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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주희 Mar 23. 2024

마르크스, 토론, 그리고 녹취록

청년이여, 마르크스를 읽자

친숙하고도 배울 것이 많은 사람들과 신선함으로 뭉친 새로운 사람이 모여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확실히, 토론에선 도서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어떤 책으로 하느냐에 따라서 대화의 질이 가려지기도 하니까. 

이 책은 마르크스의 사상서를 읽기엔 아직 버거운 사람에게 겉핥기로라도 마르크스의 생각을 맛볼 수 있게 해준다.

비록, 그의 주장은 이젠 종언을 고한 19세기의 사상이지만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더 나은 사유의 삶을 살기 위한 자극이 되기 충분하리라 생각한다. 

특히, 우리 독서단이 키워드로 '공민', '유적 존재', '교통 현상' 등을 꼽을 만큼 마르크스가 주장한 개인과 사회의 상생은 지나치게 자신의 안위만 생각하기 쉬운 작금의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컸다. 

물론, 우리는 당시 마르크스가 주장하던 코뮌주의를 앞으로도 선택하지 않겠지만 그가 주장하는 바는 시사하는 점이 크다.

이를테면, 책임지며 함께 공존해야 할 사회 속 개인은 지금 민주주의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그래서 우린 마르크스가 당시의 사회를 걱정하던 마음으로 현재 우리나라의 민주 사회를 자유와 평등의 두 가지 개념으로 진단해 보기도 했다. 

여전히 부족한 선진형 자유주의와 앞으로도 사회적 약자들에겐 가혹할 평등의 개념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누고 생각을 더하였다. 

그 안에서 언론법이나 집회법을 바라보자니 아직 완벽히 자유로운 민주주의는 멀어 보인다.  

그렇지만 대다수가 자유보다는 평등을 우선 해결해야 할 과제로 여겼다. 

사회 구성원들의 평등을 보장하기 위해 우린 여러 의견을 타진하였고 각자가 생각하는 정책들이 나왔다. 

대략 정리하자면 최소한의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는 사회 제도가 있어야 하며 특히 교육을 통한 기회의 평등이야말로 민주 사회의 기본이라 결론 내렸다.

이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빈부나 지위에 상관없이 같은 교육을 받고 경쟁할 수 있는 평등, 그리고 인성과 철학 등을 통한 올바른 교육 컨텐츠로 다음 세대가 선진형 자유 민주주의를 이뤄낼 수 있을 거란 결론이다. 

더불어 노동자 계급의 현재 모습 등에 대하여 즐거운 토론을 나누었다. 

이 책의 저자 둘이 마르크스의 책을 읽고 서신을 보내어 서로 대화를 나누었듯이 우리 사회에도 더 많은 소통이 존재하길 바란다. 

마르크스의 생각처럼 인류의 역사는 결국 생산 활동이 기초가 되어 그 흥망성쇠가 반복할지 모르지만, 

우리는 서로의 따뜻한 체온을 유지하며 보다 인간의 모습을 한 경제제도, 자유로운 소통이 가능한 민주시민사회를 이뤄낼 것이라 믿는다.



<녹취록>

이주희, 박한솔, 김지민, 서율, 한진


주 : 책은 어떠셨나요? 


한 : 우리의 선배들은 마르크스에 동의를 하든 안 하든 읽었을 거예요. 마르크스에 대한 공부가 지금 우리에게 왜 필요한가에 대하여, 또 그 사람이 공부의 토양을 만들었다는 데에 이견이 없어요. 

특히 공민의 개념이 마음에 들었어요. 


지 : 요즘 시기에 잘 적용할 수 있던 책이었어요. 

브렉시트와 여러 가지 세계의 변동들, 내가 부르주아였어도 이 사람처럼 행동할 수 있었을까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했습니다. 


율 : 전 읽으면서 두 학자들의 대화에 공감되는 부분들이 있었어요. 

특히 ‘액자‘ 이야기. 제가 정신과를 염두에 두고 의학 공부를 하고 있는데 내가 공부하면서 끝이 있는 게 아니라 철학이 필요하구나. 미래나 과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현재를 바꾸자는 이야기가 와닿았어요. 바꾸자고 생각만 한다고 바뀌는 게 없다는 사실. 

