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부터 하면 되지?
아기? 우리도 갖자!
2019년 하반기를 보내며 2020년의 계획을 '아기 갖기'로 잡았다. 둘이서 자유로운 시간을 약 2년 보냈으니 이제 계획임신을 시도해보자. 자 그럼 이제 뭐부터 하면 될까?
아기를 갖기로 했지만 그렇다고 지금 바로 생겨버리면 그건 좀 곤란해! 마음의 준비도 해야 할 것 같고, 임신을 하기 전에 필요한 준비는 뭐가 있는지도 알아봐야 하니까! (이때는 날짜만 맞추면 아기가 바로 생길 거라고 생각했다.)
계획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혹은 갑작스럽게 아기를 만나게 되는 경우도 종종 봤던지라 그다지 어려울 게 없어 보였다. 그저 배란일만 잘 맞추면 되는 정도? 하지만 우리는 계획임신이니 보다 더 준비된 상태에서 아기를 맞이하기로 했고 '임신 준비'라는 검색어로 포털사이트와 인터넷 카페를 돌아보고, 주변 지인들에게 듣는 이야기들도 있었다.
건강검진, 엽산 복용, 체중 및 체력 관리(우리처럼 결혼 후 체중 증가를 경험한 사람에게 해당되겠지만)
이 정도만 하면 될 것 같다.
건강검진은 지역 보건소에서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무료 건강검진사업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결혼 1년 이내에 받아야 무료로 받을 수 있다고 하여 결혼 10개월쯤 아기 계획이 없을 때임에도 사전에 미리 받아놨었다. 검진을 마치니 엽산을 챙겨주셨다. 우린 단지 검사 결과가 필요해서도, 영양제가 필요해서도 아니라 '무료'로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놓치고 싶지 않았으니 받은 엽산은 그대로 서랍 속으로 들어갔었다.
이제 서랍 속에 묵혀뒀던 그 엽산을 꺼낼 때가 됐다. 임신 3개월 전부터 남편도 함께 챙겨 먹는 것이 좋다는 말을 듣고 같이 챙겨 먹기로 했다. 임신은 여성의 신체에서 일어나는 변화인데 임신을 하기 위해서 남편도 챙겨 먹어야 한다니 뭔가 '진짜 공동의 임무'를 갖게 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2019년 12월부터 매일 저녁 엽산을 챙겨 먹었다. 영양제 챙겨 먹겠다고 사다 놓고 한 통을 끝까지 채 다 먹어보지 못하고 버려진 영양제 다들 많지 않은가. 종합비타민, 오메가, 홍삼 등 잊지 않고 매일 챙겨 먹은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이상하게도 엽산은 하루라도 안 먹으면 큰일이 날 것처럼 외박을 하게 될 경우에도 챙겨 다녔다.
이번엔 체중 및 체력관리다. 가장 장기적이면서도 어려운 일이 아닐까. 임신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조금 더 건강해지기 위해 19년도부터 같이 헬스장을 다니고 있었다. 호기롭게 인바디도 측정하고 땀도 열심히 흘렸는데 왜 그저 건강한 돼지가 되고 있는 것 같은지.. 그때마다 우린 '하루빨리 살을 빼기 위해 하는 게 아냐. 장기적으로 이렇게 조금씩만 하면 운동이 습관이 되고, 그럼 된 거지' 라며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임신을 계획했다고 해서 운동의 강도나 횟수를 딱히 더 늘리진 않았던 것 같다. 신혼 초처럼 다양한 안주와 주종으로 즐기는 야식을 하지 않을 뿐!
자 이제부터 3개월 뒤에 임신만 하면 된다. 좋아, 잘 돼가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