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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H Dec 23. 2023

우리가 놓치고 있던 것들.

스쳐 지나간 일상의 소중함

 오랜만에 영화 <소울>을 다시 다. 인생을 살아야 할 이유를 모르던 영혼 22가 재즈가 인생의 전부인 조 가드너를 만나 일상의 소소한 행복들을 경험하면서 불꽃을 얻게 되고, 조 가드너도 매 순간이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는 이야기이다.


 우리는 각자 목표를 향해 달려가느라 일상의 소중함을 놓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계절을 따라 꽃을 피우고 떨어지는 나무의 변화, 흘러가는 구름들, 분위기를 바꿔주는 음악과 맛있는 음식, 그 밖의 우리에게 불꽃을 주는 모든 것. 우리가 바쁘게 살아가고 있을 때도 항상 우리 곁에 존재하고 있던 것들이다. 영화에서 불꽃은 인생의 목적이나 이유가 아니라고 했다.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것이 불꽃인 것 아닐까?


 노을이 지는 시간에 한강을 지나는 지하철을 타면, 창 밖을 보는 것 자체로도 힐링되는 풍경이 펼쳐진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상에 지쳐 무표정으로 핸드폰을 바라보며 고개를 아래로 숙이고 있는다.

 다들 집을 사기 위해, 돈을 벌기 위해, 또 각자의 다른 목표들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렇게 공허하게 같은 하루를 보내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원하던 목표를 이루고 나면 행복할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젊은 물고기가 나이 든 물고기에게 헤엄쳐 가 물었어.
 "바다라고 하는 걸 찾는데요"
"바다?" 나이 든 물고기가 말했어.
 "여기가 바다야."
젊은 물고기가 말했지.
"여기? 이건 그냥 물인데.
내가 원하는 건 바다라고."  

영화 <소울> 中

 

 앞서 인용한 대사는 영화 속에서 고대하던 공연을 마치고 허무함이 밀려온 주인공에게 말해주는 이야기이다. 자신이 간절히 바랐던 것이 사실은 그렇게 대단하지 않았음을, 그저 인생의 순간들 중 하나임을 알려주는 대사 같았다. 주인공처럼 목표를 이루면 허무함이 밀려오거나, 또 다른 목표를 세우고 같은 일을 반복하며 인생을 살아갈 것이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행복할까?


 물론 목표를 세우는 것이 문제라는 말은 아니다. 목표는 우리가 살아감에 있어 동기를 불러일으켜 적극적으로 인생을 살아갈 수 있게 도와준다. 하지만, 오로지 그 목표만을 위해 살아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목표를 이루는 과정이 행복해야 결과도 아름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인생은 짧고 흘러가는 시간들은 많기에. 살아가는 데 있어서 지나가는 그 시간들을 다 소중하게 여기면 우리의 삶은 더 행복해질 것이다. 인생의 마지막에서 다시 일생을 돌아보았을 때, 결과만 중요시 여겨 무리하게 스케줄을 소화하며 여유도 없이 바쁘게 보낸 날들보다 하루하루 소소하게 웃는 날이 많았던 삶이 알차고 행복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일상의 모든 순간들을 누리며 살아보기로 했다. 힘든 하루에도 맑은 하늘을 보면서, 눈부신 햇살을 느끼며, 좋아하는 노래를 듣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는 순간들을 놓치지 않을 것이다. 무언가 특별히 하지 않아도 그냥 살아가는 일상을 행복하게 보내면, 지루하게 반복되는 삶이 아니라 매일이 새로운 날들로 가득하지 않을까? 주인공처럼 매 순간을 소중히 여기며 즐기면서 살아보기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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