과거의 우리 부모님 세대는 이런 도서들을 접하며 독서를 즐겼을 거 아니에요. 


주 : 전 세상은 하나의 큰 순환이라는 것을 새삼 느꼈어요. 

단순한 공부는 사실 사회에 큰 도움이 안 돼요. 

이미 배운 사실에서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어야 사회에 도움이 되죠. 내가 사회의 일원으로서 무언가 해야 한다는 고양이 된 책입니다. 


지 : 부르주아의 베푸는 행위가 정의에 가깝다는 생각이 이젠 아래로 내려와야 한다고 생각해요. 


주 : 내 이익을 위해서 하는 생산 활동이 결국 경제의 한 축이 되어 산업화를 지나오면서 사회적 부조리도 많이 생겼죠. 


(잡담)


주 : 마르크스의 사상이 사장이 된 이유가 무엇일까요? 


율 : 현실과 이상의 차이가 컸어요. 

있는 사람들의 희생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힘이 약할 수밖에 없을 거예요. ‘단결하라’고 외치는 부분도 그렇고요. 

구성원들의 동의가 필요한데 이상적인 부분이 많아서 앞으로 나아가기가 어렵죠. 


주 : 이상적이기 때문에 모든 계층을 아우를 수 없다. 


율 : 네. 


지 : 실제로 나는 실질적으로 프롤레타리아임에도 스스로 나를 적어도 그런 계급에서 벗어났다고 착각을 하고 있지 않나 생각도 듭니다. 


주 : 노동자와 근로자의 차이가 있죠. 

어떤 느낌이 들어요? 


지 : 노동자가 더 어감이 안 좋죠. 


한 : 왠지 노동자는 자기의 권리를 쟁취해야 하는 입장이라는 느낌이 들어요. 근로자는 사대보험이 들어있는 정규직의 느낌? 


율 : 노동자는 항상 조합, 파업과 붙어 있어서 부정적인 생각이 들게 해요. 근로자는 열심히 일하는 직장인의 느낌이 들어요. 


주 :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아요. 전 노동자가 더 능동적이라고 생각해요. 

스스로 생산을 하는 사람이 노동자라는 거고 근로자는 자신의 생산력을 팔아서 자본가와 계약을 하는 사람이라는 거죠. 

아마도 노동자의 의미가 부정적으로 된 것에는 언론이나 여러 가지 프레임을 씌워서 자본가들을 보다 좋게 표현하고 싶었던 이유도 있겠죠. 지금도 신 계급론으로 표현되는 학설이 있어요. 


지 : 그럼, 우리가 기득권층에 대항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요. 


주 : 우선, 스스로가 노동자라는 걸 깨달아야죠. 아, 물론 여러분들의 마음속에 나는 노동자가 아니라고 적극적으로 반발하고픈 욕구가 있다는 걸 잘 알아요. 


(웃음) 


진 : 집회? 


주 : 집회를 그렇게 두려워하는 것 같진 않아요. 

가장 큰 힘은 역시 선거죠. 


지 : 투표. 


주 : 그렇죠. 


주 : 정치는 우리의 삶에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요. 

먹고 사느라 바빠 정치에 관심이 없다는 건 오히려 먹고사는 데에 별 비전이 없다는 모순적 표현이죠. 


진 : 맞아요.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왜 부르주아들이 이런 데에 더 관심을 가졌을까요? 


주 : 그러네요. 자유시장의 애덤 스미스도 부르주아였죠. 


(잡담) 


주 : 사회주의와 공산주의의 차이점도 확실히 알고 있어야죠. 

공산주의는 마르크스 이전에도 있었지만 체계가 약했어요. 


(잡담) 


주 : 인간의 얼굴을 한 자본주의는 어떤 걸까요? 


지 : 인간은 인정받고 싶고 개인주의적이죠.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그런 인간의 성격을 전제로 한 자본주의를 생각하자는 거 아닐까요? 


진 : 전 그 얼굴이 이기적인지, 이타적인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 : 인간의 특성은 사실 복잡하지만 자본주의는 보다 규정이 확실한 개념입니다. 그래서 인간의 얼굴을 한 자본주의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요. 


