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이름 만들기

독서의 기록, 기획에서 출간까지

by 꿈꾸는 유목민

출판사는 내실있는 1인 출판사였다. 마케터가 한 명있고, 편집자가 얼마 전까지 인하우스로 있었으나 재택근무를 하겠다고해서 사무실에는 대표님과 마케터만 출근중이라고 하셨다. 출판사 대표님은 두개의 유명출판사에서 부사장과 대표의 경험이 있기에 내실이 있었다. 대표님이 쌓으신 내공과 인맥은 든든한 배경이 되었음이 틀림없었다.


생각하신 편집자가 다른 편집 일정이 있어서 추천받은 편집자를 연결해주셨다. 아이 나이가 같은 엄마였다. 육지에 가던날 대표님과 함께 파주에 가서 편집자를 만나고 왔다. 샘플 원고를 읽어보시고 정말 좋았다고 말씀해주셨다. 배정된 편집자님 22년 12월말까지는 다른 편집 일정이 있다며 23년에 본격적으로 편집작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기다리는 두 달 동안 20퍼센트 남은 완성원고는 언제 써야하는지 가시방석이었다. 편집자가 배정이 되면, 내 책의 방향과 목차와 원고가 다 뒤집어져야하는거 아니야? 라고 오해했다. 그래서 초고를 쓰지 않고 23년 1월까지 기다렸다. 편집자에게 계속 연락하면 누가 될 것 같아서 가끔씩만 안부인사처럼 나누었다. 23년 1월이 되었고, 편집자가 꼼꼼하게 일정을 적어서 보내주었다. 원래는 작가들에게 이렇게 꼼꼼하게 알려주지 않지만 내가 궁금해하고 있는 것 같아서 적어서 보내준다고 했다. 마음이 답답했다. 그러면 기획과 목차를 다 뒤집는 행위는 언제하지? 하지만 더 이상 물어볼 수가 없어서 20퍼센트 남은 초고를 완성하기 시작했다. 새벽기상을 하며 나머지 원고를 완성했다. 원고가 완성되었다고 끝이 아니다. 8개월 전 써놓은 80퍼센트의 원고를 퇴고해야겠다. 편집자가 내 원고를 읽고 퇴고하기 전에 80퍼센트의 원고를 재정비했다. 새로 원고를 쓰는 일보다 더 빡셌다. 빼고 싶은 이야기 넣고 싶은 이야기들이 머릿속에 뒤죽박죽이었지만 원고를 수정했다. 고치면 고칠수록 고치고 싶은 이야기와 문장들이 나왔다. 23년 2월 중순 가량 초고와 퇴고를 완료해서 보냈다. 이미 출간을 경험했던 동네 엄마는 자신의 경험을 들어 편집자들이 원래 미루고 미루다가 딱 몇일만 집중해서 나의 원고를 살피는 거라고 했다. 마음이 초조하고 의심이 들었다. 나 기획서 뒤집어야하는데, 내가 쓴 처음 기획대로 그냥 출간해야하는 거 아니야? 지금 생각해도 원고과 기획서를 뒤집어야하는데...라는 생각을 계속한 건 좀 웃기다.


편집자와 함께 PC 교열을 주고 받으며 출판사 대표님과 한 일은 '독서의 기록'을 와디즈펀딩에서 런칭하는 일이었다. 예스24펀딩을 경험하셨던 대표님은 이번에는 와디즈펀딩 MD를 만나보겠다고 하셨다. 미팅 후 와디즈 펀딩은 전자책과 무형의 서비스가 필요하고 기본 10만원 이상에서 시작된다고 하셨다. 와디즈 펀딩대신 예스24펀딩으로 진행하자고 하셨다. 결국에 편집일정에 쫓겨 펀딩과 예약판매는 하지 못했지만 괜찮았다. 그냥 내 책이 출간된다는 것만으로도 신기한 일이었으니까.


