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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취중진담 22화

취중진담

by 로그모리

끝은 언제나 어색하다.


갑자기 찾아와도,

예견된 순간이어도.


결정된 순간,

생각지 못한 감정들이 몰아친다.


슬프기도 안도하기도,

후련하기도 아쉽기도 한다.


결국 감정은 내가 느끼는 것이고

결말도 내가 정한다.


다양한 감정들 속에서

내가 원하는 것으로 맺음을 하는 것.


끝맺음은 이렇게 찾아온다.



끝이라는 단어는 많은 생각을 동반한다.

내게는 특히 흐름으로 다가온다.


흘러가던 것이 멈추는 순간.

멈추었던 것이 흐르는 순간.


현재의 상태를 벗어나

새로움으로 다시 태어나는 때.


끝으로 비는 자리는 시작으로 채워지고

시작으로 채워진 자리는 무언가의 끝으로 비워진다.


때로는 아쉽기도

때로는 설레기도 한다.



돌고 도는 순환의 굴레는

스스로 맺음으로 완성된다.


모르고 지나가는

알면서 모른 체 하는

끝과 시작을 알고 있다.


스스로 결정할 수 없기에 미뤄진 순간들.

나의 순간과 감정에 이름을 달아줘야 한다.


이름을 받지 못한 감정들은

마음 한 구석에 고인 채 점점 무거워진다.


내 마음의 발걸음이 경쾌해지도록,

나의 다음 걸음을 편히 내딛도록.


후에 번복하면 어떤가.

그 순간의 나는 그리 결정했음 으로 만족하면 된다.



이렇게 취중진담의 첫 번째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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