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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오따따 Oct 19. 2020

아름다움을 좇는 이유

 내가  글을 - 읽다 보니 온갖 아름다운 모양들에 대해 이야기를 해놓았다. 아름다움에 대한 생각과 이야기들만 하기에도 아까운 시간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정도면 아름다움에 대한 집착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도대체  언제부터 아름다움을 좇고  집착하는 걸까.



 언제부턴가 추하고 구리고 못난  미워하고 있다. 아니, 미움을 넘어 혐오하고 있다. 가령, 친절하지 못한 행동과 쉬운 말과 행동, 없는 것에 부끄러워 포장하는 태도와 고집에 사로잡힌 마음씨 같은 . 그런  품고 있는 이를 마주하면 상대조차 하지 않는다. 그런 이에게 괜한 시간과 힘을 쏟고 싶지 않다는 의도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알콜이 들어가 오른 취기처럼 갑자기 부끄러움이 발갛게 오른다. 생각해보니 분명  안에 있던 못난 어떤 모양들이란 사실을 알아버렸다. 오랫동안  감춘 탓인지, 어디 구석에 처박아놓고 나오지 못하게 잠가놓은 건지, 아니면 이제는 아니라고 최면을 걸어버린건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우리 안에 존재하는 것들만 미워할  있다. 우리가 미워할  없는 것들은 온통 우리 밖의 주제들이다. 어떤 생각과 의견이든 무언가 우리 내부에  박혀있는 녀석이 있기에 미워할  있는 거다. 나의 경우 미워하는 것들에 대한 사유는 빼먹은  미움만 품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말할  있다. 내가 미워하는 , 내가 미워할  있는  분명 한때 혹은 여전히 내가 품고 있는 놈들이다. 추하고 구리고 못난 다양한 어떤 모양들을 미워하는 이유다. 내가 아름답지 못해서. 예상컨대, 내가 추하고 구리고 못난 마음을 제대로 마주한 순간부터 예쁘고 아름다운  쫓기 시작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반대되는 아름다움을 품고 느끼려 노력하나 보다. 온갖 모양의 아름다움을 품고 느끼고 주위에 가득 쌓으면 내가 정말 아름다워질 수도 있을 거란 희망인가. 언젠가 시간의 세례를 받아 아득하게 내가 미워하는 녀석들이 전부 사라지는 날이 오면 그때는 아름다울까. 나는  모르겠다. 여전히 미워하는 녀석들이 꽤나 많은  보면 내가 그럴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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