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xed Income Securities 4
오늘 Andrew Lo 교수의 강의를 듣다가 정말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솔직히 2008년 금융위기에 대해 잘 몰랐는데, 이 강의 덕분에 그 복잡한 메커니즘을 이해하게 되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들을 정리해보면,
1. 시장의 체온계 역할
"3개월 국채 수익률을 보는 것은 경제의 체온을 재는 것과 같다"는 교수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그 당시 수익률이 30-40 basis point에서 71-72 basis point로 올라간 것만 봐도 시장의 공황 상태가 얼마나 심각했는지 알 수 있었다.
2. 시장에는 '정답'이 없다
교수가 "시장 가격이 맞다, 틀리다는 개념에서 벗어나라"고 한 말이 너무 와닿았다. 시장 가격은 그 순간의 시장 참여자들의 종합적인 심리를 반영하는 것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그 가격을 내 계산에 어떻게 활용할지 결정하는 것이다.
3. 증권화의 마법과 함정
이 부분이 정말 핵심이었다. 교수가 아주 간단한 예시로 설명해준 두 개의 채권 포트폴리오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각각 10% 확률로 디폴트되는 두 개의 동일한 채권
이를 하나의 포트폴리오로 묶고 선순위와 후순위로 나누면
선순위 채권은 1% 디폴트 확률(AAA 등급), 후순위는 19% 디폴트 확률
하지만 이건 두 채권이 서로 무관하다고 가정했을 때의 이야기
4. 상관관계의 치명적 오해
진짜 문제는 여기서 시작됐다. 두 채권이 완전히 상관관계가 있다면? 그러면 증권화의 효과가 사라진다. 둘 다 동시에 망하거나 동시에 살아남는다. 선순위 채권의 디폴트 확률이 1%에서 10%로 급증한다.
이게 바로 2008년 금융위기 때 일어난 일이다. 부동산 시장이 붕괴하면서 원래 무관하다고 생각했던 모기지들이 동시에 문제가 생겼다.
5. 리스크 매니저의 고백
"가장 무서웠던 부분은 한 금융기관의 리스크 담당자가 한 말이었다:
'우리는 AAA 채권 가격이 오르고 비투자등급 채권 가격이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정반대가 일어났다. 이건 정말 직관에 반하는 일이었다...'"
이 담당자는 여전히 뭐가 잘못됐는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상관관계 변화로 인한 가격 변동을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6. 위기는 곧 기회
교수는 계속 강조했다. "위기의 시기는 기회의 시기"라고. 실제로 John Paulson이라는 헤지펀드 매니저는 2007년에 30-40억 달러를 벌었다고 한다. 이 모든 혼란 속에서도 누군가는 기회를 찾아낸 것이다.
7. 정부의 역할에 대한 관점
700억 달러 구제금융 계획에 대해서도 흥미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환자가 피를 흘리며 응급실에 들어왔을 때, 어떻게 건강하게 살아야 하는지 강의할 시간이 아니라 일단 지혈부터 해야 한다"는 비유가 인상적이었다.
이 강의를 듣고 나서, 금융위기가 단순히 탐욕의 결과만은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수학적 모델의 한계, 리스크에 대한 인간의 이해 부족, 그리고 예상치 못한 상관관계의 변화가 만들어낸 완벽한 폭풍이었다.
앞으로 금융 관련 뉴스를 볼 때 이런 관점으로 바라보게 될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장은 항상 우리의 예상과 다르게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