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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윈도우XP Oct 24. 2021

스마트폰 사용 계획 '잘' 세우는 법

지속 가능한 계획으로

앞서 스마트폰을 조절하기 어려운 이유로 1) 스마트폰은 꼭 필요하다. 2)한번 시작하면 내려놓기가 어렵다. 3) 지금 당장 해야 한다. 4) 반드시 해야 한다.라는 네 가지 이유를 알아보았습니다. 그리고 1) 번은 우리가 해결할 수 없다는 것도 이야기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2)번과 3)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용 계획 세우기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지금 이 사용 계획의 목표는 스마트폰 사용량을 줄이는 것, 즉 4)를 해결하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지금 당장 하고 싶다는 생각을 없애는 것뿐입니다. 사용량은 먼저 당장 해야겠다는 생각이 없어진 후에 줄이면 됩니다. 


스마트폰 사용 계획을 추상적으로 세우면 1)번과 2)번 때문에 문제가 생깁니다. 어떤 앱이 꼭 필요해서 휴대폰을 켰는데 정신을 차려 보니 하지 않기로 다짐했던 앱도 사용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또, 어떤 것이 '필요'한 것인지를 잘 생각해 보지 않으면 '그래도 이건 꼭 필요한 거니까' 하고 원래 계획을 포기하게 됩니다. 이 문제를 방지하려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저도 여러 방식으로 계획을 세워 보며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자꾸 실패해서 자료를 찾아보다가 읽게 된 칼 뉴포트(Cal Newport)의 책 <디지털 미니멀리즘>에 소개된 방식을 약간 변형한 것이 가장 효과가 좋았습니다. 그래서 그 방법을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1. 공책을 펴고 내가 사용하는 디지털 기기를 모두 적는다.

여기서 디지털 기기란 스마트폰, 태블릿, TV, 컴퓨터, 콘솔 게임기(다만 게임 중독은 나중에 다시 이야기할 예정입니다)와 같은, 디지털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쓰는 기기를 말합니다. 전자레인지나 냉장고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2) 각 기기 당 사용하는 서비스(웹사이트 포함)와 그 서비스를 쓰는 방식을 모두 적는다. 중복되어도 적는다. 

서비스를 쓰는 방식은 디테일하면 할수록 좋습니다. 예를 들어 카카오톡을 사용한다고 해도 '조별과제 팀원들과 카카오톡으로 연락'과 '친구들과 카카오톡으로 연락'은 구별해서 적는 게 좋습니다. 곰곰이 생각해서 적다 보면 내가 인터넷 기기로 얼마나 많은 일을 하고 있었는지 깨닫게 됩니다. 나쁜 것은 아니지만 필요 없는 것은 줄일 필요가 있겠죠.



3) 각 서비스 당 '반드시 필요하면' O, 아니면 X로 표시한다.

반드시 필요한 서비스의 기준은 뉴포트가 책에서 제시한 방법대로 따르는 것이 제일 편했습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으면 학업/업무에 지장이 가는가?'라는 질문에 답이 '예'면 반드시 필요한 것, '아니오'면 아닌 것입니다. 예를 들어 카카오톡으로 팀원들과 연락하는 것은 O지만 같은 앱으로 친구들과 연락하는 것은 X입니다. 


그렇다면 친구들과의 연락은 중요하지 않다는 걸까요? 대인관계가 학업/업무보다 덜 중요한가요? 사실 이 어떤 것이 '반드시 필요'한 것인가도 가치판단의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운이 좋게도 지금은 학교에서 대면 수업을 받고 있어서 친구들과 온라인으로 연락할 필요가 별로 없습니다. 그리고 친구들이 제가 연락을 잘 확인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어서 친구들과의 연락은 '반드시 필요함' 카테고리에 들어가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친구들과 바로 연락하는 것이 중요하다면 O로 표시한 후 아래 4)번에서 적절한 타협점을 찾으면 될 것 같습니다.



4) 먼저 O를 표시한 서비스를 어떻게 이용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고, 각각 최소한으로 필요한 만큼만 쓸 수 있는 방법을 적는다.

보통 O에 들어가는 서비스는 이메일 앱으로 선생님께 온 이메일을 확인하는 것처럼, 싫지는 않지만 그렇게 즐겁지도 않은 일이 많습니다. 그래서 보통 줄여야 하는 일이 크게 없습니다. 그렇지만 습관적으로 수신함을 새로고침 한다던가 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소한으로 쓰는 방법을 정하는 데는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1) 얼마나 쓸 것인지 정하기, 2) 어떤 시간대에 쓸 것인지 정하기, 3) 어떤 시간대에 얼마나 쓸 것인지 정하기입니다. 1)번은 '이메일 앱을 30분만 쓰겠다'이고, 2)번은 '아침 9시부터 10시까지 쓰겠다'이고, 3)번은 '아침 9시부터 10시 중 30분만 쓰겠다'입니다. 혹은 '운동할 때만 스포티파이 앱을 쓰겠다'처럼 상황과 연결하는 방법도 있는데, 이런 것도 시간을 정확히 정하면 더 좋습니다. 셋 중 어느 것이 낫다기보다는 앱 별로, 생활 패턴별로 다르니 내 평소 생활에 대해 잘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같은 서비스(예: 카카오톡)지만 사용하는 방식(친구들과 연락/팀원과 연락)이 달라서 O도 있고 X도 있다면, O를 표시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 선에서 X를 사용하지 못하는 방식을 찾아야 합니다. 그것이 어렵다면 O를 표시한 서비스를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정하는 것이 X를 못 하게 하는 것보다 중요합니다. 



5) X를 표시한 서비스는 하루 중 시간을 정해두고 한꺼번에 한다.

하루 중 1-2시간을 따로 빼 두고, X 표시를 한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에만 씁니다. 혹시 평소 스마트폰 사용량이 너무 많아서 시간이 어 필요하다면 3시간도 좋습니다. 이 시간에는 스마트폰을 그만 봐야겠다는 죄책감 없이 원하는 모든 것을 하면 됩니다. 대신, 이 시간이 아닐 때에는 X를 표시한 서비스를 사용하면 안 됩니다. 


보통 아침보다는 하루를 마무리하는 저녁 시간대가 더 좋습니다. 저는 아침에 하는 행동이 그날 컨디션과 기분을 많이 좌우한다고 느껴서 아침 대신 저녁을 먹은 뒤 30분으로 정했습니다. 



여기까지 끝내셨으면 70% 완성입니다. 사실 저도 '굳이 이렇게까지 계획을 짜야 하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이 규칙이 자세하면 자세할수록 오히려 나 자신에게 자유를 준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정해 둔 시간에 사용을 하면 사용하지 않기로 한 시간에는 스마트폰에 방해받지 않고 해야 할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용 계획을 단순히 '의지'만으로 지키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특히 X를 표시한 서비스를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다음 글에서는 계획을 지킬 수 있게 도와주는 관련 프로그램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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