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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윈도우XP Oct 24. 2021

게임 중독의 원인에 대한 고찰

게임 중독에 왜 걸릴까요?

게임은 흥미로운 선택의 연속이다. - 시드 마이어


저는 중학생 때 어려운 환경에 놓였을 때 모바일 게임 중독을 겪은 적이 있습니다. 그 이후로는 심각한 게임 중독을 겪은 적은 없지만 주로 PC 게임을 즐겨했습니다. 정말 게임을 많이 하거나 심각한 중독을 겪어 본 적은 없지만, 스마트폰만큼이나 게임 중독해 대해서도 많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러다가 올해 초부터는 게임을 아예 끊고 전혀 하지 않고 있습니다. 좋은 취미를 하나 잃어서 아쉽긴 하지만 대신 다른 일을 할 시간이 생겼으니 나름 만족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게임이 대체 무엇인지, 게임 중독이 왜 일어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전적으로 (前) 게임 중독자의 입장에서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게임을 줄이고 끊는 방법은 다음 글에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1. 게임이란 무엇인가

우리나라에서 '게임' 하면 보통 보드게임이나 놀이가 아닌 컴퓨터 및 스마트폰 게임을 말합니다. 그리고 부정적인 느낌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변에 게임을 하지 않는 친구들 중 몇몇은 게임처럼 멍청한 걸로 왜 시간을 낭비하는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게임이 나쁜가요?'는 '책이 나쁜가요?' 만큼이나 광범위한 질문입니다. 책 중에는 교육적인 책도 있고, 눈이 즐거워지는 책도 있고, 어린이에게는 부적절한 책도 있는 것처럼 게임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다양한 종류의 게임이 있습니다. 물론 책보다는 재미 위주의 엔터테인먼트 중심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게임은 정말 다양한 게임을 포함한 포괄적 용어(unbrella term)입니다. 그래서 게임은 무조건 나쁘다던가, 게임 회사가 중독을 유발했으니 처벌을 받아야 한다던가 하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게임이 무조건적으로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얼마 전 게임 중독이 질병으로 분류되어야 하는지 아닌지에 대해 말이 많이 나왔던 적이 있습니다. 게임 중독이 질병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문제인 것은 확실하다는 것이 제 입장입니다. 



2. 게임 중독의 원인

그렇다면 이런 게임 중독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단순히 생각하기에는 '그냥 재미있으니까', 학생들의 경우에는 '공부가 하기 싫어서' 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제 스스로의 심리를 곰곰이 생각해 보니 크게 두 가지 원인이 있었습니다. 


2.1. 게임이 단순한 오락이 아닌 '나를 나타내는/중요한 무언가'가 되었을 때

게임이 자신의 인생에서 취미 이상의 중요한 무언가가 된 경우입니다. 이 경우에는 게임을 다른 일보다 우선순위에 놓게 되고 그만큼 시간을 많이 쏟습니다. 보통 이런 게임들은 자신의 실력이 점수 등으로 매겨지고 남에게 보이는 각종 컴퓨터 게임이나, 나만의 농장 꾸미기처럼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게임이 많습니다. 


물론 자신의 취미 생활은 소중하고 게임을 잘하거나 멋있게 꾸몄다면 남에게 자랑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해야 하는 일보다 우선순위가 되거나 본인 스스로도 걱정될 정도라면 문제가 됩니다. 


2.2. 현실에서 도피하기 위한 수단

어떤 경우에는 현실에서 하기 싫은 일을 피하거나 미루기 위해 대신 게임을 하기도 합니다. 공부가 하기 싫어서 유튜브를 보거나 sns를 새로고침 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이런 경우는 게임을 하고 싶은 것보다 게임을 하지 않을 때 받는 스트레스를 피하기 위해서 합니다. 제가 중학생 때 어려운 환경에 놓이게 되면서 게임을 선택했던 것과 비슷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다른 심리적 문제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3. 게임 중독과 스마트폰 중독의 차이

그렇다면 게임 중독과 인터넷/스마트폰 중독은 어떻게 다를까요? 비슷한 부분도 있지만 굳이 차이점을 꼽자면 다음 두 가지가 있습니다.


1. 게임은 연속적인 경험이다

인터넷, 스마트폰이 바닷가를 산책하면서 구경하는 것이라면 대부분의 게임은 모래성을 쌓는 것과 같습니다. 지금까지 쌓아온 것을 바탕으로 더 높이 쌓는 것이 목적입니다. 모래성을 어느 높이까지 쌓으면 끝나는 게임도 있지만 아예 끝이 없는 게임도 있습니다. 저는 특히 대부분의 게임에서 개운하게 '이제 끝났다'라고 느껴본 것보다는 이제 피곤하니까/다른 일을 해야 하니까 그만해야지'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특히 지금까지 쌓아온 것이 있고, 앞으로 일어날 일이 있기 때문에 그만두기가 어렵습니다. 


2. 게임 시간은 덜 유연하다

주변에 컴퓨터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를 하는 사람이 있다면, '리그 오브 레전드를 하루에 딱 30분만 하는 것이 가능한가요?'라고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거의 모든 사람이 아니라고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게임 한 판이 2분이 될 수도 있고 50분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몇 판만 해야지' 다짐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시작한 지 2분 만에 재시작되어 끝난 게임은 한 판인가요? 그럼 15분에 상대방이 항복해서 끝난 게임은 한 판인가요? 여기서는 '리그 오브 레전드'를 예시로 들었지만, 게임별로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사용시간을 딱 잘라 정하기가 어렵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러한 게임의 특성을 고려하여 게임 시간을 조절하고, 제가 올해 초에 그랬던 것처럼 게임을 아예 끊는 법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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