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도 말고 덜도 말고 중간만 가라.
왜 최선을 다 하지 말라고 하지..?
나는 이 표현에 반감이 강하다.
할 거면 하고, 말 거면 말고.
나는 쏟아내야 한다고 믿고 살아간다.
이 말을 하는 사람은 결국,
그저 변명이리라.
내가 좋아하는 몽골 속담이 있다.
'두렵다면 시작하지 말고,
시작했다면 두려워하지 말라.'
정했다면, 밀고 나가야 한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결국 이뤄내려는 의지가 중요하다.
맺음으로 완성될 수 있기에.
최선을 다해 쏟아부었다면,
어떤 결과도 받아들일 수 있다.
스스로 아쉬움을 느낀다면,
아무리 좋은 결과도 찝찝함을 남긴다.
100% 의 노력과 만족은 없다.
언제나 아쉬움은 남기 마련이다.
다만, 주어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을 해낸다.
두려움은 미지의 것을 바라볼 때 생기고,
마주함으로 사라진다.
가끔, 아포칼립스를 상상한다.
모든 것이 무로 돌아가는 과정에 놓이면, 나는 어떨까.
아마도 그에 맞춰 나는 생존할 것이다.
살아남기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다.
당장, 꾸준히 필요한 것을 생각해 보고
어디에 자리 잡을지 고민하리라.
실은 활 쏘는 것도 연습을 해뒀다.
실제로 살상력이 어마어마하다.
(지금은 위험하다 생각하여 안 쏘고 있다.)
잡다한 기술들도 배워뒀다.
이를테면 용접이라던가.
아포칼립스를 바라는 건 아니지만
떠올렸고, 나는 최선의 준비를 하지 않았나 싶다.
사실, 이 마저도 결과적인 생각이다.
그저 스친 우연들이, 하나의 생각으로 묶인 것.
아무렴 어떤가.
나는 자신 있다. 살아남을 것이다.
중간만 가라는 표현을 처음 접한 건
군 생활을 할 때였다.
못 해도, 잘해도 눈에 띈다.
눈에 띈다는 건 일이 늘어난다는 뜻이다.
모든 것이 억지로인 상황에서는
그저 흘러가는 것이 최선이다.
마음이 없으면
자신이 없다.
이해할 수 없었으나,
머지않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결국 눈에 띄는 선택을 했다.
할 거면 제대로 해야지.
그래서 더 고생하고,
나름 뿌듯한 시간으로 남았다.
어느 순간, 같은 표현을 내게 건넸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중간만 가라.'
하지만 여기에 담긴 마음은
내가 알던 것과는 너무도 달랐다.
진심으로 나를 위해,
빌어주는 마음이었다.
기대와 실망도
질투와 비난도
다 피해 가길.
그저, 그대로 살아가기를.
쌓아온 시간들을 눌러 담아
내게 건네주었다.
비로소 이 표현이 내게 닿았다.
반감이 강했고, 변명이라 여겼다.
아쉬움으로 전한다 여겼으나, 짊어짐으로 전해졌다.
이토록 진한 마음을 나눌 수 있을까.
할 수 있다면 단 한순간, 필요할 때 전할 수 있기를.
스스로를 가혹하게 다그치는
어쩌면 나와 같은 이들에게 닿을 수 있기를.
언젠가 스치듯, 말하고 싶다.
이미 잘하고 있노라고.
그대가 평안하길 바란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