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드메에서 가장 신경썼던 부분은 스튜디오였다. 남는 건 사진뿐이라는말처럼 내게 기억하고 싶은 순간을 담는 것이다. 순간을 오래도록 추억하고 기억하고 싶어서 찍는다. 예쁘게 나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라서 가능한 사진을 담는 걸 좋아한다. 비슷하게 생긴사람은 있을지언정 고유한 나니까. 혼자찍는 사진이라면 덜 걱정되었을 텐데 사진을 잘 찍지도 않고 어색해하는 예비신랑과 어떻게 찍어야할지 고민이 컸다. 작가님께 시안으로 보낸 사진에 좋아하는 채도, 원하는 포즈, 구도, 아쉬운점(다리를 꼬는 방향, 다리를 너무 벌린 느낌, 어색한 손동작)을 추려 요점을 기재해 보냈다. 이런 신부가 많았을지 모르겠지만 원하는 바를 이해했으리라 믿고 전문가가 시키는 대로 하면 되지 않을까라며 걱정을 한시름 내려놓기로 했다.
전날 짐을 챙기지 못했던 탓에 알람이 울리고 분주했다. 촬영 간식을 어떻게 챙겨야 할지 몰라서 마켓컬리 새벽배송으로 시킨 핑거푸드로 제격인 소분된 과일과 다양한 연출을 위해 싱그러운 주황색 튤립을 챙겼다. 메이크업샵까지 차가 밀릴 가능성을 고려해서 40분이 주어졌다. 스킨케어만 하고 방문하라 했으니 마스크만 쓰면 된다. 큼직한 비닐 소재 장바구니에 구두, 귀걸이, 반지, 컨페티 눈에 보이는 것을 쓸어담았다. 예랑이가 나가고 무언가 찜찜한 기분이었지만 출발했다. 배고플까 주문했던 김밥을 입에 넣고나니 머리가 제 기능을 하는지 캐주얼 촬영때 입을 원피스를 놓고 왔음을 알게됐다. 신부 메이크업은 오래 걸리니 근처 역에 내려 샵으로 지하철을 이용하기로 하고 예랑이가 옷을 찾아오고 무사히 도착했다. 둘다 피곤이 얼굴에 묻었지만 메이크업을 하고나니 긴장감과 함께 생기를 되찾았다.
꽃잔치를 열었던 리허설 촬영
복선이 아니라 복이 었던가.
이모님과 함께 스튜디오 장소로 이동했다. 펜션에 놀러가는 느낌이랄까 나무도 있고 싱그러움에 감탄을 하며 도착한 뒤 짐을 풀었다. 정장으로 갈아입어야 하는 예랑이 표정이 하얗게 질렸다. "셔츠가 없어.." ".어쩐다.. 플래너님께 물어볼게" 말이 끝나기 무섭게 사오겠다며 사라졌고 플래너님은 셔츠를 퀵으로 받을 수 있는지 알아봐주시겠다고 했다. 촬영시간은 정해져있으니 신부 단독컷부터 촬영하면서 기다리면 되겠지라며 마음을 다스렸다. 셔츠를 근처에 파는 매장이 없다고 했는데 셔츠를 파는 곳을 발견해서 갈아입고 온다는 소식을 듣고 한시름 놓았다. 뜀박질을 하고 와서 인지 예상보다 일찍 어색함을 탈피하고 화보사진이라 할만한 인생사진을 건졌다. 사진을 왜 찍는지 알겠다며 그에게 공감받았고 우리만의 추억을 담았다. 비소식이 있어 걱정했었는데 막상 스튜디오를 나오니 비가 한방울씩 떨어졌다. 고생했던 우리를 아는 듯이 시원하게 비는 내렸고 셔츠사건으로 대표님의 디렉팅을 받을 수 있는 행운을 얻었으니 복을 얻은 준 예랑이 칭찬한다.
