는 입꼬리는 웃는데 눈물이 흐를까.

하나도 설레지 않는걸?

결혼 준비가 이렇게 힘든 건가요?


프러포즈를 받고 예비신부로 결혼 준비를 시작했다.


호텔 예식은 머릿속에 그려본 적도 없는 남들 하는 정도의 결혼식을 치르고 싶었다. 플래너는 1년 전부터 준비해야 되는 거라며 늦은 편이라며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며 조언했다. 하고 싶은 스튜디오로 하려면 일정이 꼬인다는 말이었다. 결혼식에서 가장 중요시 생각했던 게 사진인데 그것마저 포기해야 한다니 속상했지만 어쩔 도리가 없으니 단념했다. 생각해본 적도 없는 야외 스냅이지만 사진이 얼마나 중요하다고 투자를 해라며 마음을 다스리며 추천받은 작가분으로 결정했다. 드레스투어는 아예 일정이 안 나온다고 지정으로 (투어 없이 한 곳으로 계약하면 혜택이 있다) 계약했다.  메이크업도 예산안에서 예약이 잡히는 곳으로. 내게 선택이란 건 그저 가성비가 좋은 곳으로만 향해갔다. 부르는 게 값인 세계구나, 그들에게 우리는 시가인 횟감이구나. 부모님 행사라고 하지만 더 이상 설레지 않았다. 그럼에도 인생에 한 번이니까 이 정도 할 수 있는 게 감지덕지라고 생각해야 되라고 다짐하지만 더 이상 긍정 회로는 작동되지 않았다.






사람이란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지는 법. 예약되는 곳이 있는 게 어디냐며 위로 삼아 일하고 있었다.  핸드폰 진동이 울렸고 화면에 플래너님이라고 적혀있었다. 불길한 예감은 비껴가지 않는지 코로나로 드레스샵 예약이 불가하다고 다른 곳으로 하셔야 할 거 같다는 소식을 들었다. 힘이 쭉 빠졌다. 한 줄의 빛이었는데 그것마저 내게 허락되지 않는구나 그래도 해야지라며 가능한 업체를 추천받았다. 예약이 가능한 업체로 한 곳은 금액을 더 내야 했고 금액은 동일하지만 21년도 새로 생긴 샵으로 상태는 좋지만 드레스 벌 수가 적다는 코멘트와 함께 빠른 결정을 요청받았다. 얼마나 없겠어라며 신생업체로 예약을 마쳤다. 


설레지 않았다. 

기쁘지 않았다.

되려 눈물이 났다. 


왜 결혼식을 해야 하는지부터 아무것도 선택할 수 없는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시간과 돈을 들여가며 하는 게 맞는지 의구심은 극에 달했다. 기대를 하지 않으면 실망할 일도 없다 하지 않은가 마음을 다잡고 야외 촬영 작가님과 미팅을 진행했다. 스튜디오를 렌털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플래너님께 전달받은 바 있지만 작가님께서  특정 스튜디오만 보여주시며 여기서 촬영하게 될 것이라며 선택권을 주지 않았다. 혹시 알아봐서 다른 스튜디오를 할 수는 없는지 물었지만 뒤에는 잔디가 있어야 하고 원하는 요소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눈물이 왈칵 쏟아지려는 걸 억눌르고 인사드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unsplash _ Till Kraus`




풍선이 터졌습니다.


플래너님께 스튜디오 촬영 취소를 요청했고 특정 스튜디오에서만 가능한지 몰랐다며 위약금은 없이 진행해드리겠다며 선심을 써주셨다. 스튜디오 촬영 취소, 드레스, 메이크업 본식만으로 진행하는 계획으로 변경 요청했다. 드레스, 메이크업 헤어를 본식만 해도 받은 견적에서 별 차이가 없게 된다는 사실을 듣고 머리에서 열감이 느껴졌다. 더불어 스드메를  했을 때 받을 수 있는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소식에 이성을 잃을 뻔했다. 인내심 테스트인 것일까. 스튜디오 촬영을 하지 않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며 가봉 스냅이라는 걸 알려주셨다. 드레스샵에서 2시간을 통째로 빌려서 사진을 찍는 거였다. 작가도 따로 섭외해야 한다는데 그럴 가치가 있을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느끼셨는지 원하는 스튜디오에 세미 촬영 일정이 있는데 가능한지 확인해주신다고 했다. 책임지고 시간도 늘려주시겠다고 하셨다. 기대를 또 한아름 갖게 된 상황이 좋지많은 않았다.



과연 무사히 예민한 신부는 식을 잘 올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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