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스마트폰 사용시간을 줄여봐요.
'나'에 대해 생각하기
지난 글에서는 계획을 지키는 데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사실 여기까지 하고 계획을 지키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하루만 실제로 해 보아도 지금 당장 무언가를 보고 싶다는 욕구(꼭 필요한 것이 아닌데도)가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습니다. 절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의미 없는 새로고침을 하거나, 새로운 웹사이트를 찾아서 열심히 보게 되기도 합니다. 저는 마음을 비우고 오후 시간까지 기다릴 수 있게 되기까지 최소 몇 개월이 걸린 것 같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다음 단계인 4)번 문제, '반드시 콘텐츠를 봐야 한다'는 생각을 없애거나 줄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편의상 X 표시를 한 서비스를 마음껏 보는 시간을 '세션'이라고 부르겠습니다.
1. 세션 동안 '눈팅'을 한다.
먼저 그동안 자주 방문하던 웹사이트나 SNS, 커뮤니티를 줄이려면 '눈팅', 즉 글을 쓰거나 댓글을 달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글을 쓰거나 댓글을 달면 좋아요를 받거나 댓글을 받는 등 그에 대한 반응을 기대하게 됩니다. 그런 반응은 '반드시' 확인하고 싶다는 생각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최대한 '눈팅'을 하며 반응을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2. 매 세션 동안 '나'에게 집중한다.
세션 동안 나에게 집중하며 내가 콘텐츠와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있는지 생각해야 합니다.
나는 이 글을 보면서 어떤 기분이 들었지? 화가 났나? 어이가 없었나? 슬펐나? 기뻤나?
이렇게 콘텐츠가 내 기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스스로 질문하다 보면 평소에 그냥 보던 콘텐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방금 본 댓글이 내 생각을 바꿨나? 바꿨다면 어떻게 바꿨나? 왜 그렇게 바뀌었을까?
또 이렇게 내 사고방식 및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3. 세션이 끝나고 바로 짧게 기록한다.
매일 세션이 끝나면 바로 오늘 본 콘텐츠와 느낀 감정, 생각을 기록하세요. 휴대폰 메모장이 되었건 수첩이 되었건 상관없습니다. 완전한 문장으로 쓰거나 일기처럼 멋있게 쓸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내 생각이 날아가기 전에 붙잡아두는 용도로 기록하기만 하면 됩니다.
4. 그중 부정적인 감정이 드는 것들에 대해 질문한다.
그중 부정적인 감정이나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웹사이트나 서비스에 대해서는 더 질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서비스가 내 삶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
이 서비스를 사용하기 전에 내 삶이 지금보다 더 나빴는가?
이 서비스가 내가 만족스럽게 사는 데 도움이 되는가?
모든 서비스를 나쁘다고 여길 필요는 없습니다. 기분 전환이 되거나 재미있는 콘텐츠는 지금처럼 적절히 보면 됩니다. 그러나 너무 신경이 쓰이거나, 부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서비스는 끊을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질문을 하면서 어떤 콘텐츠를 줄여야 할지 깨달을 수 있습니다.
5. 세션 시간을 줄여나간다.
세션 시간은 조금씩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시간을 줄이다 보면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일이 줄어듭니다. 이때 부정적인 생각을 일으키는 서비스를 아예 이용하지 않도록 해 보세요. 접속 전에 지난 세션에 내가 어떻게 느꼈는지 생각해 보고, 그런 기분을 다시 느끼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면 줄이거나 끊을 수 있습니다.
저는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는데, 이 방식은 실제로 효과가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뭔가 하고 싶을 때 바로 하는 대신 세션 시간까지 기다려서 한꺼번에 하다 보니 내가 무엇을 했는지 생각하고 반성하기가 쉬웠습니다. 지금 제 세션 시간은 약 30분인데, 하고 싶은 것이 몇 가지 없습니다. 그냥 즐겨 보는 게임 유튜브 채널 한두 개를 확인하고 새로 올라온 영상이 있으면 보곤 합니다.
이것도 단기간에 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할 수 있습니다. 바로 끊고 싶은 서비스를 끊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매일 기록하다 보면 어느 순간 '별로 그 웹사이트에 들어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렇게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여서 얻은 시간에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해 적어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