리허설 촬영 전 체크리스트
식장에서는 정장도 집에 두고 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유사한 경험을 방지하기 위해 리허설 촬영 준비물부터 사진에 진심이라 가능한 꿀팁을 정리했다. 준비물부터 나열하면 예비신랑 기준 넥타이(민무늬), 예복(예복1벌, 촬영용1벌), 셔츠, 캐주얼복장 또는 한복(복장에 맞는 신발), 정장구두, 목긴양말, 반지(착용), 넥타이(기본 민무늬, 나비넥타이)다. 예비신부 기준 보조배터리(2개), 생화(헤어변형시 사용할 꽃, 서브 부케용), 드레스 입을 때 신을 구두(선택사항), 캐주얼복장 또는 한복(복장에 맞는 신발), 편한 슬리퍼 챙기기(스튜디오에 있는 경우가 있으나 없을 수 있으니), 반지(착용), 귀걸이(원하는 귀걸이가 있을 경우 챙기는 정도)다. 공통되는 준비물은 오픈된 옷으로(단추달린 옷) 으로 착용하고 가야한다. 메이크업과 헤어가 망가질 우려가 크다. 생각보다 큰 차이를 불러올 팁 예랑이 입술이 사진찍다보면 색이 없어지는 경우가 있으니 이모님께 수정화장을 요청하거나 자연스러운 립밥을 챙겨가는 걸 추천한다. 모든 짐은 큰 가방에 한번에 챙겨가는 게 짐을 옮기기도 찾기도 편하다. 선택사항은 자동버블건(미리 작동하는지 꼭 확인하기), 컨페티(뭉쳐져서 오기 때문에 수작업이 필요함 하루 전날 떼주는 작업필수), 풍선이다. 마지막으로 현금으로 이모님 헬퍼비, 헤어변형을 부른다면 출장비를 챙겨야 한다.
손톱, 발톱은 은은한 색으로 하는 것을 추천하고 마스크팩을 하고 싶다면 전날 저녁, 촬영날은 샴푸만 해야 한다. 수정하면 되지라고 생각한다면 읽지 않아도 되는 부분이다. 한끗차이지만 사진으로 보면 다르다. 당연히 쉽지 않다 머리로는 알지만 리허설 촬영때 놓칠 수 있다. 리허설 촬영하면 웃는연습, 손연기를 말한다. 위 연습은 기본으로 하면 좋지만 안되더라도 틈틈이 아에이오우 하면서 안면근육을 풀어가는 노력을 해야한다. 손연기는 손에 힘을 푼다고 생각하고 손모델이 되었다 생각해야한다. 추가로 시선처리, 서는자세 앉는자세도 중요하다 생각한다.
기본적인 자세는 허리는 곧게 펴고 어깨는 내리고 복부에 힘을 주는 것이다. 원본이 예뻐야 수정본이 예쁘다는 사실은 잊지말자. 아래를 쳐다보라고해서 툭하고 땅을 보지말고 사선 앞을 바라봐야 한다. 예랑이를 보라고 한다 해서 목을 들고 바라보지말고 동공이 몰리거나 할 수 있기때문에 양볼을 바라봄직이 좋다. 무엇보다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던 다리포즈다. 슬림라인 드레스를 입으면 다리를 꼬아주는 게 필요하다. 앉아서 다리를 꼬아야 할때는 밑창이 보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여자는 왜 이렇게 신경쓸게 많지 싶지만 헤어변형, 이모님, 플래너님 있다면 각각 요청하면 된다. 예랑이가 다리를 꼬아야 한다면 여자와 반대방향으로 하는게 구도상 예쁘다. 계속 웃는 건 어려우니 틈틈이 아에이오우하는 동작으로 수시로 경직되지 않도록 풀어주는 동작은 습관을 들여야 한다. 부케앞면을 앞으로 향할 수 있게 오늘 하루 손에 붙여놨다고 생각하는게 편하다. 100장찍어서 1장 건지는 셀카처럼 무표정도 지었다가 살짝 미소도 머금고 활짝 웃어도 보고 조금씩 변화를 줘야 나중에 다양한 선택이 생기는 부분으로 가만히 있으면 손해보는 건 우리쪽이다. 둘이 제일 찍는 사진 포즈로 찍어보면 경직된 포즈랑 차원이 다른 사진이 탄생한다. 사진고를 때 고민하는게 신랑쪽이 어색하지 않은 사진을 고르게 되기때문에 서로 웃는 일을 만들거나 셀카를 찍는 노력을 하는 편이 훨씬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