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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주희 Aug 18. 2024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

산문으로 대체하는 감상문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

걷다 걷다 차가운 바람이 잠시 머무는 부지에서

시린 눈으로 바람을 맞았네

나는 왜 여기까지 왔던가

나는 무엇을 위하여 계속 걸었을까.

이 계절이 이해하기 어려운 질문을 던지고 

나는 알 수 없는 대답을 끊임없이 만들어야 했었다

누군가 나에게 말을 했지

사랑은 다 그런 거라고

어느 날 신에게 물었다

사랑은 원래 다 그런 거냐고

아니다

사랑을 사람이 하게 되니 그런 것이다

사람이 다 그런 것이니 사랑이 사람을 닮아버렸다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

시린 손으로 기도를 하고 또 하다 차가운 강물이 잠시 머무는 언덕에서

하늘을 바라보았네

나는 왜 살아가는 것인가

나는 무엇으로 살아야 하는가

이 자연이 내게 오래된 질문을 하였고

나는 새로운 대답을 끝없이 만들어야 했었다

파르테논의 폐쇄로 막힌 동정의 밤을 아가멤논의 지휘봉으로 열 수 있나

타오르는 열망을 억누르기 버거워 눈물로 소화할 수밖에

액자 밖에 걸려 있던 그림을 안으로 넣으려다 나는 알았네

벗어나면 돌이키기 어려운 것을

피어나는 사랑을 갈무리하며 삶을 헤쳐가야 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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