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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에스더 May 06. 2022

뱃살이 나와도 괜찮습니다

내 몸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사랑한다는 것




비만이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체지방률이 비만. 빨간 불에 복부비만이다.




 우연한 기회에 몸무게를 쟀다. 숫자를 보고 놀랐다. 이렇게 쪘을 줄이야. 최근에 치마를 입을 때 뱃살이 늘었다고 느꼈다. 자리에 앉을 때도 잡히는 뱃살이 꽤 많았다. 살이 찌긴 했구나 싶었다. 그렇지만 체중계에는 올라가서 확인하지 않았다. 뭐 얼마나 늘었으랴.



 어느 날부터 몸무게를 재는 게 스트레스였다. 자꾸 인바디에서 늘어나지 않는 근력량을 보며 기운이 빠졌다. 부정적인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몸무게 재는 것을 멈추었다. 2년 넘게 쓰지 않은 기계는 먼지만 쌓여갔다. 저걸 중고로 팔아야 하나 생각했는데, 이번에 다시 꺼낸 거다.




 몸무게는 작년 8월에 건강검진을 한 게 마지막이었으니 8개월 만에 잰 셈이었다. 그때와 견주니 4kg 늘었다. 여기에 인바디 기계는 정확하게 말해주었다. 모두 체지방이 늘어난 거라고. 



체지방률은 36.8%, 내장지방 레벨은 10. 뱃살만 쏙  늘어난 몸이었다.











 잠시 동공 지진이 일어났다. 근육량의 변화가 없으면서 체지방과 뱃살만 쏙 늘어난 몸. c자형이다. 하나도 예쁘지 않다. 내면에 있는 차가운 비판가가 쉴 새 없이 떠들게 분명하다. 그동안 내가 뭘 잘못해서 여기에 이르렀는지 하나씩 정확하게 짚어내겠지. 그걸 들으며 자꾸 후회만 할 테니까. 그러고 싶지 않았다. 



바로 질문으로 전환했다. 




“앞으로 나는 40대를 어떤 몸으로 지내고 싶어?”
“몸무게는 어떤 목표를 세울까?”
“지금 생활에서 무엇을 넣고, 빼면 좋을까?”




 몸무게를 잰 덕분에 앞으로 40대를 사는 내 몸에 대한 목표를 세우게 되었다. 몸을 향해 비판, 비난으로 채우기보다는 사랑의 눈으로 바라보기로 바꾸었다. 내 몸을 향해 부족하다고 말해주고 싶지 않았다.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나는 지금 충분히 예쁘고, 건강하다. 추가로 앞으로도 건강하게 살면 되는 것뿐. 오히려 체지방만 늘었다며 나를 한없이 비판하고, 내 몸을 좋지 않게 보는 게 더 나에게 잘못하는 거다.     



 뱃살이 좀 나왔다는 건 아주 천천히, 조금씩 빼면 된다는 의미다. 체지방만 늘었다는 건 체지방률에서 초록불이 뜨도록 하면 된다는 말이다. 근력이 잘 늘어나지 않는 걸로 나 자신을 계속 힘들게 했다. 지금보다 더 줄지만 않아도 된다로 바꾸니 편안했다. 



 적당히 살이 있는 것도 애교로 봐준다. 뱃살도 사랑스럽게 여긴다. 그동안 내 몸에서 늘 부족한 곳에 시선을 돌렸다. 밑바탕에 깔린 생각은 나보다 늘씬하고 쭉쭉빵빵한 사람들과 견주어서 내가 예쁘지 않다는 거였다. 비교하고 내린 판단으로 나를 힘들게 했다.



있는 그대로 따스하게, 사랑스럽게 바라보지 못했다.     










앞으로 건강하게 40대를 사는 습관을 만들면 되는 것뿐이다. 




나는 40대를 건강한 사람, 체지방에 초록불이 뜬 정도로 지내기로 했다. 내 몸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것부터 연습한다. 지금도 괜찮으니까. 



 오히려 생각과 감정에서 다이어트를 한다. 부정적인 생각, 나를 함부로 대하는 말, 차갑게 비난하고 비판하기, 자기 연민에 빠져서 나를 불쌍하게 바라보기, 하찮게 여기는 생각은 지금보다 더 많이 줄인다. 아이들에게 화가 난다고 바로 큰소리로 쏟아내기보다 숨쉬기를 3번 해서 격한 감정을 좀 더 뺀 상태로 말하는 것을 연습한다.     



 새롭게 더할 것은 일주일에 3번 정도는 샐러드를 해 먹는 것. 그리고 밥을 먹고 바로 과자를 먹는 건 줄인다. 대신 점심과 저녁을 먹고 몸을 10분 움직이는 걸로 대체한다.



 내 몸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 나에게 좀 더 관대 해지는 것. 내가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쉽게, 꾸준하게 하는 걸로 바꾼다. 



나는 몸과 마음이 평온하고 편안한게 더 좋다.      








슬픔에 너무 오래 빠져 있지 말고 일부러 자기 자신을 괴롭히지 마라. 마음의 기쁨은 사람을 활기차게 하며 즐거움을 사람을 장수하게 한다.




 <탈무드>에 나온 말이다. 나를 괴롭히는 사람이 나였다는 것을. 특히 부정적인 감정으로 나를 힘들게 했다는 것을 잘 안다. 지금의 내 몸이 어떻든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인다. 한발 더 나아가 건강하게 나이 드는 방법을 실천한다. 



거기에 날마다 내 몸에 사랑과 감사를 더 많이 넣어준다. 부정적인 생각은 계속 빼준다. 그렇게 살아도 괜찮다. 나를 사랑하는 데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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