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걸음, 그뿐.

by 로그모리

"으어어억! 떨어질 것 같아요!"


'원래 그렇게 움직입니다. 괜찮아요'


"으어ㅓ 진짜요?"


'말은 다리가 4개죠? 그래서 ...'



체험도, 레슨도 마찬가지다.

아이들도 성인도 모두.


모두 두려움을 안고 시작한다.

그리고 적응에 시간이 걸린다.


간혹, 고장 난다 표현할 정도로 무서워하기도 한다.

협상과 설득이 시작된다.


'한 걸음만 걸어봐요. 무서우면 바로 잡아줄게요.

여차하면 들어서라도 내려드릴게요.'



익숙해진 지금은 잘 상상이 되지 않지만,

나의 처음인 때 두려운 마음은 남아있다.


온전히 이해한다 말할 수는 없겠지만

어떤 방향인지는 어렴풋이 짐작한다.


그렇기에 더욱이 그 한 걸음이

얼마나 용기를 내는 소중함인지 알고 있다.


여차하면 들어서라도 내려주겠다는 말은 진심이다.

만약의 상황에 나는 항상 끌어내릴 준비를 하고 있다.


이 각오가 전해지는지, 믿어준다.

그렇게 내디딘 한 걸음은 선명하게 서로에게 남는다.



아마 이 글을 읽고 있는 그대도,

처음 한글을 배우던 때 비슷하지 않았을까.


요상한 그림을 들고 와서는 이게 글씨라며,

따라 해보라며 알려주기 시작했을 것이다.


외국어를 배운다 생각하면 좀 더 이해가 된다.

a b c d 를 이제서 외우던 중, 인사를 건네는 게 쉬운지.


모든 일이 그러하듯, 결국 많이 할수록 발전한다.

말하면 스피킹이, 들으면 리스닝이 느는 것이다.


그리고 많이 한다는 것은 아주 작은 시작으로부터 출발한다.



최초의 순간은 언제나 거대하게 보이고 두렵다.

동시에 첫 시도와 함께 두려움은 사그라든다.


언어를 배우기 위해 한 단어를 뱉어내듯,

말을 타고 한 걸음을 내디뎌 보듯.


한 단어를 뱉고 난 후 파파고를 켜도 되고,

한 걸음을 걷고 난 후 내려도 된다.


다음에 마주하는 순간에 느낄 수 있다.

처음의 두려움보다는 작아졌음을.


나의 용기를 끌어 모아, 할 것은 단순하다.

한 걸음, 그뿐.



잊혀진 기억 속에 아마도 두려웠던 시간들이 있을 것이다.

지금은 떠올리기도 어려운 순간들.


생명은 지독하리만큼 강인하다.

결국 지금 숨 쉬고 있음이 그를 증명한다.


마주 보는 것도 쉽지 않다.

용기를 내는 건 더욱 쉽지 않다.


그런 순간 나는 생각해려 한다.

'난 언어를 배운 사람이고,

걸어 다닐 수도 있으며,

중력도 견뎌내는 놈이다.'


나의 살아있음이 대단한 일임을 스스로에게 말해줬으면,

나는 더 대단한 사람일지도 모른다고 떠올렸으면 좋겠다.


그렇게 새로운 한 걸음은

나를 더욱 깊고, 단단한 사람으로 나아가게 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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