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살에 멈춰 선 35살
20살 초반이면.. 얘야, 일찍 일찍 다녀라~ 밤 12시 넘어서 들어오니 아주 날 샜네, 날 샜어!
25살이면.. 직장 구하느라 힘 좀 들겠다~ 이번에 이력서 넣은 곳 떨어졌다고? 괜찮아 잘 될 거야!
30살 즈음이면.. 결혼할 준비를 차차 해야겠네~ 여자 친구는 있고?
라고 나이 때에 맞는 잔소리를 하고 싶은 부모님이 있다.
바로 우리 오빠에게 말이다, 몸은 35살이지만 마음과 생각은 2살인.
남들은 듣기 싫어하는 잔소리, 뻔한 위로가 될 수 있는 흔한 말들을 오빠에게 들려주고 싶고, 하고 싶다.
스스로 독립적인 생활이 어려운 장애인이 가족 구성원 중 있다면 누구나 꿈처럼 한 번쯤은 해보는 생각일 것이다.
솔직히 한 번이 뭐야, 여러 번이겠지.
그렇게 꿈처럼 비장애인인 오빠의 모습은 어떨까 하고 상상해본다.
오빠는 장애가 없다면 어떤 성격일까, 말 수가 없을까 아니면 오지라퍼 같은 성격일까?
장애가 없다면 스스로 자기 관리를 했으니까.. 지금보다는 더 잘생기게 하고 다니겠지? 본판이 잘생겼으니까 더 멋있게 하고 다닐 거야. 헤어스타일도 본인이 멋있게 하러 미용실 다녀오겠지?
오빠의 '으으, 쉬쉬'가 아니라 '야! 오늘은 오빠가 월급 받아서 소고기 쏜다!' 하는 오빠 목소리는 어떨까?
나랑 나이 차이가 많이 나니까 내가 학생 때 가끔 용돈도 주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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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다 보면 그렇지 못한 현실에 울컥 눈물이 차오른다.
나 혼자 꿈속에 있다가 자신만의 세상에서 혼자 놀고 있는 오빠가 눈에 들어온다.
그래, 다 꿈같은 생각이었고 뇌전증없이, 건강하게만 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