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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취중진담 14화

취중진담

by 로그모리

결국 그리 되었고,

결국 이루어진다.


결국 그리 되었고,

결국 받아들인다.


결과로 과정을 보는가,

과정으로 결과를 보는가.


닭이 먼저인가,

달걀이 먼저인가.



답 먼저 하겠다.


결국 모든 이야기의 끝은

나의 시간으로 이루어진다.


결과는 단편적이고,

과정은 이야기다.



램프의 정령 지니

관세음보살

아브라카다브라


한번쯤 들어봤으리라.


놀랍게도 하나의 생각을 품고 있다.

'말하는 대로 이루어 진다.'


나는 이를 관점으로 해석한다.

보고자 하여 보게 된다.


흔히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온다 한다.

맞는 말이다. 잡고자 하기에 잡을 수 있다.


스스로 바라고 원하는 것.

이를 말로 뱉어내고 행동하는 것.


비슷한 듯, 아주 다르다.

바라는 것은 심상에 남고,

행동하는 것은 신체에도 남는다.


나의 신체는 정직하다.

하고자 하는대로, 그대로 따른다.


아주 오랜 시간 돌고 돌아

여러 표현으로 남아 전해졌으리라.



나는 본디 비판적인 시선을 타고 났다.

특히나 스스로에게는 가혹하다.


시선과 목표를 구분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목표로써 나의 의지를 다지고, 시선으로 다듬는다.


온전히 나를 믿을 수 있는 존재가 있을까.

온전히 나를 부정할 수 있는 존재가 있을까.


아이러니 하게도, 하나다.

나만이 스스로를 믿기도, 부정하기도 한다.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내가 만들었고,

내일의 나는 오늘의 내가 만든다.


끝없는 풍파 속에

한줄기 희망을 품어볼 수는 없을까.


나는 스스로를 가엾이 여겨

아껴주고자 노력하려 한다.


모진 것들에 살갗이 찢겨도

나만은 스스로 품어줄 수 있기를.



수많은 순간들을 마주하려 한다.


아파야 한다면 아파하고,

견뎌야 한다면 견딜 것이다.


사랑하고자 하면 사랑할 것이고,

아끼고자 하면 아껴줄 것이다.


스스로를 두 눈 똑바로 뜬 채 응시하여

진정으로 이해하고 위해줄 것이다.


적으로 돌릴 수도, 한 편이 될 수도 있다면

나는 기꺼이 나의 손을 붙잡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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