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 수 없이 많은 단어와 문장이 입 밖으로 쏟아지고
시곗바늘은 멈추지 않고 돌고 또 돌고
해는 자신의 원래 자리로 돌아가는 길에
창가에 앉은 한 사람의 옆얼굴을 비춘다
이야기가 테이블 위에 와르르 쌓이고
시간이 그것들을 모으고
관계는 두터워진다
그는 눈을 잠시 찡그리더니
커튼을 당겨 밀었고
얼굴에선 빛이 사라지고
찡그리고 있던 눈은 달이 되었다
모든 것이 될 수도 있고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는
대화는 끝이 나고
우리가 앉았던 의자엔
온기가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