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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끊는 법

지난 글에서는 게임의 특성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러한 특성을 반영해서 게임 시간을 줄이고, 끊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먼저 게임 시간을 줄이는 과정은 스마트폰/인터넷을 끊는 과정과 비슷합니다.

1. 지금 하는 게임을 쭉 적는다.

먼저 종이에 지금 하는 게임을 쭉 적습니다. PC게임과 모바일 게임을 모두 한다면 따로 따로 적는 것이 좋습니다. 

2. 각 게임의 특성을 고려해서 사용시간 및 요일을 정한다.

여기서 게임의 특성을 고려하는 것은 게임 사용시간의 정확한 기준을 정한다는 것입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를 예로 든다면, 2분만에 재시작된 게임은 한 판으로 치지 않지만 15분만에 항복으로 끝난 게임은 한 판으로 칩니다. 그리고 하루에 총 3판을 하되, 총 시간이 2시간이 넘지 않도록 합니다. 이렇게 기준을 세우고 사용 시간을 정하면 단순히 '3판만 하기' 보다 더 정확하게 언제 그만해야 할지 알 수 있습니다. 

3. 프로그램을 이용해 사용 시간이 아닐 때에는 게임을 차단한다. 

스마트폰/인터넷 중독과 비슷하게 Cold Turkey 프로그램과 스크린 타임을 통해 사용 시간이 아닐 때에는 게임을 차단합니다. 다만 2번에서 게임의 특성을 고려해 정한 시간이어야 합니다. 무작정 '1시간만 하기'처럼 정한다면 게임을 저장하지 않았는데 꺼진다거나 하는 일이 생겨 짜증이 나거나 그냥 시간 조절을 포기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시간을 줄이는 것이 너무 어려워서 차라리 그냥 끊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제가 게임을 끊은 것도 이런 생각이 들어서 그랬던 것입니다. 그렇지만 게임을 질릴 때까지 할 수는 없어서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끊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다음 방법을 찾았습니다.

여러분이 제일 게임이 하기 싫을 때는 언제인가요? 저는 저장을 안 했는데 오류가 나서 게임이 꺼지면 그냥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열심히 포토샵 작업을 했는데 저장이 안 되어서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면 의욕이 많이 떨어지는 것과 비슷합니다. 

앞 글에서는 게임을 모래성에 비유했습니다. 이 모래성을 전부 무너뜨리면 다시 처음부터 쌓고 싶은 마음이 없어집니다. 그래서 게임을 계정을 삭제하는 등 복구 불가능한 상태로 되돌려서, 처음부터 다시 하도록 만들면 게임을 비교적 쉽게 끊을 수 있습니다. 게임을 오래 했다면 그만큼 하고 싶은 마음이 더 사라집니다.

아래 게임은 '스타듀 밸리'라는 농장 게임입니다. 아주 많이 한 것은 아니지만 나름 재미있게 플레이했는데, 자꾸 해야할 일보다 먼저 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스트레스를 받아 끊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가지고 있던 아이템을 전부 판매하고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은 상태로 돌아갔습니다. 그 이후 이 게임을 다시 켠 적이 없습니다.

77만골드를 벌었네요.

물론 영구적으로 삭제하는 만큼 잘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그동안 들인 시간이 아깝다면 앞으로 들일 시간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저는 이 '스타듀 밸리'말고도 다른 게임 계정을 삭제하기도 했는데, 크게 후회하지는 않았습니다. 삭제해서 잃은 것보다 얻은 시간과 자유가 더 컸던 것 같습니다. 게임을 아예 끊고 싶다면 이 방법도 고려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