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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오 Apr 14. 2024

멍멍이와 고양이 (+알바 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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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멍멍이와 고양이

예전, 시골 할머니 댁에서는 강아지를 키웠었다. 그래서 할머니 댁에 가면 항상 강아지를 볼 수 있었다. 반면에 고양이는 지저분한 골목에서나 마주치는 조금은 무서운 동물이었다. 그래서 어릴 적의 나에겐 강아지는 친근했지만 고양이는 그렇지 못했다. 누군가 나에게 고양이가 좋냐, 강아지가 좋냐 물어보면, 나는 강아지를 골랐었다. 딱히 강아지가 좋아서가 아니었다. 고양이보다는 강아지가 조금이라도 더 친숙했기 때문이다. 나는 동물에 관심이 없는 아이였다.


시간이 흐르고 대학생이 되고 난 후부터는 왜인지 고양이를 좋아하게 되었다. 학교엔 고양이가 많았고, 친구들도 고양이를 좋아했다. 고양이는 귀여웠다. 오히려 이젠 강아지가 무서웠다. 개는 짖으니까. 반면에 고양이는 기본적으로 사람한테 관심이 없다. 그냥 누워있다. 그런 녀석들이 어쩌다가 나한테 다가오면 귀여워서 미친다. 고양이 사진을 많이 찍었다.


그런데 최근엔 멍멍이도 귀엽다는 생각이 든다. 걷기 운동을 하는 루트에 멍멍이 하나가 있는데, 항상 제자리에서 짖지도 않고 앉아있다. 사람이 오면 멀뚱히 쳐다만 본다.




# 알바 합격!

오늘 아침에 화장실 청소를 하고 방에 돌아와 휴대폰을 봤는데 부재중 전화가 두 통이나 와 있었다. 그 번호는 분명히 며칠 전에 40분 동안이나 들여다봤던 그 번호였다. 나는 곧바로 다시 전화를 걸었다. 사장은 다음 주에 나오라는 말만 간단히 한 뒤 끊었다.


얼떨떨하기도 했는데 우선은 기쁜 마음이 컸다. 지난 일주일간 머릿속으로 내가 일하는 상상을 했다. 알바에 진짜로 붙을 생각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잠시 꿈을 꿨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붙었다. 무경력으로, 두 번 만에.


조금이지만 돈을 벌 수 있구나. 내가 드디어 일을 해서 돈을 벌어보는구나. 그런 생각에 기뻤다. 저번 주에 병원에 갔을 때, 의사는 나보고 일을 해보라고 두 번째로 말했었다. 나는 그가 일 얘기를 꺼낼 때마다 위축되었고, 할 말이 없었다. 그러나 이젠 일을 하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의사 앞에서 그 말을 할 수 있게 되어서 기뻤다.




# 아침약 안 먹기 도전 10일차

오늘은 좋은 소식이 있어서인지 기분이 괜찮았다. 오늘도 힘들면 내일부터 약을 다시 먹을 작정이었는데, 조금 더 지켜봐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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