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Product Design(UXUI) 유학 후 취업 여정 (8)
위 사진은 4th of July 날 샌프란 피셔맨스와프에서 찍은 fireworks 사진입니다:)
나는 작년 11월부터 일을 시작하여 지금까지 현 회사에서 Product Designer로 근무 중이다. 그러니까 10월 한 달 동안 면접을 보고 오퍼를 받아 11월부터 일을 시작했다. 지원은 9월 말 - 10월 초 즈음 링크드인을 통해 지원했다. 하지만 나에게 이러한 기회가 오기 전, 말도 안 되는 일들이 있었고 이를 꼭 공유하고 싶어 글을 다시 적어본다.
작년 8월 초, 10주 동안의 인턴쉽은 잘 마무리되었고 앞선 글에 언급했듯이 정규직 전환이 되지 않았다. 나는 일찌감치 바삐 움직여 네트워킹(수많은 멘토쉽과 커피챗)과 포트폴리오 및 이력서 업데이트를 진행했고 풀타임 지원을 시작했다. 이 시기가 2024년 작년이었고 이미 주니어를 뽑는 회사가 현저히 줄어들기 시작했고 뽑지 않는 회사도 많아졌다. 대량 해고는 여전히 발생되고 있었다.
이런 현실 속에서 내가 판단한 것은 한두 번의 인턴쉽 기회를 (경험은 가질수록 좋으니까) 얻는 것도 나쁘지 않다 생각하여 24년 가을 인턴 지원도 동시에 진행했다. 정말이지 24년은 나에게 인생에 있어서 가장 정신없이 흘렀던 해다. 나는 8월 인턴쉽이 끝나고 잠시 휴식이 필요하여 한국에 갔었고, 말이 한국이지 한국에서도 회사 지원은 계속 됐다. 그러다가 이름 들으면 누구나 알만한 회사에서 가을 인턴 면접 기회를 얻을 수 있었고 이 이후에도 몇 군데 회사에서 면접을 보자고 연락이 왔다. 그런데 면접을 보는 회사마다 최종 면접에서 떨어졌었다. 이게 지속이 되다 보니 점점 압박감이 느껴졌고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그러다가 8월 중순 즈음 (한국에 방문한 지 약 10일 이후) 특정 회사에서 최종 면접을 보고 싶다고 연락이 왔고 최종 면접은 무조건 on-site 로만 허용이 된다고 했다. 이 회사의 최종 면접을 위해 일찍 미국에 들어갈지, 아니면 보지 말고 9월 학교 개강 시기에 맞춰 예정대로 돌아갈지 고민이 됐다. 결국 기회는 늘 찾아오지 않는다는 판단 하에 비행기 표를 변경했고 최종 면접날 바로 전날 도착 했다. 회사는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 있었고, 애틀랜타에 저녁에 도착하는 순간 나는 핸드폰의 전원을 켜고 메시지를 확인했다. 회사의 리크루터의 문자 메시지가 와있었고 내용은 이러했다 - 미안한데, 우리 회사의 사정으로 이번 인턴쉽은 몇 개월 뒤로 미뤄질 것 같아. 면접은 취소가 되었다.
최종 면접을 보기 위해 14시간 비행기를 타고 애틀랜타에 갔던 건데 취소라니... 어이가 없어서 눈물도 안 나오고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못했다. 그리고 스스로 생각했다. 올 한 해는 운이 정말 안 좋구나. 타이밍도 참 별로다. 나한테 얼마나 좋은 일이 일어나려고 이러나. 인턴쉽에 합격하고 기분 좋았던 바로 그 전년도 23년과는 다르다고 생각했다.
결국 나는 9월에 번아웃이 왔고 악착같이 진행해 왔던 포트폴리오 업데이트조차 흥미를 잃었고 아무런 감정이 안 들었고 모든 게 지친 상태였다.