주 : 갈수록 꿈보다 해몽이 좋아지고 있어요. 


(웃음) 


율 : 마르크스는 인간적이다,라는 표현으로 볼 때 자본주의는 지금 인간적이지 못 하다, 즉 인간적인 면과 자본주의의 면을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이 아닐까요? 


주 : 내 마음속에 들어왔다 가셨어요? 


(웃음) 


주 : 인간은 이기적이지만 이타심도 가지고 있으니 자본주의를 보다 따뜻하게 수정할 수 있지 않을까요? 


율 : 자본주의의 경쟁 체계는 사람들에게 보다 일하고 싶은 자극을 주기 위함이라고 생각해요. 복지제도를 넣은 점이 바로 자본주의가 인간적인 요소를 넣은 거라고 봐요. 


지 : 사회는 최소한의 복지를 제공하고 사람은 보다 더 노동하려는 욕구를 가진다? 최소한의 복지가 필요한 사람들을 의지가 없는 사람들로 보는 관점인데 전 더 생각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주 : 여러분들, 훌륭합니다. 


(웃음) 


진 : 돈을 더 주면 노력을 더 안 하는 걸까요? 


주 : 아마 경쟁에 너무 시달려서 이런 생각들을 하는 것 같아요. 


한 : 저도 공감합니다. 


주 : 자본주의를 유지하기 위해서 복지제도가 필요하다. 

차라리 자본주의를 수정해 가며 적용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경쟁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한 번 짚어보죠. 


율 : 경쟁이라. 


진 : 경쟁을 통해서 인류의 문명이 발달했죠. 

지금의 경쟁은 그렇게 치열한가요? 


한 : 전 극심하다고 생각해요. 

지금 유행하는 이상한 단어들이 모두 그런 피로함에서 나온 거 같아요. 


주 : 그렇죠. 모니터만 보면 악마로 변하는 사람들. 


(웃음) 


주 : 경쟁이 주는 피로함이 사람들의 정신 상태를 나쁘게 몰아가는 거죠. 


지 : 선의의 경쟁이 좋은 거죠. 

지금 사회적으로 경쟁이 반대로 나가고 있어요. 


주 : 개인의 자아실현을 위한 경쟁이 아니라? 


지 : 네. 그 이상을 바라고 해야 한다는 중압감이 더 크게 됐죠. 


주 : 경쟁을 위한 경쟁으로. 


지 : 네. 


율 : 우리가 다 같이 잘 사는 게 아니라 내가 저 사람을 떨어뜨려야 내가 잘 산다는 경쟁이죠. 


주 : 네, 독점의 경쟁이 아니라 우리가 다 같이 더 나은 삶을 추구하자는 경쟁이 되어야겠죠. 

독점을 막고 경쟁을 유지시켜야 경쟁의 긍정적 효과가 나올 수 있겠죠. 


지 : 유럽식 신사 경쟁을 도입해야 하는데 찬성합니다. 

기부 시스템은 어떨까요? 


주 : 기부 좋죠. 하지만 기부는 개인적 결정입니다. 

사회제도와는 다르죠. 기득권들이 스스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겠다는 것에는 적극 찬성합니다. 


지 : 사회제도를 손보는 일이 우리에게는 좀 더 시급하겠네요. 


주 : 그렇죠. 


(잡담) 


주 : 남들과 다른 사람이 되기 위해서 타인들과 같은 삶을 살 수밖에 없음이 현실이죠. 


(잡담) 


(쉬는 시간) 


주 : 헌법상 우리나라는 자유민주공화국이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성숙도는 어느 정도일까요? 


한 : 언론의 자유 즉 표현의 자유가 세계 73위라는 통계를 본다면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성숙도는 후퇴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주 : 미디어법 통과 등이 있었죠. 


한 : 프랑스 시민 혁명 이후로 우리가 얻은 행복추구권과 존엄. 우리나라에서는 적어도 자유로운 국가라고 봐요. 

다만 자유라는 정확한 정의가 삐뚤어진 것 같아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평등이라고 생각해요. 


지 : 평등은 보다 시스템에 가까우니까 우리는 제도상 보완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진 :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선까지가 자유죠. 

