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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기린에게 07화

나만 아쉬운 관계

소중함의 무게가 조금이나 맞춰졌다면 지금보단 괜찮았을까?

by 곽기린

세상을 살고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여러 관계가 만들어집니다.

서로 죽고는 못 사는 관계, 쳐다보기도 싫은 관계, 그리고 관계의 무게추가 한쪽으로 기울어진 관계


첫 번째와 두 번째 관계는 생활을 하는 데 있어 약간의 힘듬은 있겠지만 어느 정도 버틸만합니다. 내가 정말로 못 버티겠다 싶으면 관계를 청산하고 나오면 되니까요.


하지만 마지막 후자는 마음먹은 대로 쉽게 되지 않습니다.


내게는 인생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 정말로 소중한 인연이라고 생각해던 사람였던 그 사람에게 저는 그저 스쳐 지나가는 한 사람으로 여겨졌을 때는 더더욱이요.




사람 간의 관계가 인생의 최우선이라고 여겼던 저에겐 이런 관계가 많았습니다.


나만 아쉬운 관계, 내가 먼저 연락을 안 하면 끊어지는 그런 느슨한 관계,

저는 항상 끊어질 거 같은 그 가늘고 얇은 인연의 실을 있는 힘껏 잡고 있다가 상처를 입곤 했습니다.


이어지는 이야기의 결말이 새드 앤딩이라는 걸 알면서도 저는 그 책을 덮지 못했죠.


내가 상대방이었으면 나를 지금보다 더 소중히 여길 수 있었을까?

넌지시라도 기대할 수 있는 말 한마디 건넬 수 있었을까?


이럴 생각이 들 때마다 결국 내가 못나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내가 그 사람들에게 내가 느끼는 감정만큼 내가 잘났더라면,

나 역시 그들에게 필요하고 연락할 수 있는 존재가 되지는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나만 아쉬운 관계 그거 생각보다 끊기 힘들고 마음이 아픈 관계입니다.

혹자는 그런 관계 다 챙기다 보면 너 마음만 상처받고 끝난다고 하는데, 그런 사람들이 제게 전부인 상황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저를 부정하고서라도 끊어내야 보다 나아질 수 있는 걸까요?


그런 결정을 하기 두려워, 아직까지 슬픈 결말로 다가가는 이야기의 끝을 차마 외면하고 있는 지금,



여전히 저는 못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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