사실 내 에너지를 좀 적절하게 쓰고 가끔 휴식을 취하거나 했어야 했다. 나를 잘 아는 멘토들도 - 지니 님은 좀 천천히 가셔도 된다, 너무 급해 보인다.라는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내가 이렇게까지 에너지를 쓴 데에는 이유가 있을 수밖에 없다. 비자 신분, 나이 30이 넘었다는 사실, 그리고 디자인 전공을 하지 않은 채 미국으로 career transition. 이게 나를 절실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번아웃은 생각보다 일주일 정도 후에 나아졌다. 방법은 간단했다. 번아웃이 왔다는 점을 인지하는 것. 번아웃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지?라는 생각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처음에는 너무나도 컸고, 오히려 방법을 바꿔서 - 번아웃은 누구나 현대인이라면 올 수 있다. 아 내가 번아웃이 왔구나. 심호흡을 하자. 이런 식으로.
번아웃이 나아지면서 나는 지속적으로 회사 지원을 했다. 나는 대학원 졸업이 25년 3월이었기 때문에 빠르게 정규직을 알아봐야 했고 시간이 없었다. 그러다가 9월 말 - 10월 초, 현재 다니는 회사에 지원을 하게 된다. 우연히 링크드인에서 Lenme라는 회사의 채용 포스팅을 발견했고, 풀타임 포지션을 채용한다길래 정말로 기대 1도 없이 지원했다. 워낙 주니어 채용 시장이 안 좋았기 때문에 서류가 통과될 거라고는 전혀 기대가 없었다.
앞서 언급했듯, 나는 24년 여름 인턴을 하면서도 동시에 네트워킹에 힘을 썼고, 특히 미국에 계신 (나의 길을 이미 걸어가신) 한국 디자이너 분들을 찾아 커피챗을 많이 했다. 유튜브 EO 스튜디오에서도 두 번 출연해 주셨던 K** Kim 님에게 6월 즈음 링크드인 메시지를 보내드렸다. 워낙 바쁘신 분일 것 같아 메시지 답장 기대를 안 했는데 감사하게도 커피챗 요청에 응해주셨고 약 30분 정도 커피챗으로 처음 만나 뵈었다. 결론은, 이 커피챗이 끝나자마자 내 눈에선 눈물이 주르륵 흐르고 있었다. 감사해서다. 나의 절실함이 보였을까 아니면 나의 잠재력을 봐주셨던 걸까. 나 스스로 잘 해낼 수 있다는 용기와 자신감이 생겼다. 이후, 9월 말 즈음, Thread를 통해 K** Kim님이 커리어 등 관련 조언이 필요한 분들을 위한 멘토링 세션 오픈을 했다는 포스팅을 발견하게 되면서 또다시 나를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다행히 기억해 주셨고 다양한 분들과 함께 멘토링 세션에 참가했었다.
그러다가 K** Kim님으로부터 카톡이 왔다 - 지니 님 혹시 제 회사 지원하셨어요? **(사장 이름은 가리겠습니다)이 지니 님 서류 sort out 해놓았더라고요 제가 아는 지니 님이 맞나 해서 연락드렸습니다, 과제 제출 하시면 한번 연락 주세요! - 실제로 K** Kim님이 현재 사장님과 공동 창업한 회사이기도 했다.
서류 통과는 기대도 안 했는데 감사하다고 전해드렸다.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고, 사장님과 1차 면접 후, 과제 전형을 진행했다. 실제로 과제 제출 시간까지 이틀도 되지 않았기 때문에 학교 수업을 가지 않고 밤을 정말 새면서 진행했다. 정규직 오퍼의 기회를 얻기 위해서는 밤새는 건 일도 아니었다.
과제 통과 후, Kyo님과 짧은 마지막 면접 후에 나는 정규직 오퍼를 받게 되었다.
24년도는 나에게 말도 안 되는 일들이 일어났고 내 인생에 있어서 잊지 못하는 한 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