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에서 하는 단골 질문이 있다.
"우리 회사에는 왜 지원하셨습니까?"
여기에 그럴듯한 이유들을 붙일 필요는 없다. 이 회사가 얼마나 대단한 회사이고, 내가 그 회사가 채용하기에 가성비가 꽤 좋은 사람이라는 입 발린 소리를 할 필요는 없다. 결국 우린 돈 때문에 그 회사에 지원한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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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당 임금에 묶인 직장인들은, 정해진 시간 동안에는 한정된 공간에서 본인의 업무를 처리해야 한다. 그래야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기 때문이다. 직장에서의 최종 목표는 성취도, 자아실현도 아닌 '돈'이니까.
그래서 그 '돈'이란 걸 잘 벌려면, 직장에서는 최소한의 두 가지를 요구한다.
'정치를 잘하거나, 일을 잘하거나.'
둘 중 뭐 하나라도 잘한다면 위로 올라가는 건 문제가 없다. 물론 정치를 잘하는 게 여러모로 더 유리하긴 하다. 지금 다니고 있는 그 직장에 한해서 말이다. 정치를 하는 사람의 대부분의 끝은 그들의 이전 행위가 언젠가는 자기 자신을 속박해 오기 마련이다. 남을 긁으려다가 자신이 긁힌다는 말처럼 사내정치란 게 그렇다. 그러니 지금 정치 한 번 잘해서 위로 올라갔다고 으스댈 것도 없는 거다. 웬만하면 일을 잘하는 애들이 결과적으로는 더 나은 삶을 사는 경우가 많으니까.
김승호 저자의 <돈의 속성>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온다.
"돈이 목적이 되는 순간, 모든 가치 기준이 돈으로 바뀌고 집안의 주인이 된 돈은 결국 사람을 부리기 시작한다. 결국 사람이 돈을 대신해서 일을 하게 되며 돈의 노예가 된다."
직장인들은 우스갯소리로 본인을 도비(해리포터 시리즈의 나오는 집요정)라고 얘기한다. 매 달 신용카드를 긁고, 그 카드값을 갚으려면, 직장에서 돈의 노예처럼 일하지 않으면 안 되니까.
우리가 직장을 다니는 목적은 분명 돈이다. 그건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언제까지 우린 돈의 노예를 자처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