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들을 이야기들로 채워나가야지
2024년 올해는 유독 시간이 빨리 간다.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졸업까지 두달반 정도의 시간이 남았는데 조만간 졸업의 문턱에 닿아 있을 듯 하다. 보통의 교사라면 지긋지긋 아이들과의 헤어짐이 빨리 오기를 기다리는 경우도 많겠지만, 난 늘 헤어짐이 아쉽다.
아쉬움이 무언가 부족해서는 아니다. 일년 내내 내가 가진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어서 헤어지는 그 순간 못해준게 있어 미련이 남지 않도록 하는 것이 교사로서의 내 일년살이의 목표라서, 무언가 부족해서 아쉽지는 않다. 그 전을 돌아봐도 내가 그 때 그 아이들에게 그 이상 해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늘 그런 마음으로, 실천하며 살고 있다.
헤어짐이 아쉬운 건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정든 아이들과 헤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다 나누지 못해서 그런 것 같다. 우리는 모두 한 명 한 명 가치 있으면서도 아름다운 이야기를 나름대로 잘 써왔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각각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지닌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서로 다른 이야기들이 있다. 그런데 우리 삶이라는 것이 공동체로서 움직이기도 하고, 또 그때 그때 해야하는 이야기들이 넘쳐나기 때문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모두 충분히 나누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틈틈이 한 명 한 명과 개별적으로 좋은 이야기들을 해주려고 노력하며 살아간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우리 학교는 아이들과 매일 매일 글쓰기를 통해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다. 때론 틈이 없어 이야기하기 어려운 것도 글쓰기를 통해 댓글로 내 마음을 전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노력하는데도 아쉬운 것이 이야기다. 함께 나누고 싶은 말들이 참 많은데, 남은 기간 아이들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야겠다. 그리고도 못다한 이야기로 인한 아쉬움은 아이들이 살아가며 다른 곳에서 다른 사람들과 채울 수 있기를 바라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