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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사랑을 되새기는 마음으로

교사로서 어려움을 마주하는 마음가짐은

by j kim

여름방학이 끝이 나고 2학기가 시작되었다. 벌써 십수년째 방학과 개학이라는 일련의 과정을 경험하고 있지만 개학은 여전히 낯설다. 개학이란 것은 아이들에게만 어색한 일이 아니라 교사에게도 어색한 일이다. 담임이 아니라 전담으로서 정말 수많은 아이들과 만남을 다시 하는 것은 또 다른 어색함이었다. ㅎㅎ 나름 신기한 경험이기도 한.


아무튼. 나는 이처럼 교사로서 무언가 어려운 일이 생기거나 힘든 일이 생길때 이렇게 마음을 되새긴다. "이것도 내가 교사로서 극복하기 위해 도전하고 마주해야하는 과제구나!" 마치 게임에서 때마다 미션이나 챌린지 과제가 주어지는 것처럼. 그렇게 생각하면 다행히 스트레스는 조금은 줄어든다. 때때로는 심지어 그 어려움을 해결하는 과정 자체에 재미가 붙기도 한다. 교직에서 우리가 겪는 일은 대부분 인간과 관련한 일이기 때문에 완벽한 해결이라는 것은 없는 것 같다. 가르침이란, 배움이란, 교육이란, 삶의 과정 속에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 '해결'이라는 것 조차도 우리 삶의 과정 위에 있다.


누구든 문제를 겪게 되면 문제를 완전하게 해결하기 위해 그 일에 도전하고 여러 가지를 시도하고 노력하는데, 교육과 관련해 우리가 마주하는 문제들은 완전한 해결이란 것이 없다는 것을 간과해선 안된다. 삶이 흘러가듯 성장도 삶과 함께 흘러가기 때문이다. 그렇듯 교육이라는 커다란 과정 속에서 우리가 겪는 문제들을 당장 해결하는 것은 어렵지만, 한 아이의, 한 인간의 성장에 조금의 도움이라도 주어야 한다는 마음에서 우리는 교사로서 살아가는 것이다.


그 마음의 바탕에는 책임감과 사명감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보다 더 밑에는 사랑이 있어야 한다. 교사로서 내가 어려움을 마주할 때마다 생각하는 것은, 되새기는 마음은 "내가 이 아이의 부모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부모보다 더 부모다운 교사라면 어떻게 사는 것이 아이를 위한 길이겠는가. 아이를 부모의 마음으로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마음이다. 그와 같은 마음으로 생각하면 거의 대부분의 어려운 일들도 방향이 보이게 된다.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라도 말이다.


언제나 방법보다 중요한 건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이다. 사실 그게 가장 어려운 일이지만!


개학을 맞이하면, 어떡하지 어떡하지. 하는 내 마음을 나는 또 한 번 이 마음 가짐으로 정리하였다. 그러니 선생으로서의 시야가 또렷해지고 또 힘을 내서 살아갈 수 있게 됐다. 늘 부족한 선생인지라 이렇게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그래야 조금이나마 떳떳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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