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에서 배운 것들을 돌이켜보며

Fixed Income Securities 3

by 송동훈 Hoon Song

지난주, 들었던 MIT 채권 가격 책정 강의를 다시 듣는다. 당시 강의실에는 금융시장 위기의 긴장감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교수님이 차트를 보여주셨다. 3개월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이 지난주 3bp(Basis Point)에서 이번주 41bp로 올랐다는 것. 시장이 조금은 안정을 찾고 있다는 신호였다.


1. 가격이 말해주는 것들. 가격은 어떤 이론이나 계산이 아니라 시장 참여자 모두의 두려움과 탐욕, 그리고 지혜가 반영된 결과다. 지난주의 41bp가 맞는지, 3bp가 맞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 가격들이 실제 시장의 생각을 보여주는 정직한 거울이다.


2. 머니마켓펀드가 털리던 밤. 'Reserve Fund'가 기준 가격에서 할인되는 바람에 대규모 자금 인출이 일어났다. 900억 달러가 머니마켓펀드에서 빠져나가 국채로 몰리면서 단기 국채 수익률이 급격히 떨어졌다. 안전하다고 믿었던 것조차 불안정해질 때 시장이 얼마나 급격히 반응하는지를 보여준 사건이다.


3. 단 하나의 법칙: 일물일가. "동일한 현금흐름은 동일한 가격을 가져야 한다." 이 간단한 원칙을 어기면 차익거래 기회가 생긴다. 살로몬브라더스의 MIT 출신들이 방정식만 풀고도 연봉 2200만 달러를 받았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고등학교 연립방정식이었음에도.


4. 금지된 매도. 정부가 금융주 공매도를 금지하며 시장의 자정 작용을 막았다. 정치적 판단일 수는 있지만, 경제적으로는 가격 균형을 깨뜨리는 조치였다. 차단하는 것보다 비용을 높여 필요한 사람만 하도록 했다면 더 나았을지도.


5. Duration이라는 리스크 측정. 채권의 위험도는 단순히 만기가 아니라, 현금흐름의 가중평균시점으로 측정된다. 30년 채권이 3개월 채권보다 이자율 변화에 민감한 이유. 그 시간 동안 기회비용이 누적되기 때문.


6. Convexity. 이자율 변동성이 오히려 채권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역설. 채권도 옵션처럼 행동한다. 1970년대에는 엑셀이 없어 이런 계산이 매우 어려웠다. 기술의 발전이 금융시장을 얼마나 바꾸었는지.


7. 내일의 기회. 오늘의 위기가 내일의 기회가 된다. 워런 버핏이 골드만삭스에 50억 달러를 투자한 것은 단순한 자선이 아니다. 미국 정부의 7000억 달러 구제금융도 잘 운용하면 이익이 날 수 있다. 위기 때 저평가된 자산은 언젠가 제 가치를 찾는다.


이 위기 속에서도 금융 분야를 전공하는 것은 올바른 선택이다. 시장은 항상 변화하고, 그 변화 속에서 기회는 계속 만들어진다. 중요한 것은 기본 원리를 이해하고, 당황하지 않는 것.


아직도 강의실의 긴장감이 생생하다. 시장이 말해주는 메시지를 읽는 능력, 그리고 그 속에서 기회를 찾는 통찰력. 이것이 진정한 금융 공부였음을 깨닫는다.

keyword
토요일 연재
이전 05화금융 시장과 이자율: 위기 속에서 찾는 인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