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중진담

by 로그모리

아이고 내 팔자야.

나는 이럴 팔자인가 보다.

내 팔자가 그렇지 뭐.


팔자는 타고난 운명을 말한다.

그런데 우리는 꽤, 부정적으로 사용한다.


타고난 운명이라면 부정적인 것만 있지는 않을 터.

대체, 팔자는 뭘까.



결론부터 말하겠다.

내게 팔자는 '관심의 영역' 이다.


자연스레 눈길이 가는 것들,

그런 순간들이 있다.


힘을 들이지 않고도 먼저 알아채고

마음이 움직이는 것들.


이러한 자연스러운 관심이 곧 '팔자' 다.


우리의 뇌는 효율을 지극히도 추구한다.

자연스레 보이는 것들이 결국 지배하게 된다.



식당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무엇이 보이는지,

스스로 생각해 본 적 있는가.


없다면 해보기를 추천한다.

일행이 있다면 같은 질문을 건네보자.


생각보다 천차만별이다.


메뉴판, 조명, 냄새, 다른 사람들의 음식,

종업원 의상, 사장님, 간판, 음악,

근무자 수, 이동동선, 화장실, 시스템 등등..


혹 같은 것을 보았다면,

딱 3개 까지만 찾아보면 나온다.


관점의 차이, 관심의 차이가.

대개 갑자기 물어보면 가장 편하게 보이는 것을 말한다.


힘 들이지 않고 보이는 것들.

이것이 내가 가진 관심의 영역이다.



업무에 있어서도 찾아볼 수 있다.

시작하는 순간, 변수가 생긴 순간, 마감이 다가오는 순간.


각 상황에서 우선 하는 것들을 떠올려보자.

이 역시도 마찬가지, 3가지 정도 찾아보면 된다.


각자의 관점과 관심이 다름을 알 수 있다.

결국 정답을 향하지만, 먼저 눈에 밟히는 것들이 있다.



식사를 하거나, 술잔을 기울이는 자리도 마찬가지.

상대를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다.


위생을 먼저 신경 쓰기도,

맛있는 것을 먹으려/먹여주려 하기도,

대화에 집중하기도,

눈을 맞추려 하기도 한다.


이쯤 되면 떠오르는 단어가 있다.

'성향'


각자의 성향이 팔자가 된다.



물론, MBTI를 신봉하는 생각엔 반대한다.

사람을 고작 16가지로 구분함은, 흑백논리와 다를 바 없다.


다만 확실한 것은 나의 자연스러운 시선이

결국 나의 행동을 이끌어낸다는 사실이다.


때문에 나는 '결과론적인 팔자'가 아닌,

'과정에서 인지하는 팔자'를 이야기하고 싶다.


각각의 장소, 상황, 순간들에서

나의 관심이 어디에 있는지를 생각해 보자.


나의 시선과 관심이 머무는 영역을 모아보면

내가 자연스레 흘러갈 팔자가 눈에 들어온다.



우리의 자원은 한정적이기에,

자연스레 효율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이어진다.


2~3의 노력으로 10이 이루어지는 것과

10의 노력으로 2~3이 이루어지는 것이 있다면.


한정된 자원 안에서 우리는 전자를 택하게 된다.


할 수 있는 것과 못하는 것이 정해졌다는 말이 아니다.

접근하는 방향이 다를 수 있다는 이야기다.


개인의 성향에, 관심의 영역 안에서.

나의 팔자에 맞는 방향이 있다는 것.



이해가 된다면, 이제 활용해 볼 차례다.


팔자를 받아들이고 따라가는 부분도 있을 것이고,

팔자를 고치려 노력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필요한 건 챙기고,

아쉬운 건 채우면 된다.


유한한 환경 속에서 적절한 자원의 분배는

나의 팔자를, 운명을 개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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