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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kim Oct 06. 2024

지역과 밀착한 마을 중심의 교육을 해야 하는 이유 1

지역기반의 교육, 삶을 바탕으로 하는 교육

혁신학교, 대안학교, 작은 학교일수록 보통의 학교와는 다른 모습의 학교일수록, 반드시 지역기반의 교육을 해야한다. 그들에게는 남들과는 달리 지역과 밀착하여야 하고 더 가깝게 지내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아이들의 배움은 삶을 바탕으로 일어나고 아이들의 삶은 당연하게도 마을을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때문에 우리의 공부는 아이들이 살고 있는 마을과 지역을배우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것을 목적으로 해야 한다.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에서도 지역사회를 기초로 배움이 일어나도록 요구하고 있으니 사실 이것 자체는 별로 새로운 생각이나 관점도 아니다.


다만 다른 관점의 교육을 실현하는 혁신학교나 대안학교에서의 지역 밀착, 마을 바탕의 교육이란것은 또 다른 당위성을 가진다.


수 년 전 부모님이 충청권에서 대안학교를 운영하는 친구와 대안학교 운영에 대해 깊이 대화를 나눈 적이 있었다. 대안학교와 혁신학교는 서로 다른 교육기관이기는 하나 담고 있는 교육 철학이나 공동체에 대한 관점 등은 비슷한 구석이 많아 그 친구와는 꽤 대화가 잘 통했다. 대안학교 운영의 행복과 어려운 점을 이야기 하던 중, 대안학교가 지역사회에서 거의 준 기피시설정도로 취급받았던 시절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유인즉슨, 대안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의 특별함, 특수함으로 인해 지역의 보통 사람들에겐 유별난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쯤으로 여겨졌던 것이 하나의 이유였다. 또한, 대안학교를 둘러싼 시선이나 관점은 이유가 무엇이건 곱지 않은 시절이 있었기에 그러한 인식이 여지껏 남아오는 것도 하나의 이유였다. 소위 말해 ‘좌빨’이 운영하고 그러한 구성원들로 이루어진 곳이라는 근거없는 비난의 시선과 인식이 있었던 시절이 있었다. 안타깝지만 그런 인식은 아직 꽤나 남아있는 듯 하다. 거기에 하나 더 얹어보자면, 대안학교는 대개 산좋고 물좋은 곳에 많이 위치해있고 그런 지역에서는 대안학교의 교직원, 학생, 학부모를 잠시 왔다가는 뜨내기정도로 취급하는 인식이 굉장히 강했다고 한다. 마치 그 마을의 수려한 자연환경을 이용만 하고는 그야말로 꿀만 빨고는 마을을 위해 기여하는 것도 없이 떠나는 이들이라는 인식이 있는 것이다.


교사들이나 학부모의 입장에선 우리가 사랑하는 학교의 핵심 구성원인 학생들이 지역사회에서 그따위 취급이나 당하는 것은 정말이지 서글픈 일일 것이다. 마치 일반 사회에서 적응하지 못해 이곳으로 밀려온 듯이 바라보는 시선도 기분 나쁜 일이다.


여러 이유들로 대부분의 대안학교들은 필연적으로, 의무적으로 지역사회와 밀착하게 된다. 사실 보통의 이상적인 교육과정은 그런 이유들이 아니라 하더라도 아이들이 커나가는 마을을 중심으로 한 교육이 활발해야 한다. 학생들이 잘 크기 위해서는 학교뿐 아니라 그 마을의 기억과 애향심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지역사회나 주민을 위해 연주회를 연다거나, 어르신들에게 봉사를 한다거나, 마을을 가꾸는 캠페인을 한다거나, 마을의 협동조합에서 무언가를 함께 생산한다거나, 그 지역을 알리는 일을 한다거나 하는 식의 교육활동은 아주 적극적인 형태의 ‘마을밀착교육’ 인 것이다. 그것이 보통의 학교에서도 일어나는 일일수는 있으나 또 다른 학교들은 그런 교육활동에 일종의 ‘사명감’과 ‘의무감’을 담고 살아간다. 그리고 그러한 교류와 협력이 활발하게 일어나면 이제는 마을과 학교가 그야말로 뒤섞여서 마을이 학교가 되고 학교가 마을이 된다. 마을 자체가 아이들의 배움터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은 학교 교사들 뿐 아니라 마을의 어른들에게서도 애정이 담긴 다양한 것들을 배울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마을과 한데 어우러져 산 아이들은 그 학교를 떠날 때 단순히 학교를 졸업한다는 기분보다는 고향을 떠난다는 느낌이 들지 싶다.


우리 학교는 대안학교가 아님에도 지역에서 비슷한 인식이 있었더랬다. 전체 학생수의 5% 정도만이 원주민이며, 나머지 95%가 우리 학교를 다니기 위해 타지에서 이 곳으로 전입을 온 아이들이다. 때문에 지역에서는 우리 학교를 둘러싼 몇 가지 시선이 공존한다. 지역 사회 및 학부모들과 협력하여 폐교를 막고 새롭게 살려낸 혁신학교의 상징인 학교이자, 짧은 몇 년간 이 지역에서 누릴 수 있는 이점을 취하다가 떠나는 뜨내기들이 모이는 학교. 기존 교육의 구습에 저항하는 학교이면서 동시에 평범한 학교에서 어려움을 겪던 괴짜들이 다니는 학교. 그로 인해 평범한 교육을 원하는 원주민은 오히려 다닐 수 없게 된 학교라는 인식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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