이번에는 책제목이다. 내가 잡은 가제는 '내가 찾은 부캐 도서인플루언서'였다. 하지만 인플루언서라는 용어가 젊은 세대들에게는 익숙할 수 있으나 미디어를 모르는 사람들은 용어에서부터 벽이 느껴질거라고 하셨다. 편집자가 처음부터 내세운 제목은 "가장 지적인 밥벌이, 도서인플루언서(용어대체필요)'였다. 밥벌이와 지적이라는 말이 상극을 이뤄서 시장에서 먹힐꺼라고 하셨다. 처음에는 좋다고 맞짱구를 쳤으나 갈 수록 걱정되었다. 그때는 밥벌이를 할 만큼 '충분한 돈을 벌고 있지 않는데 내가 그걸 내세울 수 있나? 밥벌이라고 하면.. 돈냄새가 나서 별로인데.. 도서관에서 강연도 하고 싶은데 돈냄새가 나면 나를 안불러주지 않을까?' 의식의 흐름대로 걱정하고 있었다. 대표님은 본인의 의견을 보태지 않았다. 편집자와 작가가 하고 싶은대로 그냥 봐 주셨다. 편집자가 책 제목을 뽑기위해 100개의 베스트셀러 제목을 나열하고, 이를 응용해서 수십개의 제목을 뽑았다. 제목리스트를 받았고, 그 중에서 작가가 마음에 들어하는 제목 4개를 뽑아 공개투표에 붙이자고 하셨다. 딱히 임팩트있는 제목이 없었지만 몇 개를 뽑아 블로그와 인스타에 투표를 시작했다.


1. 기록하는 독서법 (부제: 인생을 바꾸는 작은기적)

2. 리딩 레코드 (인생을 바꾸는 작은기적)

3. 도서 인플루언서 (삶을 바꾸는 가장 지적인 직업)

4. 읽고 기록하고 인생을 바꿔라


총 121명 참여 (대부분 30~40대)

블로그 41명

꿈유커뮤니티 35명

엄마들성장 커뮤니티 11명

작가 4명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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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4가지였다. 1번 기록하는 독서법이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하지만 뭔가 부족했다.


책 제목을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는 중에 이웃행사가 있었다. 이웃 중에는 대학생시절부터 계속해서 시나리오를 쓰고 현재는 취미와 후원으로 이를 무대에 올리고 있는 아이디어 뱅크인 마리우스가 있었다.


"누나가 꿈꾸는 유목민이잖아요. 유목민은 말 그대로 여기저기 다니는 사람이고, 그런데 꿈유는 책 속에서 여기저기 다니는 유목민이죠. 그리고 독서를 한 걸 기록하는 사람이죠. 정체성이 독서를 기록하는 사람이죠. 독서의 기록, 읽기의 기록.. 어때요?"

"앗!! 바로 그거네요! 독서의 기록!"


"1번 '기록하는 독서법'이 가장 표를 많이 받긴 했는데, 이 부분을 변형시키면 어떨지 의견드립니다.

생각한 제목은 '독서의 기록'입니다. (이웃 중에 극작가이자 사업하시는 분이 있어 의견을 수렴하였습니다)

꿈꾸는 유목민이 책을 읽고 도서리뷰를 전문적으로 작성하는 도서인플루언서이니, 독서법에 대한 이야기보다 독서를 하고, 기록을 하면서 삶이 변했다라는 관점이 어울릴듯합니다. (후보 제목에 꿈꾸는 유목민의 정체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었어요) 유목민은 여기저기 다니는 사람인데, 장소의 의미도 있겠지만 독서의 관점으로 생각한다면 많은 책들을 돌아다니며, 과거, 현재, 미래를 경험하며 꿈을 꾸고 삶을 변화시킨다는 스토리텔링도 가미되면 좋겠습니다" 대표님과 편집자에게 보낸 이메일 中


대표님께서 돌리신 설문조사에도 기록하는 독서법이 좋다는 이야기가 많았다고 했다. 기록에 방점을 찍느냐 독서에 방점을 찍느냐를 생각했을 때 책=독서가 먼저 나오는 것이 나의 정체성에 더 맞는 것 같다고 내가 제안한 '독서의 기록'으로 정하자고 하셨다. 결정적일때 의견을 밀고 나가시는 대표님, 역시 카리스마넘치는 언니가 맞았다.


그 다음 난관은 책의 표지였다. 디자인 감각이 없는 나는 어떤 책 디자인이 되었으면하고 바랜적은 없었다. 책을 많이 읽기는 하지만 책의 몸에는 관심이 그닥 없었다. 책이 예뻐야 책을 구입한다는 사람도 이해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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