경쟁을 할 때 시작하는 선의 평등, 투표권의 평등. 

우리에겐 자유가 좀 더 필요해 보여요. 


율 : 전 조금 더 생각해 볼게요. 


주 : 평등을 어떤 평등을 추구하느냐에 따라 달라지지 않을까요? 

자본주의 시스템을 버리는 건 반대예요. 

시작의 평등인가, 결과의 평등인가에 따라 완전히 다르지 않을까요? 


지 : 부분적으로 평등함을 주는 거죠. 

기회를 준다는 제도상의 평등. 


율 : 기본적인 평등 즉, 기본권을 누구나 보장받는다는 평등이 평등입니다. 


주 : 누구나 생명의 존엄성을 보장받을 수 있는 평등. 


율 : 네, 그리고 최저시급도 들어가요. 


한 : 저도 비슷한 생각이에요. 


주 : 음. 


한 : 성소수자들에 대한 평등권 같은 건 어떨까요? 


주 : 제도적으로 챙겨야겠죠. 결혼을 인정해 준다던가, 취업 상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제도로 정해야겠죠. 


율 : 그렇네요. 


주 : 역시 출발선에 있어서 누구나 같은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하고 같은 학교에서 배울 수 있어야 하죠. 빈부의 격차나 지위에 관계없이. 그게 진정한 평등이 아닐까요. 교육이야말로 계몽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라고 봐요. 


(잡담) 


율 : 우린 사상적 자유도 부족한 것 같아요. 

조금만 타인들과 다르면 도태시키고 제외하잖아요. 


(잡담) 


주 : 우리 각자가 얼마나 사회로부터 자유로운지 질문을 바꿔볼까요? 


한 : 사회제도로부터 우리가 얻는 게 많은데 


주 : 우리가 수혜를 받는 거죠? 


한 : 네. 

이 사회로부터 우리가 떨어질 수 없는 존재잖아요. 

공민으로서 사회와 함께 가는 자유가 아닐까요? 


주 : 그렇다면 우린 수혜를 받는 입장이 아니네요. 수혜를 받는다는 건 수동적이니까요. 우린 생산하고 반영하고 기여하고 상생하죠. 


한 : 그래도 개인이 사회에서 더 받고 있지 않나요? 


주 : 그렇다면 개인은 사회로부터 자유롭지 않네요. 같이 가는 존재도 될 수 없고요. 받는 입장은 종속되어 있는 위치에 가깝지 않나요? 종속된 쪽으로 움직일수록 우린 자유롭지 않죠. 

그래서 마르크스가 질곡이라는 표현을 썼다고 생각합니다. 


(잡담) 


지 : 마르크스는 제 나이 때에 이미 이런 깊은 생각을 했는데 나는 많이 부족한 것 같아요. 


진 : 좀 더 공부해야죠. 


한 : 포이어바흐와 마르크스는 달랐어요. 

마르크스는 인간이 행동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포이어바흐는 인간의 본질이 더 중요하지 행동에는 큰 비중을 안 뒀어요. 

나와 내 친구들을 보자면 우린 생각으로는 이미 알지만 행동으로는 잘하지 않아요. 그래서 우린 이제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자기의 틀로 타인을 예단하거나 사상을 무시하는 생각이나 행위들도 우린 자제해야죠. 


주 : 맞는 말이에요. 그 사람의 행동으로 생각도 알 수 있고 그 사람의 사상도 잘 드러나죠. 보다 더 관용의 태도를 취해야죠. 


율 : 의식을 바꾸라는 것이 중요하다고 봐요. 

생각으로는 의식이 바뀌지 않고 역시 행동으로 옮겨야 의식도 변한다고 생각해요. 진짜 바꾸길 바란다면 행동으로 실천해야 한다고 느꼈어요. 


(잡담과 웃음) 


(모임 정리와 끝) 


이날의 분위기는 매우 좋았다. 화기애애하며 정갈하고 집중이 잘 되었다. 

좋은 토론이란 좋은 구성원과 좋은 도구가 필요하다. 

그 다음 주제를 잘 추리면 준비 완료라고 할 수 있다. 

오늘도 좋은 사람들과 함께 토론을 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기록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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