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뮤지컬의 가장 큰 진입장벽은 가격이라 생각한다. 최근 대극장 뮤지컬은 vip석 기준으로 보통 16~18만 원 정도인데,그 가격으로 할 수 있는 다른 것들이 무수히 존재한다.오로지 뮤지컬로 소비하기 아깝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대학로 뮤지컬도 5~7만 원 후반대 정도로 많이 올라서, 할인을 받아도 비싼 감이 있다. 아직 뮤지컬의 매력을 모르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그 돈을 지불하고 관극 하는 게 이상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물론, 뮤지컬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한없이 오르는 가격을 보면서 비싸다고 생각한다. 특히, 제작사의 무분별한 vip좌석 색칠하기로, 1열과 맨뒤좌석의 가격이 같은 이해할 수 없는 좌석배치도를 보면 한숨만 나온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극함으로써 얻는 것들을 포기할 수 없기에 눈물을 머금고 결제한다.
그렇지만, 항상 뮤지컬을 정가로 예매하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할인들이 존재하는데, 그중 보편적인 것들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예매사이트에서 티켓을 오픈하는 날부터 일주일정도는 '조기예매할인'을 진행한다. 제작사에 따라 10~30%까지도 할인이 가능하다. 다른 할인권종에 해당하는 게 없다면, 티켓오픈날짜만 찾아봐서 할인을 노려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보통 티켓오픈날짜는 제작사의 sns에 오픈 며칠 전에 소식이 올라온다.)
조기예매할인을 놓쳤다면, 예매사이트의 '타임세일'을 노려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공연이 임박한 날짜들에 한에 40~50%까지 진행하는 할인이다. 대신, 예매기간이 하루나 3일 정도로 짧고, 주기적이지 않고 갑자기 진행하여 예매를 놓칠 수도 있으며, 공연이 임박하다 보니 좋은 자리들은 이미 없을 수도 있다. (타임세일은 보통 대학로 뮤지컬들에 한해 진행되는 것 같다.)
만약, 한번 본 뮤지컬을 다시 보고 싶다면, '재관람할인'을 받을 수 있다. 먼저 관극 했던 티켓을 챙겨서 매표소에서 인증하면 할인을 받을 수 있는데, 이것도 제작사마다 할인의 폭이 커서 10~30% 정도 차이가 난다. (한번 인증했던 티켓은 다시 할인은 받을 수 없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그래도 조기예매할인보다는 재관람할인을 더 많이 해줘야 하는 게 아닌가?라는 의문이 들기는 한다. 같은 공연에 N번씩 돈을 쓰는 사람들인데, 조금 더 혜택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느 순간은 뮤지컬은 '시체관극'-시체처럼 가만히 앉아서 봐야 한다는 말에서 나온 단어-을 해야 한다는 말이 돌면서 뮤지컬을 보는 사람들은 예민하다는 편견이 생긴 것 같다. 정말 살짝만 움직여도 노려보고 화내는 사람들은 예민한 사람들이 맞지만, 대체적으로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은데, 소수의 사람들 때문에 오해가 생긴 것 같아서 안타깝다.
그렇지만 뮤지컬 관람예절이 영화관보다는 움직이는 데에 한정적이긴 하다. 이 모든 것은 관객수를 많이 넣으려고 한 극장에서 시작된 문제들이다.
영화는 하루에도 몇 번씩 상영하기에 관객수가 많지 않아도 괜찮지만, 뮤지컬은 평일은 하루에 1번, 주말은 2번만 공연을 올리기에 한 번에 최대한 많은 관객을 수용해야 비용을 충당할 수 있다. 때문에 더 많은 좌석을 넣기 위해서 좌석 단차를 낮추고, 간격을 좁혀서 최대인원이 들어갈 수 있도록 만든 극장들이 대부분이다.
영화관 좌석은 등받이가 머리까지 올라오고, 앉았을 때 무릎에 앞사람의 머리가 위치해서 관람하는데 방해를 받지는 않는다. 하지만, 뮤지컬 좌석은 등받이가 어깨높이정도까지 올라오고, 앉았을 때 앞 좌석이 내 좌석보다 조금 아래에 위치해 있어서 앞사람의 키나, 머리스타일에 시야가 가려질 수 있다. 대부분 배우들의 다리는 앞사람 머리에 의해 가려지는 경우가 많다. 공연을 보고 있을 때, 항상 시야에 앞사람의 머리가 조금이라도 걸릴 수밖에 없어서 앞사람이 움직이면 뒷사람은 공연을 보는데 방해를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가뜩이나 비싼 돈을 들여서 왔는데 앞사람에 의해서 관극에 방해를 받으면 짜증이 날 수도 있다.
그래서 서로서로 배려하기 위해 최대한 움직이지 않다 보니 가만히 앉아서 보는 문화가 생긴 것 같다. 특히, 등받이에서 등을 떼고 앞으로 몸을 숙이면, 낮은 단차 때문에 뒷사람은 무대가 거의 보이지 않는 대참사가 생길 수 있으니 최대한 등받이에 등을 붙이고 관람하는 게 좋다. (2,3층에서는 각도 때문에 더 심한 시야가림이 발생해서 등을 꼭 붙이고 관람하는 것이 뒷사람에 대한 배려이다.) 또한, 뮤지컬은 소리를 집중해서 듣다 보니까 겉옷의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옆사람에게는 거슬릴 수 도 있다. (나의 경우, 관극 할 때는 최대한 바스락거리는 재질의 겉옷을 피하거나 시작 전에 겉옷을 벗어서 무릎 위에 올려둔다.)
하지만, 다들 사람인데 어떻게 몇 시간 동안 가만히만 있겠는가. 공연 중간중간에 장면이 전환되는 과정에서 암전상태로 진행되는데, 그때 마음껏 움직이고 자세를 고쳐 앉고 기침한다. 암전이 아닐 때에도 소리를 내거나 머리만 많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어느 정도 움직이는 것도 괜찮다. 아무래도 좌석이 불편하다 보니 안 움직일 수는 없다. 잘못 지어진 극장 때문에 관객들끼리 싸우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안 좋지만, 서로서로 공연을 행복하게 보기 위한 배려를 조금씩 한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뮤지컬은 매체로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보니까 대중들이 익숙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뮤지컬계에서 몇십 년씩 대극장 주인공을 했던 배우들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더블캐스팅>이 배우들에게 핸드마이크를 사용하게 하는 등, 약간의 미흡함도 있긴 했지만, 뮤지컬이 익숙하지 않은 대중들에게 뮤지컬이란 장르를 알리는 것과 앙상블들에게도 대극장 주연의 기회를 주는 점에서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었다고 생각한다.
최근에는 릴스를 활용해서 뮤지컬의 재미있는 일부분을 올려서 마케팅으로 홍보하기도 하였는데, 시대의 흐름을 잘 읽어서 성공한 마케팅 사례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현장에서만 꽁꽁 숨기는 것보다 넘버영상도 박제 많이 하고 할인도 많이 해서 일반대중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이 계속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뮤지컬 시장은 회전하는 사람들로 살아가는 시스템인데, 그들에게도 혜택을 많이 주지 않고 무작정 가격만 올린다면, 어느 순간 회전하는 사람들도 뮤지컬을 놓게 되는 시기가 올 것이다. 일반대중의 유입도 없고, 회전도 더 이상 하지 않는다면, 뮤지컬계는 정말 위험해질지도 모른다. 부디 제작사들이 현재만 바라보지 말고 미래까지 생각해서 관객들을 잘 유지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