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처럼 날고 싶다
유튜브 숏츠에서 스치듯 본 영상이었다.
아기의 모자에 커다란 나비가 내려앉아, 가만히 날개를 흔든다. 아기의 시야 끝에 그 움직임이 걸렸는지, 아기는 천천히 고개를 돌린다. 하지만 나비는 그 고갯짓을 비껴가듯, 시야에서 천천히 멀어진다. 마치 아기를 놀리듯, 두어 번 나풀거리던 날개는 어느새 바람을 타고 날아가 버렸다. 그 여유롭고 우아한 날갯짓에, 나도 모르게 넋이 나가 있었다. 나는 문득, 그렇게 날고 싶다고 생각했다. 나비처럼.
내가 있는 수영장은 5 레인, 중급 코스다.
그 옆 4 레인은 상급자들, 그리고 가운데 3 레인은 거의 고수들만 들어가는 구역이다. 3 레인과 4 레인의 차이는, 실력보다 체력의 차이에 가깝다.
이 두 레인이 동시에 접영을 시작하면, 마치 나비 떼가 수면 위를 스치듯 물수제비처럼 지나간다. 물보라 하나 없이, 조용하고 유려하게. 나는 홀린 듯 그 장면을 바라보며, 상투적인 생각을 되뇐다. '우아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는 접영을 고래의 움직임에 비유했다. 왜 이 영법을 ‘버터플라이(butterfly)’라 부르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물속에서는 고래처럼, 물 밖에서는 나비처럼.
그게 접영이다.
수영이 오래 걸리는 이유는 저항감때문이에요
옆 레인의 나비들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던 나에게, 강사가 덧붙인 말이다. 그들은 10년 이상 수영한 사람들이라고 했다. 생각해보면 나도 이제야 물의 저항감을 조금 이겨내기 시작했다. 아니 어쩌면 이겨내는 게 아니라, 활용하는 법을 배우기 시작한 것인지도 모른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의 타이밍, 출수킥과 호흡, 팔을 던진 후 조용히 다시 물속으로 스며드는 감각. 접영은 물과 싸우는 기술이 아니다. 오히려 물의 저항감을 활용할 때 더 잘 나아가는 영법이다.
나는 본래 저항감이 강한 사람이다.
누군가는 “AB형은 원래 그래”라고 웃었고, 나 스스로는 내향성을 탓하며 자책하곤 했다. 글쓰기를 숙명이라 여겼지만, 머릿속은 늘 무의미를 찾아 떠돌았다. 하고 싶은 공부와 다루고 싶은 주제들 앞에서도 늘 마음은 뜨거웠지만, 머리는 차가웠다.
그러나 이제는 안다. 나는 단지, 저항감에 적응하기까지 오래 걸리는 사람일 뿐이라는 것을. 이제는 그 저항을 피하지 않기로 했다. 늘지도 않는 것 같던 수영을, 일주일에 두 번씩 묵묵히 반복하다 보니 도무지 되지 않던 요가 자세가 어느 날 자연스레 완성되었다.
저항감은 길을 막는 벽이 아니라, 방향을 묻는 숨겨진 문이 아닐까. 그 문 앞에서 주저할 수도 있고, 잠시 머물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 열고 들어가게 된다. 저항이 생길수록 조금 더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나아가고 싶다. 그렇게 가다 보면 저항이 전환점이 되는 순간을 마주하게 되겠지.
나비의 날개를 갖게 되는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