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때려치고 싶다를 입에 달고 있는 사람들을 잘 살펴보면 말과 달리 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종종 볼 수 있다.
대체 왜 저럴까 싶다가 오죽하면 저럴까 싶어 진다.
'에잇 몰라 될 대로 되라지, 난 몰라!!'
열심히 하려 했으나 집중이 되질 않고 집중이 되질 않으니 흥미도 떨어지고 만사가 의욕도 떨어지고 재미가 없다.
타인의 지적에도 타격을 입지 않고 튕겨져 나가는 것이 내상도 없다. 내면이 단단해졌다 기뻐하기엔 상황이 만족스럽게 흘러가는 것 같지 않다. 무슨 상황일까..?
한 단계 껍질을 깨고 어려운 상황을 대처하는 능력이 강화되었다고 하기엔 뭔가 아쉽다.
아마도 그게 아님을 직감적으로 느끼는 거다.
'잘하고 싶다. 정말 제대로 잘하고 싶다. 멋지게 잘하고 싶다'
그게 제대로 잘되지 않으니답답함에 속상함에 더욱 강력해지는 반발심이다. 흔히 게으르고 끝까지 미루는 사람들이 완벽주의자라는 말이 있다.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는 결과를 타인에게 들키고 싶지 않은 마음이 시작을 미룰 수 있을 때까지 미뤄버린다.
하나가 꼬이면 다음 그다음이 이어져 엉켜버리는 실타래와 같은 일들이 있다. 때론 이런 형태가 다음으로 가볍고 편안하게 넘어갈 도움발이 되기도 하지만 엉켜버리게 되면 쉽사리 풀어내기 힘든 구조이기도 하다.
가끔 실이 심하게 엉켰을 때 조급하게 풀려하면 매듭은 더욱 단단하게 조여져 결국에는 잘라야만 끊어낼 수 있게 된다.
그럴 때는 오히려 천천히 슥슥 비벼대다 보면 어느덧 느슨해진 틈새 사이 벌어진 공간으로 손쉽게 매듭을 풀어낼 수 있다. 심하게 엉켰을 때는 오히려 천천히 마음을 비우고 시간을 버는 것이 약이 된다.
살다 보면 이렇게 엉켜버린 실타래와 같은 일들이 불쑥불쑥 인생에 끼어든다. 그럴 때 평정심을 가지고 상황을 대하는 것이 쉽지 않다.그렇게 괜찮다 괜찮다 수없이 겪어내고 연습해 가는 것 또한 평생 해가야 하는 수련은 아닐까.
지금의 잘하고 싶은 마음이 비틀어져 단단한 매듭으로 고착되어 결코 변하지 않을 것 같은 불안감이 되어갈 즘, 아무것도 안 하고 싶고 다 내려놓고 싶은 마음인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이 불안감이 끝나지 않고 결코 더 나아질 것 같지 않은 이 상황이 때론 별것 아닌 것으로 술술 풀려나갈지 모를 일이다. 다만 이것 또한 이겨내고 나면 지날 일이라는 것을 마음으로 정신적으로도 이겨 버텨낼 실질적인 체력이 필요하다. 먹고 또 먹어대며 에너지를 채우고 자고 또 자며 컨디션을 조절해 간다. 이렇게 마음의 에너지를 물리적인 에너지로 채워간다.
배가 든든하다.
든든하게 일단 배를 채우고 나니 슬그머니 졸음이 몰려온다.
지금은 조급해도 쉬어갈 땐 쉬어가면 오히려 더 좋은 결과로 닿을 수 있을지 모를 일이다.
내일은 또 어떤 일들이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알 수없기에 지금은 그저 졸린 몸을 쉬어가며 에너지를 충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