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다 키운
선배 엄마들이
가장 후회하는 것
그 시절 저는 매일 화를 냈습니다.
아이가 늦게 잔다고 화를 내면서
빨리 자라고 혼을 내기도 했죠.
빨래는 왜 그렇게 많이 나오는지.
원망의 눈빛으로 아이를 바라보며
괜히 아이 탓을 하기도 했죠.
그땐 왜 그렇게 드라마가 보고 싶었을까요?
그거 못 본다고 무슨 일이 나는 것도 아닌데
아이를 돌보느라 드라마를 못 보게 되면,
그런 현실이 너무나 싫고 비참했습니다.
눈만 뜨면 게임만 하려는 아이가 싫었고,
말썽만 피우는 아이 때문에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없다고 생각하며
서러운 마음에 혼자 울기도 했습니다.
돌아보면 그 시절에는 매일 분노했고
매일 서로를 아프게 했습니다.
아이와 울다가 지쳐서 잠들기도 했고,
매일 불안정한 나날을 보내면서
단 하루라도 평온한 시간을 갖고 싶다는
기도를 하기도 했죠.
그렇게 시간이 흘러 아이가 다 자란 지금,
이제는 쓸 수 있는 시간도 많아졌고,
모든 것이 넉넉해졌습니다
그런데 딱 하나가 사라졌습니다.
이제 내 곁에는
울다가 함께 지쳐서 잠들던 아이가 없습니다.
아침이면 깨어나 예쁘게 웃는 표정으로
나를 찾던 그 아이가 없습니다.
이제는 그 좋아하던
드라마도 마음껏 볼 수 있고,
근사한 식당에 가서
우아하게 식사를 즐길 수도 있는데,
딱 한 사람 내 아이만 없습니다.
아이가 없으니 이 모든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때는 몰랐습니다.
이제는 자고 싶을 때 잘 수 있고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날 수 있는데,
불가능하게만 보였던 그 모든 것을
이제는 다 할 수 있게 되었는데,
그 시간을 함께 누리고 싶은
가장 소중한 사람이 사라졌습니다.
그때는 몰랐던 육아의 진실을 이제야
눈물을 흘리며 깨닫게 됩니다.
“네가 있어서 내가 있었던 거야.
내가 널 가르친 게 아니라,
네가 날 가르친거였어.
아무것도 모르던 초보 엄마를
부모로 성장할 수 있게 해줘서 고마워.
우리가 함께 보낸 시간은
왜 그렇게 짧았던 걸까?
나도 알아,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면
이 마음 또 바보처럼 까맣게 잊고
아침부터 잠들 때까지 너에게 화를 내겠지.
또 빨리 자라고 화를 내고
게임만 한다고 야단을 쳤을거야.
그런데 이제 너 없는 날을 보내며
난 문득 이런 생각을 해봤어.
단 한 번이라도 좋으니
너에게 화라도 내보고 싶다
그렇게라도 다시 돌아가고 싶다…
안 잔다고, 게임만 한다고 화를 내는
그 보통의 하루하루가
돌아보니 이렇게 소중한 순간이었구나.
어떤 드라마보다 아름답고
눈물겨운 드라마를 우리 둘이서
그 시절 함께 찍었던 거였구나.
진짜 드라마는 우리가 머무는 일상에 있었는데
난 엉뚱하게 그걸 TV에서 찾았지.
고마워,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내 사랑.
너무 짧아서 돌아보면 눈물만 나지만
너와 함께 살았던 그 시절 추억마저 없었다면
난 오늘을 살 수 없었을 거야.
나의 모든 봄날이었던 사랑하는 내 아가…
오늘은 더 보고 싶다.”
오늘도 아이는 무럭무럭 자라고 있지만,
나는 반대로 늙기만 하는 것 같아서
때로는 서러운 마음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게 그렇지 않습니다.
내가 보낸 시간과 아이를 향한 사랑은
그대로 아이에게로 가서 예쁘게 쌓여 있죠.
많이 힘들지만 그래도 조금 더 다정하게
그리고 예쁘게 말할 수 있다면,
훗날 그 기억이 아이를 좀 더 단단하게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힘이 될 것입니다.
#김종원 #김종원작가 #육아 #선배엄마 #육아맘 #엄마 #엄마바라기 #엄마껌딱지 #엄마마음 #부모 #아이에게들려주는부모의예쁜말필사노트 #부모의예쁜말필사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