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마 그거 그냥 말 위에 얹혀있는 거 아닌가?"
'어.. 맞아요. 그게 어려워요'
승마를 한다고 말하면 꽤 자주 듣는 말이다.
심지어, 나도 그렇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다르게 표현하면
파트너와 함께 하는 운동이다.
스텝이 꼬이면 무너지는 춤과 같이,
승마도 서로의 호흡과 발을 맞춰야 한다.
호흡을 맞출 때 중요한 건 뭘까.
상대방에 대한 이해?
정확한 타이밍?
감정적 교류?
아니, 나 할거 하면 된다.
사실 앞서 말한 것들이 다 필요하다.
하지만 말하고자 하는 건 순서다.
파트너 각각이 서로 손발을 맞추려면
내가 할 것을 해내야 한다.
각자의 역할에 충실할 때,
타이밍도, 이해도, 교류도 가능해진다.
내가 멈춰있으면
그 무엇과도 호흡을 맞출 수 없다.
다시 말하자면
내가 할 것을 하면 된다.
승마에서의 내 역할은 얹혀있는 것이다.
잘 얹혀져있으면 그게 가장 좋은 실력이다.
허리를 잘 펴고, 앞을 바라보며 다리로 말을 감싼다.
심지어 말이 난리를 쳐도 그대로 하면 된다.
두려움, 긴장, 당황 등의 감정에 휩싸여도 마찬가지.
결국 내가 할 일을 해내면 된다.
그러면 자연스레 호흡이 맞아떨어진다.
치우치지 않은, 서로에게 적당한 호흡이 돌아온다.
흔히 파트너는 긍정적인 관계로 비춰진다.
파트너라 불리기 어려운 것들도, 파트너 삼아보면 어떨까.
특정 상황에서 두려움이 너무 크다면
파트너 삼아 옆에 둔다고 생각해 보자.
그리고 그저 내 할 일을 하면 된다.
그러면 자연스레 이해도, 다룰 타이밍도 알 수 있게 된다.
살아있는 모든 것은 흘러간다.
시간이 흘러가듯, 물이 흘러가듯.
멈추어진 것을 만나면
그 자리에 무거운 것들부터 쌓인다.
감정도 살아있다.
내가 멈추면 그 자리에 보란 듯이 앉아버린다.
두려움, 슬픔, 괴로움 따위의 것들이.
나를 흐르게 만들면 된다.
무거운 감정들은 머물지 못하고, 다른 감정들이 찾아온다.
기쁨, 즐거움, 행복 같은 것들이.
몸이나 마음이 무겁게 느껴진다면,
멈추지 않았는지 떠올려보자.
내가 흐를 때, 비로소 다른 것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나아갈 수 있다.
그저, 나 할 거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