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조약돌 둘 06화

순두부는 순두부답게

수 水

by 하이디 준

날씨가 추워질수록 기분은 점차 나아진다. 새로운 집, 새로운 생활이 구체적이고 현실적이 되어갈수록 설레는 마음도 살아나고. 다른 이의 불행을 접하며 더러워진 마음가짐도 털고 닦아서 원위치시킨다. 나는 살만하고, 나는 나를 아껴야 하고. 충분히 그럴만 하니까.


소중히 다뤄야 한다. 나 자신, 내 마음.

무른 두부 같다고 아무리 나무라 봐야 결코 단단해질 일은 없다. 그냥 그게 내 타고난 성질인 걸.

세상도 거칠기가 사포 같고 모난 자갈밭 같지만, 불평을 토해봐야 그 역시 결코 부드럽거나 자비로워질 일은 없다. 그게 세상이 생겨먹은 방식이니까.


그러니까 흠집 나기 쉬운 이 말랑한 마음을 따뜻하니 품에 안은 채, 좀 힘들지언정 천천히 헤쳐나가는 수밖에. 조급한 생각이 들더라도 허둥지둥거렸다간 내 가엾은 마음만 으깨지기 쉬우니까. 배나 잘 채우고, 아프지만 않으면, 사실 나는 잘 살고 있는 거니까. 부러울 것 없으니까.


칭찬하고 토닥이며, 보들보들하게 지내야지. 생긴대로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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