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르게제 공원 내에 미술관&현대미술관에서 만날 수 있는 예술 작품
보르게제 공원은 로마에서 가장 넓은 녹색 공간이며, 로마 시내의 복잡함을 벗어나 소풍, 산책을 할 수 있는 장소로 로마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곳입니다. 관광객들보다는 로마시민, 특히 시끄러운 도심을 피해온 연인들이 많습니다. 워낙 넓은 공원이라 입구도 여러 군데 있습니다. '포폴로 광장’ 건너편 ‘플라미니오 광장'과 가까운 서쪽 입구에서 걸어 갈 수 있고, 지하철 '플라미니오역' 앞에서 출발해서 공원 안을 다니는 버스나, 박물관과 동물원으로 가는 전철인 트램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6km나 되는 공원의 주변에는 노목이 무성한 산림, 두 개의 미술관, 박물관, 동물원, 학술원, 건축 전문학교, 승마 연습장, 호수 등이 있습니다. 보르게제 공원과 빌라는 보르게제 추기경의 저택과 정원으로 1605년에 지어졌습니다. 공원을 거닐다 보면 조각과 분수가 있고, ‘바이런’, ‘괴테’, ‘빅토르 위고’, 이탈리아 왕 ‘움베르토 1세’의 조각상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보르게제는 잘생긴 소나무와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움이 있는 조용한 공원인데요, 워낙 넓은 공원이라 말을 탄 경찰들이 순찰하는, 이색적인 모습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공원 중앙에는 인공호수가 있는데, 호수에는 노 젓는 배와 오리들이 있어서 연인들과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공원 안에는 여러 명이 함께 타는 긴 자전거, 자동차처럼 옆으로 나란히 앉는 자전거 등을 빌려서 탈 수도 있습니다. 호수 바로 북서쪽에 <로마 국립 현대미술관>, 그 옆에는 <빌라 줄리아 에트루리아 박물관>이 있고, 공원의 북동쪽에는 보르게제 미술관(박물관)이 있습니다.
보르게제 미술관(박물관)
'보르게제 미술관(박물관)'은 이탈리아에서 바티칸 박물관 다음으로 많은 유물이 전시되어 있는 곳인데요, '보르게제'가 모은 미술품 컬렉션과 '베르니니'의 초기 대표조각이 있습니다. 박물관의 1층 조각 전시장인 ‘보르게제 박물관’에는 '베르니니'의 초기 대표작과, '카노바'의 작품이 있으며, 2층 그림 갤러리인 ‘보르게제 갤러리’에는 '라파엘로', '루벤스'와 '보티첼리'의 작품 등이 있습니다.
<프로세피나의 약탈>은 베르니니의 조각 걸작 중 하나입니다. ‘제우스’와 ‘케레스’ 사이에서 난 딸인 ‘프로세피나’가 지하세계의 막강한 신 ‘플루토’에게 납치당하는 것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플루토'의 구부러진 손과 '프로세피나'의 허벅지를 보면 '베르니니'의 대리석 다루는 솜씨에 놀라게 됩니다.
<아폴로와 다프네> 역시 '베르니니'의 걸작 중 하나인데요, ‘월계수’란 뜻을 가진 ‘다프네’ 요정이 나무로 변신하기 직전 태양의 신 ‘아폴로’로부터 도망치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인체의 구성과 특유의 관능미가 놀랍도록 정교한 대리석 조각입니다. 나뭇잎으로 변하고 있는 다프네의 손가락 조각을 보면 과연 이것이 돌을 깎아 만든 조각인가 싶을정도로 섬세합니다.
<다비드>도 '베르니니'의 작품이죠. 성경에 나오는 '골리앗'을 향해 돌을 던지기 직전의 '다비드'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피렌체에 있는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은 미소년의 이미지가 강하고 돌을 움켜쥐고 아직 던지기 전의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에 비해 '베르니니'의 '다비드'는 성숙하고 남자다우며 돌을 힘있게 던지기 위한 포즈를 취하고 있어 더 힘이 들어가 있는 모습입니다. '다비드'의 얼굴은 '베르니니' 자신의 얼굴을 모델로 삼았다고 합니다.
보르게제 공원 호수공원에서 가까운 '로마 국립 현대미술관'은 19세기부터 현대까지의 국내외 미술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20세기 조각의 거장인 자코메티, 세잔, 마네’, 모네’, ‘고흐’, ‘클림트’ 등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을 상설 전시하고 있어 미술관 관람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가보시길 추천합니다.
현대미술관에 가까이 있는 '빌라 줄리아 에트루리아 박물관'은 에트루리아인의 문화와 역사가 담겨 있는 박물관입니다. 에트루리아는 로마 이전 시대를 말하는데요, 기원전 8세기에서 기원전 1세기까지 이탈리아 중부를 중심으로 전개된 에트루리아 문화의 수준 높은 기술과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유물들은 주로 ‘에트루리아인’들이 살던 고대 도시 유적에서 나온 공예품들인데, 생활용품, 공예품, 금은세공품 등을 모아 놓은 세계 유수의 박물관이며, 7만점 이상의 컬렉션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문양조각이 돋보이는 기원전 4세기의 청동제 금고, 전쟁과 사냥장면으로 장식된 기원전 6세기의 코린트 양식 화병 등이 있습니다. 특히 에트루리아 미술의 최고 걸작이라고 불리는 ‘부부의 침관’을 보시기 바랍니다. 비스듬히 누운 남녀를 묘사한 채색 테라코타 석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