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는 어디 있어?

by 은주

안녕하세요! 저는 은주의 남편 이안 리처드 샤드렉(Ian Richard Shadrack)입니다. 그녀가 저와의 이야기를 책으로 써보겠다고 말했을 때 재미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녀는 제가 아는 가장 웃긴 사람이고 중간에 포기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니까요. 마지막 챕터에 제 글을 넣고 싶다고 했을 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4년 전 결혼식 연설문을 교정해 보았습니다.


저와 제 아내는 무려 세 번의 시도 끝에 결혼식을 할 수 있었습니다. 결혼식 한 번 하는데 세 번의 시도라니 웃기죠? 코로나 방역 규정이 계속 바뀌어서 날짜 선택이 쉽지 않았습니다.

제 가족은 은주를 새로운 가족으로 맞이하게 되어 무척 기뻐했습니다. 아들만 둘인 저희 아버지는, 돌아가신 그녀의 아버지를 대신해 신부 손을 잡고 입장하는 특별한 순간을 경험했죠. 그녀의 가족들도 저를 좋아해 주시고 마음을 열어 주었습니다. 그녀의 부모님은 은주를 사랑스럽고 따뜻한 사람으로 키워 주셨습니다. 또한 부족한 저의 한국어 실력을 이해해 주셨습니다.

어느 일요일 아침, 한국 서울의 장모님 댁에서 저는 조용히 물었습니다.

“은주야, 나랑 결혼해 줄래?”

그녀는 잠시 망설이다가 “좋아”하고 대답했고, 우리는 키스했습니다.

“그런데… 반지는 어디 있어?”

“…가게에 있어.”

혹시 반지 없이 프러포즈해 보신 분 계신가요? 저는 위험을 감수하는 스타일은 아니거든요. 사실 우리 아버지도 반지 없이 프러포즈하셨대요. 샤드렉 가의 전통이죠.

그날, 가게 문이 열리자마자 은주와 그녀의 어머니, 큰언니가 저를 차에 태워 쇼핑하러 데려갔어요.

‘아이고, 오늘 지갑이 얇아지겠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한국이 올림픽에서 잘하는 종목이 뭔지 아시나요?

하나는 쇼트트랙이고요, 또 하나는 바로 쇼핑입니다! 쇼트트랙 선수처럼 빠르게 움직이며 쇼핑하는 그녀들의 모습에 저는 정신이 쏙 빠졌습니다. 그녀의 큰언니는 쇼핑의 여왕이에요. 모르는 게 없죠.

처음 본 반지는 커플링이었는데, 과자에 들어 있는 장난감 반지 같았어요. 당연히 탈락!

곧이어 가장 비싼 반지를 보여주더군요.

“이 반지는 어때요? 작고 우아하잖아요~”

다른 반지를 가리키며 전 필사적으로 싸워봤지만… 결국 졌습니다.

장모님(Chang Mon Nim)이 그 반지를 보고 고개를 끄덕이셨을 때… 게임 오버였죠.

“까까 주세요(Kaka Jooseyo)?” 알고 있는 한국말을 최대한 동원해 보았어요.

“안돼요.” 점원은 딱 잘라 말하더군요.

한국 점원 1, 이안 0. 제가 졌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이 그녀를 위한 것이라면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었습니다.

은주는 정말 아름답고 멋진 사람입니다. 함께 있으면 항상 즐겁고 제 하루를 환하게 밝혀주는 존재입니다. 지금까지의 시간도 너무나 행복했고, 앞으로의 여정도 기대가 됩니다. 무엇보다도, 이제 이렇게 멋진 여자를 “내 아내”라고 부를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행복합니다.

글을 쓰기 시작한 은주에게 신랑 들러리를 맡았던 제 동생 마크의 좌우명을 전해주고 싶어요.

“진실과 전설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전설을 택하라.”

은주의 글이 심심한 진실보다는 살아 숨 쉬는 전설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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