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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사람 Aug 08. 2024

덩어리

북극에 살고 있는 누군가의 입에서 터져나온 아우성은

남극에 살고 있는 누군가가 쓴 편지의 내용과 같다


망망대해 위의 배를 갑자기 뒤집기 전에

구명조끼와 구명보트는 잊지 않고 챙기고


식용 구름과 바람이 쏟아지는 보랏빛 노을에서

별빛 범벅이 된 아침을 맞이한다


어쩐지 낯선 것을 두려워하지만

불확실함 가운데서도 가장 빛나는 원석에 목을 매고


아름다움이 선사하는 불명확함에 박수갈채를 보내고

돌아서서는 추한 것을 곁들이지 않고 못 배긴다


죽음 위를 달려가는 기차 속에서

실재하지 않는 풍경을 글로 남기고야 마는 이상한 동물


나는야 고요한 파도

그 아래에서 솟구치는 늪

그 위에서 증발하는 태양


한밤의 낮이 궁금해질 때

나는 가끔씩 나의 눈을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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