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씨 은주씨 준형씨
그대들은 어디에 심어졌나요
민들레씨는 이름 모를 언덕아래
사과씨는 어느 과수원 땅속안에
심어졌는데
궁금해요
그대들의 소식이
거친 비바람과 찬 눈보라에
다치지는 않았는지
포기하지는 않았는지
언덕아래 민들레씨는 예쁜 꽃을 피우고
홀씨가 되더니 바람을 따라 여행을 갔어요
땅속아래 사과씨는 싹을 틔우고
나무가 되더니 탐스런 열매를 맺었지요
걱정돼요
그대들의 안부가
몰아치는 폭풍우와 오랜 장마에
지쳐버리지는 않았는지
떠내려가지는 않았는지
그대라는 씨가
싹을 틔우기를 기다려요
그대들의 봄이 피기를
그대들의 계절을 꼭 만나기를
웃으며 마주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