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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H Dec 30. 2023

일상 속 발견한 행복들.

하루를 온전히 느껴보는 것

 매 순간  일상을 소중히 즐겨보기로 한 후, 그동안 보지 못했던 것들을 발견하게 되었다.


 약속이 취소된 어느 날, 하루를 온전히 느껴보기로 했다.

평소 늦잠 자면 하루가 빨리 지나간다는 생각에 아무리 피곤해도 일찍 알림을 맞췄었다. 그날은 알림은 모두 꺼둔 채 늦잠을 자고 일어났다. 푹 자고 나니 피곤이 한결 씻겨 내려간 기분이 들었다.

 아침을 먹으며 어제 미쳐보지 못한 드라마를 보고, 여행 브이로그를 보며 힐링했다. 맛있는 음식도 먹고, 미뤄두었던 소설을 읽었는데, 마침 현재에 집중하며 지금 행복하자라는 메시지가 담긴 책이었다.

행복은 이미 우리 마음 안에 있다.
행복은 바로 지금 여기, 이곳에 있다.
과거는 돌이킬 수 없고
살아갈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으니
지금 살고 있는 오늘에 집중해야 한다.
한 걸음만 오른쪽으로 걸어도
이미 과거다.
한 걸음 앞으로 걸어도
미래가 아닌 현재다.

 - 윤정은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


 차곡차곡 모아둔 플레이리스트 중 하나를 꺼내 들으며 샤워를 한 뒤, 창 밖을 바라보며 잔잔한 음악을 듣고 여유를 즐겼다. 바람이 많이 부는 가을에는 구름의 이동이 더 잘 보인다. 한 곳에 뭉쳐져 하얀색을 띠던 구름은 바람을 타고 흘러가며 점점 흩어져 없어지기도 한다.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다양하게 변화하는 구름을 보고 있는 것. 이보다 완벽한 휴일이 있을까?


 또 다른 휴일, 산속으로 캠핑을 갔다.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기에 자연 속으로 들어가는 것만큼 좋은 방법도 없는 것 같다.  하늘을 바라보며 해먹에 누웠더니, 코끝에 스치는 차가운 공기가 겨울이 시작되었음을 알렸고, 바람을 타고 빠르게 지나가는 구름과 흔들리는 나무, 바닥을 나뒹구는 낙엽의 소리. 파란 하늘을 가로지르는 비행기와 무리 지어 날아가는 새들, 그 속에서 잔잔한 노래를 들으며 읽는 책. 모든 것들을 느끼며 보내는 자유로운 시간. 내가 사랑하는 순간들 중 하나이다.


 항상 함께 지니고 다니던 폰을 내려놓고, SNS를 보지 않으며 순간순간을 느끼며 하루를 보낸 날들이었다.

특별한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늦잠까지 잤는데도 하루가 알차고 행복했다.  이런 시간들만 지속됐으면 좋겠다는 마음.  거창한 행복 필요 없이 이러한 소소한 행복으로 채워가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다가 보면 인생이 아름답게 채워지지 않을까. 분명 같은 휴일을 보낸 건데, 핸드폰을 하며 보내는 휴일은 시간만 빠르게 지나가고 다가오는 내일이 두렵고 싫은 날이었다. 그날은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서인지, 내일 어떤 일이 다가와도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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