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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김밥을 싸는 이유

욕망이라는 이름의 폭주김밥


12월 중순에 접어드니 송년회 연락이 많이 온다.

그러나 모두 참석하지는 않게 된다.

꼭 보고싶은 사람, 감사한 사람 등등 나름의

기준을 정하고 만나게 된다.


어제는 40년 만에 반가운 친구들을 만났다.

중학교 동창인데 40년이 무색할 정도로

정말 반갑고 따뜻한 만남이었다.


어제는 막내가 수업이 없었고, 큰 아이도 재택근무를 해서 세 식구의 점심을 준비해 두어야 했다.

그러지 않으면 모두 라면을 먹기때문이다.

물론 가끔 라면을 먹어도 되긴 하지만

내가 없을때 그렇게 때우는건 싫다.


김밥 단무지를 사면 12줄씩 들어있고

그밖의 재료도 지지고 볶다 보면 양이 꽤 많아서

김밥은 한번 만들때 12줄을 만들어서 소분하여

냉동시킨다.

어제도 외출전에 김밥을 말았다.

혼자 말기 좀 바빠서 남편에게 마는 법을 알려주고 함께 말았다.


열심히 말다가 남편을 보니 ....

내가 언제 이렇게 알려줬지 싶었다.

속을 적당히 넣어야 하는데 밥도 많고 속도 많고

암튼 한번에 왕창 크게 말아서 얼른 끝내려는

속셈이 아니고서는 이렇게 말 수는 없지 싶었다.

큰아이가 지나가며 " 완전 욕망덩어리군."

한마디 했다.

남편은 저렇게 말다가 속이 밀리니까 밥을 더

추가했다. 결론은 김이 부족해서 실패.


다시 알려주었다.

" 김의 크기는 정해져 있다. 한정된 크기에

밥과 속을 욕심껏 넣으면 말리지도 않고 터진다.

그러니 적당한 양이 매우 중요하다. 김밥이

보이지만 정말 프로가 아니면 터지지 않게

마는게 어렵다. 그러니 김밥을 우습게 보지마시라"


찌개나 반찬을 만들어 두고 외출했다 들어오면

차려 먹는걸 번거롭게 생각하여  라면을 끓여

냄비째로 먹은 흔적을 목격할때는 진짜 화가

난다.


우스갯소리로 아내들이 외출할때 3일치 곰탕이나 김밥을 싸둔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건 남편들이( 모두는 아니겠지만) 도통

냉장고 반찬을 꺼내고 국을 데우는 과정을

번거롭게 여기고 아내들이 설명을 해줘도

못하니까 아내 입장에서는 최대한 먹기 편하면서

영양도 모두 챙길 수 있는 김밥을 말고

곰탕을 끓이는 것이다.

그러니 남편들께선 김밥과 곰탕을 두려워할게

아니라 스스로 골고루 챙겨 먹을 수있는 자립심을 길러야 한다.


김밥과 곰탕은 집을 비우는 아내와 엄마들의

소중한 마음인 것이다.^^


https://youtu.be/GfAb0gNPy6s?si=HaDSOzkmW8nTc_A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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