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장금 Aug 19. 2020

선배님, 연애는 어떤 사람과 해야 하나요?

좋은 사람을 고르는 것보다 만나지 말아야 할 사람을 걸러내는 것이 중요


오랜만에 모임을 했다.

풋풋한 새내기들도 몇분 참석했다.

공식적인 회식이나 출장도 아닌데 늘 그렇듯 업무 이야기로만 열을 올렸다.


"아이고 ~ 담번에 만나면 제발 일 이야기는 그만하고 그냥 살아가는 이야기도 좀 해보자."

그렇게 딱딱한 식사를 마치고 일어서는데 한 아가씨 웃으

"선배님, 연애는 어떤 사람과 해야 할까요?"라고 묻는다.

업무 이야기를 하는 내내 아름다운 청춘이 정작 궁금했던 것은 따로 있었던 모양이다.


나는 대학에서 식품영양학을 전공했지만, 누가 뭐래도 내 1전공은 연애였다. 이성에게 관심이 많았고 진취적이며 활동적인 오픈 마인드로 잠시도 쉬어 본적 없이 헤어짐과 만남을 반복하며 참 열심히 연애를 했다.

때론 가볍고 때론 진지하고 때론 가슴 시리는 많은 연애 후 깨닫게 된 한가지는


 "모든 인간은 다 똑같다."


자라온 환경이 다르기에 차이는 있지만 누구나 고유한 매력이 있고 또 이해 못할 부분도 있다. 나와 의견이 맞지 않는 사람은 나와 가치 기준이나 취향이 다를 뿐 틀린 것이 아님을 이제는 안다. 그렇게 열심히 연애를 한 덕에 나와 잘 맞는 탁월한 짝을 골랐다.  





"선배님, 어떤 사람과 연애를 해야 하나요?"


당연히 내 마음이 이끌리는 사람과 연애를 하면 된다.마음이 이끌리는 사람을 만나면 주변인 10명중 9명이 극구 반대하고 오직 1명만이 그 사람을 만나 보라고 하면 9명의 말은 전혀 들리지 않고 1명의 말만 들린다.

끌림은 그런 것이다.



누군가 말린다고 상대에 대한 관심을 차단 할 수 있다면 그건 끌림이 아니다.



설령 저런 어마한 끌림이 없더라도 인연이 닿는다면 너무 가리지 말고 누구든 만나라. 사람을 많이 만나다 보면 좋은 사람을 가려내는 눈이 저절로 생긴다. 더 정확히는 좋은 사람을 선별해 내는 것이 아니라 피해야 할 사람을 가려낼 수 있게 된다. 


사람은 누구나 다 각자의 매력이 있다.각자의 고유한 개성과 장점 그리고 단점도 반드시 있다. 누군가는 밝고 적극적이며, 누군가는 조용하고 내성적이다. 누군가는 마음의 여유가 있지만 우유부단하고, 누군가는 마음의 여유가 없지만 결단력이 있다.


우리는 스스로가 가지지 못한 것을 상대가 가졌을 때 대단하다 생각하며 매력을 느낀다. 나와 반대 성향의 사람에게 끌리는 것이다. 그러나 연애를 하다보면 결국 그런 반대 성향 때문에 또 치열하게 다투게 된다.






만약 처음 만남에서 상대를 어느정도 걸러내고 싶다면 다음의 질문을 해보자.



"하고 싶었던 일이 있었는데 못 한게 있나요?

이 때 하고 싶은 일을 못한 이유를 남 탓을 돌리는 사람은 비추다. 부모님이 반대해서, 누군가가 방법을 알려주지 않아서, 뭔가가 자신을 방해해서라고 말하는 사람은 매사 문제가 발생했을때 상대나 환경 탓으로 돌릴 확률이 높다. 이런 사람과는 잦은 다툼을 하게 된다. 수동적이며 챙겨 주기만 바라고 문제가 생기면 상대 탓으로 돌린다.



"제가 더 적극적으로 노력하지 않아서 그런 것 같아요" 라며


문제의 원인을 스스로에게서 찾는 사람을 만나라.


그런 사람은 긍정적이고 진취적이며 분위기를 리드하고 문제가 생길 경우 능동적인 해결책을 찾을 확률이 높다.





사람들은 타인의 외모, 명예, 매력 등을 흠모하고 감탄하며 욕망한다.

욕망은 타인에 의해 중개된다. 욕망은 타인을 자극하고 끌어당기는 메커니즘속에서 움직인다. 욕망에는 미묘한 자성이 있다. 한 개인의 욕망은 이런 자성으로 다른 욕망을 끌어당기며 사회적 관계망을 타고 널리 퍼져나간다. 문제는 욕망이 좌절되고 실패할 때 생긴다. 욕망의 실현이 꺾일 때 어떤 사람은 살인이나 폭력같은 극적인 수단을 통해서 그것을 이루고자 한다.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 -장석주)


 

사람은 욕망이 좌절될때 그들만의 고유한 방어기제를 드러낸다. 방어기제란 불안우울, 수치감과 죄책감 같은 불쾌한 감정을 경험할 때 스스로 마음을 보호하기 위해 나타나는 정신적 신체적 활동을 말한다.


그 모습은 다양하다. 연애 초기에는누구라도 좋은 모습만 보인다. 상대의 고유한 방어기제를 연애 초기에는 볼 수가 없다. 그러나 점점 권태기가 오고 욕망을 이루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되면 자연스럽게 방어기제가 드러난다. 어떤 이는 동굴로 숨어버리고, 어떤 이는 잔소리 대마왕이되고, 어떤이는 폭력적이고 파괴적인 성격으로 드러난다.



상대의 최고의 모습을 보고 배우자를 선택하면 안된다.
상대의 최악을 보고 배우자를 선택해야 한다.



사귀면서 상대의 방어기제가 어떻게 발현되는지 관찰해야 한다. 상대의 방어기제를 내가 감당할 수 있을때 연애를 지속하거나 결혼을 결심하면 된다. 폭력이나 폭언을 마꾸 쏟아낸 후 "미안해"라고 달래거나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동굴로 혼자 숨어버리는 방어기제를 지닌 사람도 많다. 그 모습을 내가 감당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 인연이 이어져도 괜찮지만 그 모습을 감당할 수 없다면 헤어져야 한다.    



가장 최악의 파트너는 나도 몰랐던 내 최악의 모습을 꺼내주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과는 하루빨리 헤어지는게 낫다.



우리는 타인 속으로 녹아들어 그의 자리를 차지하고, 그의 존재와 그 빛나는 아우라와 그의 멋진 자율성의 비밀을 내것으로 만들고 싶어한다.

(욕망의 탄생/미셀 우구를리앙)


두근두근 / 신영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